오는 7월부터 실시될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명세서 일자별 작성·청구제도에 대해 개원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원가는 외래명세서 일 단위 청구는 차등수가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즉, 진료비를 과도하게 삭감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자별 작성·청구란 요양급여비용 청구 명세서를 일자별로 구분 작성해 월 단위 또는 주단위로 청구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3일 ‘외래명세서 일자별 작성·청구제도 안내문’을 통해 이 제도를 시행하면 진료비 회수기간이 단축되고, 진료기록부 등 자료제출 감소 등으로 행정절차가 간소화 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개원가의 입장은 다르다. 환자를 많이 보면 그만큼 많이 ‘뺏어’가겠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개원의는 “75명에 대한 기준도 확실하지 않으면서 폐지는커녕 차등수가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다고 하루에 75명을 못 볼 경우 수가를 가산해주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전하고 “도대체 의사들을 얼마나 더 괴롭혀야 속이 시원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보통 월요일에 환자가 많은데 예전에는 상관없었지만 월요일은 삭감되고 다른 요일은 평균에 미달한다면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면서 “감기환자를 주로 보는 의원일수록 피해가 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심평원 심사기준부는 “현행 월 단위 청구방식을 주 단위로도 가능하게 하는 것 뿐이며 차등수가제 강화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심사기준부 관계자는 “현재 1일 환자수 확인이 곤란해 1일 평균 인원으로 산정하고 있는 것을 일자별로 구분 작성해 청구하는 것으로 주단위 또는 월 단위로 청구할 때 어차피 평균을 내서 처리하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안내문을 보면 ‘차등수가의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일자별 작성·청구로 전환되지 않더라도 1일간 실제 진료인원을 산출하는 것으로 개선돼야 될 사항’이라고 돼 있다”면서 “이는 곧 일자별 청구로 전환한다는 말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심평원 관계자도 “궁극적으로는 일별 청구로 가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일중 회장은 “기존에는 하루에 50명을 보고, 다음날 100명을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일자별 청구로 전환된다면 25명은 삭감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반대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차등수가제를 강화하고 싶다면 하루에 30명도 못 보는 의원일 경우 수가가산 대책을 확실히 세운 다음에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