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기관의 제왕절개율을 공개하겠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와 관련,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최영렬 회장은 “제왕절개율이 높으면 나쁜 병원이고, 낮으면 좋은 병원이라는 흑백 논리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병원은 자연분만이 힘든 산모들만 받는 병원도 있다. 어려운 일을 해결하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는데도 나쁜 병원이라는 비난만 받고 있다”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무엇보다 최 회장은 “국내 제왕절개율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이는 국내 여러 문제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정상분만 시 사고 책임이 적고, 제왕절개 시 사고 책임이 많지만, 국내는 그 반대라는 것.
따라서 “자연분만 시 사고가 날 경우 환자 및 보호자들로부터 늦게 수술했다는 추궁을 받기가 십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술을 안 할 의사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국내의 열악한 수가 수준을 지적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일본의 500만원, 스위스 2000만원에 비해 국내는 1회 분만 당 60~70만원이 적용돼 일본의 경우 한 달에 5~6건만 분만을 해도 경영유지가 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저출산으로 병원이 없어 분만할 곳을 미리 계획해 놓지 않으면 안된다”고 전하며 “우리나라도 저출산 시대에 맞는 산부인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산부인과 병원 75%가 한 달 분만 건수가 17건 미만인 상황에서 식대까지 기존의 8000원에서 3390원으로 낮아져, 병원의 75%가 전부 문닫을 상황”이라며 “25%만 남게 됐을 때 누가 책임질 거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최영렬 회장은 “이같이 국내의 높은 제왕절개율이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만큼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