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 진출만이 대형 대학병원의 살길이라는 목소리가 높지만 일각에서는 연구중심병원으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 병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되더라도, 기업이 후원하는 대형대학병원들이 아니라면 기존의 병원 재무구조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칫 진료와 연구 모두 추락할 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A대학병원의 한 교수는 “병원들은 현 시점에서 무조건 연구중심병원을 외칠 것이 아니라 연구중심병원으로 꼭 가야하는 지를 결정해야 한다”며 “차라리 진료중심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중심병원은 우선 연구거버넌스를 확보해 병원 재무구조변화의 잠재력을 보여주면 된다. 잠재력 기준을 충족하면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 연구중심육성사업에 들어가는데 이를 위해서는 병원의 재무 구조를 변화시키는 게 필수다.
즉 진료에 투입되던 일정 비율을 연구 쪽으로 변화시키는 등의 과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칫 진료도, 연구도 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수 있다는 것.
이렇다보니 삼성서울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을 제외한 일부 대형대학병원은 연구중심병원으로 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상황에서 하드웨어적 투자가 가능하고, 국립병원이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전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적극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반면, 사학재단 구조의 병원들은 전적인 변화가 쉽지가 않다.
모 대학병원의 교수는 “삼성이나 아산, 서울대는 이미 연구동을 짓고 건물 신축을 하는 등 준비태세를 갖췄지만 사실상 우리 병원은 대비가 거의 안돼있다”며 “상당 수 교수들이 연구중심병원은 연구비를 복지부로부터 챙겨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외부투자가 반드시 매치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실정을 전했다.
현재 수많은 대학병원들은 연구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을 내세우며 의지를 다잡고 있다 .
그러나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각 병원들의 속내는 복잡한 것으로 나타나 추후 병원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