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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진도북춤의 희망찬 기운 전하고 싶어요”


화순전남대병원 수간호사 7인, 주민위한 공연 나서
“둥둥둥둥둥~.”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와 흥겨운 춤사위가 어우러진다. 온몸이 흠뻑 땀에 젖어도, 불볕더위를 무색케 하는 열정으로 북채를 쥔 손엔 신명이 넘친다.

북을 어깨에 멘채 양손에 채를 쥐고 추는 국내 유일의 양북춤인 진도북(춤)놀이.
그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는 ‘백의의 천사’들이 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정경애(52)씨를 비롯한 7인의 수간호사들이 바로 그들.

이들은 ‘온고매’ (‘온몸으로 북의 매력에 빠져보자’라는 의미)라는 모임을 만들어 틈나는 대로 실력을 연마하고 있다. 매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에도 출연해 다른 팀과 조화를 이뤄 뛰어난 팀웍을 발휘하고 있다.

‘온고매’ 회원들은 특히 진도북춤 중 가장 남성적인 양태옥 계열을 전수받고 있다. 회장인 정씨는 “진도북춤은 남성적인 힘과 여성적인 섬세함을 고루 갖춰야 하는 기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이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2010년 1월 취미삼아 사물놀이를 배워보자고 뜻을 모았다가 우연히 진도북놀이(전남무형문화재 제18호) 이수자 박병주씨를 만나게 된다. 독특한 몸짓과 에너지 넘치는 북소리에 이끌렸다. 다들 “바로 이것이다”라고 무릎을 쳤다고 한다. 그날 이후 너나없이 북춤 연습에 돌입했다.
그러나 단체연습은 쉽지 않았다. 회원들이 모두 병원에서 중간관리자로서 중책을 맡다보니 함께 모이기조차 어려웠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눈을 감고 있으면 귓전에서 북소리가 들리고, 내 심장이 거기에 맞춰 고동치는 것 같았어요.” 모임의 막내인 이은숙(48) 수간호사의 얘기다.
가족들의 양해를 어렵사리 구한 다음, 시간을 쪼개 직장 주변의 모처에 한데 모여 밤늦도록 북치는 법과 춤사위를 배우고 익혔다.



쑥쑥 늘어난 기량을 바탕으로 마침내 2010년 10월 화순전남대병원 체육대회에서 첫 공연을 선뵜다. 지난해에는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 섰다. 지난 7일에는 광주시청 야외음악당 상설공연장에서 꿈틀거리는 신명을 춤사위와 함께 토해냈다. 개성 넘치는 이들의 북놀이에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정경애씨는 “더욱 실력을 가다듬어 앞으로 환자들을 위헤 자원봉사공연을 펼치고 싶다”며 “진도북춤의 진취적 기상과 희망찬 기운을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의의 천사’들의 열정과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설명 1) 정경애(오른쪽 첫번째)씨를 비롯한 화순전남대병원 ‘온고매’ 회원들이 공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설명 2) 화순전남대병원 ‘온고매’ 회원들이 지난 7일 광주시청 야외음악당 상설공연장에서 다른 팀들과 함께 진도북춤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