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회장은 선동 멈춰라 VS 2만 의사 모독 말라

노환규 회장과 고려의대 박종훈 교수 국회서 비방 설전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과 고려대 의대 박종훈 교수가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의료영리화 주제를 놓고 서로 과거 행적까지 들추는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으며 설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주최로 ‘국민편의 증진과 의료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2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싸움은 이날 토론연자로 참석한 박종훈 교수가 자신의 발언 시간이 되자 노환규 회장이 의료영리화 괴담을 퍼트리는 등 지나친 선동으로 한쪽 의견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사실 그동안 대형병원과 개인병원이 다 하던 것을 의료법인만 못하고 있던 것”이라면서 “의협이 먼저 의료법인에도 허용하도록 요청해야 했던 것인데 이를 영리병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종훈 교수는 “의사협회가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으로 의료의 질이 하락하고 의료가 왜곡될 수 있다는 괴담을 퍼트리는 것에 대해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심지어 영리병원도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며 “사실은 순기능도 많이 갖고 있는데 의협 회장이 나서 정치적 모걱을 위해 영리병원이 환자를 착취한다는 식의 괴담을 퍼트리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의사협회 집행부가 지나치게 한 쪽 의견만을 반영하고 의료영리화 괴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불신과 자괴감이 심각해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훈 교수는 “의협은 14년째 비대위를 만들어 투쟁만 하고 있지만 의료영리화나 원격의료 등과 관련해 의사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는 것을 이를 한번도 담론화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사협회 회장이 자신의 목에 칼대고 자해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이유만으로 회원들이 지지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이처럼 정략적인 사람들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료계와 적극 대화하고 의료계 내부에서도 충분한 담론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일침했다.

플로어에 앉아 이같은 비난세례를 받은 노환규 회장은 패널토론이 끝나고 곧장 발언권을 얻어 역공에 들어갔다. 특히 박 교수가 이전에 의협 회장에 출마하려 했던 과거까지 들추기며 심기를 건드렸다.

노 회장은 “박종훈 교수가 의협과 의협 회장의 판단을 강력히 비판해서 보건복지부가 속이 후련했겠지만 박 교수가 어떤 대표성을 갖고 오늘 토론회에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부는 원격의료와 원격진료를 구분조차 하지 않고 초진환자에 대한 핸드폰 진료를 허용하려 하고 있어 지금과 같은 원격의료 도입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에 대해 “이전에 의협 회장에 출마하려다 안되니까 개인적 목소리를 가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박 교수는 의료계 내부에서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지난 집회에 2만여 의사가 여의도 광장에 집결했다. 전체 의사의 뜻을 폄하하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노 회장이 발언을 끝내자 다시 한번 발언기회를 얻은 박종훈 교수도 노환규 회장의 과거를 들추며 재반박하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노 회장에 대해 “역시 선동을 잘한다. 내가 예전에 의협 회장에 한번 나갈 생각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내가 발들일 곳이 아니라는 판단에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조차 한 적 조차 없다”며 “그러나 저분(노 회장)은 전임 회장에 계란과 액젓을 투척하면서 회장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분이다. 과연 누가 약속을 안지키는 사람인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2만 의사가 집회에 참여했다고 모든 의사가 찬성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며 “영리병원이 환자를 착취할 것이라고만 주장하는데 노 회장은 지금 이 시간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토론회가 정부정책 홍보 일색이라고 밝혀 과격한 댓글이 올라오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노 회장이 관장하는 닥플(의사커뮤니티게시판)에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 회장에 대해 “최근에는 문정림 국회의원과 병원협회도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매도하는 행위를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노환규 회장과 박종훈 교수는 각각 상대방이 발언을 하는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하며 불편한 심기를나타냈다.

토론이 끝나고 토론회 참석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지만 노 회장과 박 교수는 두 사람 모두 상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앉은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