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지난 11일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대 국회 협상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과천에서 열린 ‘의료법 개악 저지 의사궐기대회’에는 무려 3만명의 의사들이 참여해 의료법 개정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이제는 이번 집회를 발판으로 삼아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가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입법예고를 한 뒤 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
그런 다음 법제처에서 심의를 한 뒤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정식으로 발의가 된다.
통상적으로 봤을 때 2월 임시 국회에서는 발의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긴 하지만 정부가 서두른다면 의료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발의가 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국회에 상정되지 않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일단은 국회에 상정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이제 대한의사협회는 대국회 협상력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단식 투쟁도 좋고 낙선운동도 좋지만 가장 좋은 것은 협상을 통해 부결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선의 대처방법은 의사 단체의 협상능력”이라며 “효과적이고 생산적인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고 의료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협이 의사들의 이익단체이지만 모든 것을 의사들이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대 정부 협상 과제가 많은 만큼 협상 전문가를 영입해 협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심평원의 한 관계자는 “의사만큼 편한 협상 상대도 없다”고 전한 바 있다. 그만큼 의협의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이에 박희두 대한의정회장은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전문가 채용도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하고 “하지만 반대의견도 있으며 지금은 인맥을 더 활용해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장동익 회장이 국회에 대한 여러 복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태이며 상임이사회와 각 시도의사회장이 역할을 분담해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상대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대처 방안을 전했다.
그는 “의협의 대 국회 전략은 강온양면책”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법 개정 저지를 위한 싸움의 서막은 이미 시작됐다. 앞으로 의협이 어떤 방법을 동원해 의료법 개정 저지를 막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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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