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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감염전문가 200여명에 불과”

송재훈 교수 “전문가 없이 항생제 문제 해결안돼”


“항생제 오남용이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의 항생제 소비량이 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한 실정인데도 국내의 감염전문가는 200여명에 불과하다. 감염 전문가를 정책적으로 육성하지 않고는 항생제 오남용과 내성문제를 해결할 대책조차 세울 수 없다.”

아시아태평양 감염재단을 이끌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교수(감염내과)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감염내과를 전문으로 한 감염전문가는 200여명에 불과하다며 이처럼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항생제 소비량이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한 상황에서 항생제를 제대로 쓰고 감염관리의 방향을 설정하며 병원 입원환자들의 감염을 조정해 나갈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감염 전문가가 정책적으로 육성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송재훈 교수는 “전 세계를 위협하는 3대 요인 중 하나로 항생제 내성이 꼽히는 상황에서 항생제 소비량 1위인 우리나라가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상당히 간과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사스나 신종플루, 에이즈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만 모든 감염질환을 망라하는 항생제 내성은 눈에 보이지 않아 자칫 소홀하게 여겨도 되는 것쯤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송재훈 교수가 식약청과 함께 1000명의 국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과 내성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은 항생제를 임의로 복용한 적이 있다고 대답해 항생제의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올해 초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의료인조차도 항생제 사용과 내성에 대한 인식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항생제 오남용과 이에 따른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같은 항생제 오남용의 한 가지 예로, 우리나라의 폐렴균 내성률은 77%에 이른다. 이는 미국의 폐렴균 내성률이 38%인데 비해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에 송 교수는 “항생제 내성문제에 대한 인식도 제고와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유도하는 캠페인, 보다 효과적인 감염관리, 백신 접종을 통한 감염질환의 예방, 적절한 정책과 규제를 통해 항생제 오남용을 방지하는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같은 항생제 오남용과 내성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수 있는 ‘감염전문가’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것.

송 교수는 “내성균으로 인한 사망률은 2배에서 15배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엄청난 추가비용이 소모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대안으로 감염전문가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송 교수의 우려와 제언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것은 석해균 선장의 총상치료와 관련, 외상외과전문의 부족으로 국내 의료계와 정부가 한차례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국제적인 감염전문가로 꼽히는 송 교수가 ‘감염 전문가’의 부족을 지적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송 교수는 ‘아시아 태평양 감염재단(APFID)’의 설립자이자 아시아의 국제 공동 연구네트워크인 ’항생제 내성감시를 위한 아시아연합(ANSORP)의 대표다. ANSORP는 아시아 14개국 120여개 병원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공동 연구조직이다.

이와 함께 송 교수는 1997년 이래로 2년마다 개최되는 ‘항생제 내성에 관한 국제심포지엄(ISAAR)’의 조직위원장도 맡고 있다. 따라서 감염질환과 항생제 내성에 관련된 세계적인 학술대회에 가장 빈번히 초청되는 주요 연자이기도 하다.

송 교수가 이끄는 아태평양 감염재단의 심포지엄이 한창 진행중인 코엑스에는 현재 40여개국 2000여명의 감염질환 전문가들이 모여 항생제 내성실태와 극복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송 교수는 “항생제의 종말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보건당국의 제도적 장치와 국민의 올바른 인식이 중요하다”며 공공보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적극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