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쯔쯔가무시증에 걸린 농민이 사망했고 충북 옥천에서도 감염환자가 발생,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경남도에 따르면 함양군 지곡면 김모(53)씨는 최근 오한과 근육통 등의 가벼운 감기몸살 증세를 보이다 증세가 심해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지난 10일 치료 중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김씨가 야산에 사는 털 진드기 속의 병원체로 추정되는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돼 사망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충북 옥천군에서 지난 9일 벼 베기를 하던 A씨(64·여)가 40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구토를 하는 등 쯔쯔가무시증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자 지난 해 992건으로 전국 최고의 발병률을 보인 전북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추수기간동안 노인들을 중심으로 환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도내 22개 시·군에 ‘쯔쯔가무시증 예방용 토시’를 나눠주고 마을방송 등을 통해 주민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야외활동이 많은 농민과 군인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예방 관리에 철저를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쯔쯔가무시증은 렙토스피라증·신증후군출혈열과 함께 3대 가을철 발열성 질환이다.
해마다 10∼11월에 많이 나타나며, 균에 감염된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리면 감염된다. 감염후 증상을 일으키기까지 짧게는 4∼5일에서 길게는 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다. 농부나 군인, 야외 활동이 잦은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며 초기에는 오한과 근육통 등의 가벼운 감기몸살로 오인해 대수롭게 여겨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다.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폐렴이나 수막염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보건 당국은 쯔쯔가무시증 등 가을철 발열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활동시 반드시 긴 옷과 장갑 등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충에 물려 피부에 포진 등이 나타나거나 벌레물린 자리에 까만 딱지가 생기는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6480명으로 2000년의 1758명보다 3배이상 증가하는 등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청주·창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종구 이영재 기자(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