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해 계단에서 떨어진 40대 여성의 뇌 손상 여부를 오진해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이 법원으로부터 6천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민사9부(이인복 부장판사)는 1998년 8월 뇌출혈로 숨진 정모씨의 유족이 송파구 J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 원장 황모씨는 유족에게 6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음주 후 구토와 뇌압상승에 따른 구토는 외관상 구별하기 힘들고 음주상태에서 신경학적 검사가 어려운 점과 유족도 이상증세가 지속된 정씨를 병원으로 즉시 데려가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병원 책임을 40%로 한정한다”고 덧붙였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원측은 뇌손상에 따른 증세가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날 수 있으며, 의심증세가 지속될경우 병원에 신속히 데려올 것을 보호자에게 충분히 주지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이같은 조치 없이 퇴원시킨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며, “병원측 과실로 치료시기가 지연된 것이 사망의 한 원인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덧붙여 “머리를 다친 음주환자들은의 경우 문진만으로 신경학적 이상을 구별하기 힘들어 혈압을 비롯한 체온과 맥박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하는데 병원은 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명학히 밝혔다.
한편, 정씨는 맥주를 마신 뒤 출입구 계단에서 넘어져 의식을 잃은 후 구토증상을 보여J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만취’라고 진단받았으며 증상이 심해진 다음날 오후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정은 기자(jewee@medifonews.com)
200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