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건강보험재정 적자폭 확대로 인해 제약회사들은 약가인하 등 정책적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환자의 증가로 인해 제약산업은 타 산업대비 지속적인 수요증가를 통한 성장이라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와함께 합성의약품을 주로 개발하고 있는 제약회사들은 새로운 신약개발에 대한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미래 지속성장이라는 커다란 과제에 봉착했다.
신약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미국 FDA 승인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어 R&D생산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는 의약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허가과정이 더욱 까다로워졌고 임상시험 기간 및 참여환자수도 증가했기 때문.
건강보험 재정은 최근 몇 년간 흑자를 유지하다가 2009년 신종플루라는 팬더믹(Pandemic) 시기에 적자폭이 확대됐다. 정부는 적자폭이 확대되면 종종 약가인하라는 가격인하 측면만 강조했고 그때마다 제약회사 및 제약산업의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구 고령화와 함께 만성질환 환자 증가로 수요량 증가가 자명한 현실 앞에 약가인하 정책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의료수가 상향으로 제약회사의 현금성 리베이트가 사라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질병관리라는 의료서비스 사업 확대를 통해 만성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줄어 들기 시작한다면 자연스럽게 의약품소비량의 증가 속도가 조절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위축되고 있는 국내시장보다는 빠른 성장률을 보이는 신흥시장 개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BRICs 및 미국의 의료법 개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들 국가는 전 국민 의료 보험 혜택 확대방안을 준비 중이며, 이 경우 과거 한국시장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제약산업의 제 2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현행 건강보험은 법률에 의한 강제 가입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1963년 의료보험법이 처음으로 제정된 이래 몇번의 의료법 개정이 있었다. 1988, 1989년에 걸친 전국민의료보험 확대는 한국 제약산업의 큰 도약으로 이어졌다.
올해 국내 상위 제약회사들의 실적은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높은 매출액 및 영업이익의 성장이 보여지지 않았다. 단지 일시적인 판매관리비 조절을 통한 영업이익 개선만이 있을 뿐이었다.
2010년 제약시장 성장률은 약 10~12%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위제약사의 매출 성장은 시장 성장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금성 리베이트를 퇴출하겠다는 정부정책대로라면 유독 상위제약사의 매출액 성장이 저조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제도 시행 전 상위제약사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동안 중소형 제약사들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11월부터 리베이트 관련 여러 가지 정책들이 시행되면 결국 상위제약사들의 매출액 성장세는 다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에 상관없이 현금성 리베이트를 못하고 제한적으로 마케팅활동을 하게 되면 결국 브랜드 인지도가 있거나 제품의 효과가 월등한 의약품에 대한 회귀현상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김나연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리베이트 금지 및 쌍벌제가 11월말부터 시행되면 제약산업내 불균형이 사라지면서 2011년부터 재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