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에서의 의사와 한의사의 논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현재 D 포털사이트 토론광장에는 의사와 한의사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한약의 폐해와 과학화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토론이 격해지다 보니 양측 모두 본질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하고 있는 것.
사실 온라인 상에서 의사와 한의사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니, 그 동안 빈번하게 갈등을 빚어왔다고 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미국 침술사와 한의사의 상호인정 문제를 놓고 의사와 한의사들이 열띤 논쟁을 펼친 바 있다.
당시에도 토론이 격해지면서 원색적인 욕설이나 비방들이 난무해 지켜보는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었었다.
한편 이번 갈등은 지난 10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한의사들이 과천에 집결해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시위를 지켜보는 의사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한의사들이 그날 시위를 벌이면서 휴진을 강행했음에도 사회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전혀 없다”면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데 대체요법사지 무슨 의사냐?”고 공격하고 나선 것.
이에 많은 네티즌들이 “예전 한의학의 치료법은 쇠똥을 바르거나 작은 개구리를 삼키는 등 미신에 가까운 것이 많다”고 전했다.
또 “음양오해의 원리 운운하려면 뭔가 보여주고 나서 말해라” 등의 의견도 있었으며 “한의학은 비과학적인 쓰레기” 발언을 통해 공격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한의사들은 “동의보감에 투명인간을 만드는 법이라든지 일부 말도 안되는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한의사들은 수많은 한방 임상 전문서를 바탕으로 실제 임상적으로 실효성이 있는 것들로 임상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을 일반인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한방을 비방할 때는 과학적 검증과 통계적 검증을 근거로 제시하지 않는다”면서 의사들의 한의학 비난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사태가 점점 커지다 보니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글을 올리는 사람도 생기고 또 그런 상대방을 찾기 위해 전문용어의 뜻을 말해보라는 등 초등학생들이나 하는 싸움의 양상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 같은 싸움이 계속되자 한 네티즌은 “내가 아는 의사 이미지는 자존심이 있고 빡빡하게 살며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정도였는데 최근 토론방에 들어와보면 의사들은 그저 한가하고 한의사 욕 못해서 난리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 네티즌은 “이곳에 글을 올리는 의사들은 돈벌이가 시원찮아서 그 스트레스를 한의사에게 푸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사가 잘 치료하는 질환이 있고 또 반대로 한의사가 잘 보는 질환이 있는 것일 텐데 의사들이 마치 뭐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 모습은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