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역시 88만원 세대의 저임금 노동자일 뿐이다. 비정상적 의료를 종식하고 진짜 의료를 하고 싶다.”
대한의사협회 총파업에 동참한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송명제)는 10일 오전 11시 20분 대한의사협회 3층 회의실에서 긴급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명제 위원장은 의협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인 11시 20분께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대형병원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전공의다. 어제도 밤새 당직을 서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찾아뵙고 어디가 불편하신지 여쭤봐야 하는데 이렇게 파업을 하게 됐다”고 참담함을 전했다.
송명제 위원장은 “사람들은 전공의들을 보고 경제적으로 풍족한 의사들이라고 하지만 우리 역시 하루 24시간을 노동하고도 단 1만원의 당직비를 받는 저임금 계약 노동자이자 88만원 세대를 걱정하는 젊은 노동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아파서 청춘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아프더라도 국민을 위해 아파하고 고민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각종 민영화와 비정상으로 가득 차도 사회 참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언감생심 꿈도 못꾼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던 중 우리에게도 비상식적인 일이 찾아왔다. 바로 원격의료다”라고 말했다.
송명제 위원장은 “정확한 진단을 위한 필수 전제가 치료다. 치료를 위해서는 당연히 직접 진료가 이뤄져야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정부는 기계적 처방과 진단을 강요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환자는 자판기의 커피같은 존재가 되고 말 것”이라며 “진료는 그런 게 아니다. 의사는 문진에 의해 진단 내려야 하는데 원격진료로 의사를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영리화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송명제 위원장은 “정부가 의료기관의 영리자법인 설립을 허용해 병원이 건강식품 등을 팔면서 돈을 벌라고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전공의들은 진짜 의료를 하고 싶다. 그러고 싶어 지금까지 살인적인 노동을 버텨왔다”며 “과학적 방법과 윤리적으로 바른 방법으로 가고 싶어 자본으로 길들이려는 정부에 대항해 투쟁선언하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송명제 위원장은 “물론 보건복지부와 정부는 의사들의 정당한 행위를 모두 불법으로 규정해 의사면허를 취소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고 있지만 우리는 옳지 않은 길을 반대한다”며 “비록 88만원 세대지만 정부의 으름장을 무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명제 비상대책위원장은 “아파야 할 청춘이라면 국민 위해 아프기로 했다”며 “우리가 국민을 위해 진료했듯이 이제 사회도 제대로 진료하겠다”고 총파업에 임하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송명제 위원장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나자 회의실을 가득 메운 전공의들의 박수소리와 함성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의사협회 총파업에 동참한 전국 60여개 대학병원의 전공의는 약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의협은 추산하고 있다.
파업에 참가한 전공의들은 이날 의사협회 회관 앞에 출장 온 대한적십자사 헌혈차량에 차례를 기다리며 헌혈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 방침에 따라 10일 하루 동안 파업에 참가한 뒤 이후 24일부터 29일까지 다시 집단휴진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