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미쓰비시 케미칼의 100% 자회사인 미쓰비시 웰파마와 시가총액 약 43억 달러인 다나베가 합병을 발표했으며, 합병 기업은 매출액 약 4000억엔 규모로 일본 내 5위 제약사에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일본에서는 아스텔라스(후지사와+야마노우치), 다이이치산쿄(다이이치+산쿄)에 이어 3번째 빅딜이며,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 중 오직 다케다와 에이자이 정도만이 아직 M&A의 물결에 휩쓸리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합병한 두 기업은 다케다, 다이이치산쿄, 아스텔라스 등 일본 내 상위제약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해외 비중에 대한 심각한 문제 의식을 공유해, 신약 파이프라인의 강화를 통한 해외 비중 확대를 합병의 제1목표로 선언했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는 “지난해 11월 ‘5개년 산업전망: 정책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를 통해 일본 내 제약사들이 급격한 고령화 국면에서 빚어진 극심한 약가 통제를 극복한 원천이 해외 시장의 개척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 한 바 있다”며 “이번 합병은 이 같은 해외 드라이버 확보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황상연 연구원은 “일본 제약사의 대형화는 상위제품의 50% 가까이를 일본 기업으로 도입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그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일본 제약사의 대형화에 따른 파이프라인 강화로 도입 제품이 풍부해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제약사의 직접적인 국내 진출 시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신약 육성을 중시하는 입법화 기조가 예상되는 바, 최근 일본에서 이른바 PMS기간 중의 자료 독점권 기간을 종전 6년에서 8년으로 연장한 사례 등이 국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 조항은 현재 한미 FTA의 중요한 쟁점이기도 한데, 일본의 의약관련 법령과 국내와의 유사성을 감안할 때에도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원은 “일본 제약사들의 대형화는 그리 멀지 않은 기간 내에 국내 제약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한국에서는 GMP수준의 강화와 같은 제도적 변화가 업계간 M&A에 준하는 구도 변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제품 라인업, 영업력 이외에도 인수합병을 주도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의 보유 여부가 제약기업 투자에 고려돼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