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협 고래싸움에 환자 새우등만 터져

환자단체, “정부와 의협에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정부와 의사협회에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고래 싸움에 병마에 지친 우리 환자들의 새우등만 터집니다.”

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연)가 대한의사협회 총파업과 관련한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정부와 의협을 강하게 질타했다.

환연은 의협 총파업이 진행된 지난 10일 밤 10시경 호소문을 통해 “우리 환자들은 오늘 하루, 의사들의 집단휴진으로 큰 불편과 불안을 겪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국 의원 중 파업참여 의원이 예상보다 적어서(정부 발표: 20.3%, 대한의사협회 발표: 49.1%) 의료대란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업에는 우리나라 전체 전공의 1만 7천 명 중에서 상당수(정부 발표: 31%, 4,800여 명, 대한의사협회 발표: 42%, 7,200여 명)가 참여했다.

이에 대해 환연은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에 있는 인턴, 레지던트이면서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받는 중증질환 환자에게는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주치의’”라고 상기시켰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진료인력이 있더라도 전공의가 파업에 참여하면 환자의 생명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되는 반면, 의사파업으로 환자가 사망하거나 질병이 악화돼도 그것이 파업에 의한 것인지 입증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환자만 억울할 뿐이라는 것이다.

환연은 “군인이 불만이 있더라도 파업할 수 없는 것은 적군이 쳐들어와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이라며 “중증질환 환자의 주치의인 전공의가 파업할 경우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기 때문에 의사가 파업하면 안 되는 이유도 군인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정부를 상대로 싸워야지 왜 아무 잘못도 없는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환연은 “병마와 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환자를 인질로 삼아 정부를 협박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아무리 명분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그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할 것이며 전공의 파업참여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져야한다”고 밝혔다.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 등을 강행하는 정부의 의료정책과 관련해서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환연은 “시민사회단체, 소비자단체, 환자단체, 의료공급자단체까지 모두 반대하는 영리자법인 설립을 정부는 왜 굳이 추진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영리자법인 설립 허용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원격진료와 관련해서는 “관련 법률 개정과 사범사업의 순서에서 차이가 있을 뿐 내용에 있어서는 의협과 보건복지부의 주장이 별반 다르지 않다”며 신속히 합의점을 찾아 의사 파업을 끝낼 것을 요구했다.

환연은 오는 24일부터는 전국 1만7천명에 이르는 전공의가 6일 동안 전면파업을 실시하려는 것과 관련해 “불안하고 걱정이 앞선다”며 “의사들이 총파업을 철회하도록 국민 서명운동(http://doctorstrikestop.tistory.com)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전국의 병의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만일 의사파업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의사파업피해신고센터(☏ 1899-2636, E-mail [e-mail])’로 연락해달라고 요청했다.

환연은 또 24일부터 6일 동안 예정된 제2차 의사 총파업에 대비해 의견(http://www.koreapatient.com)을 모으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우리 환자들은 의협이 오늘 10일 이후에도 계속적인 파업 분위기를 조장하거나 정부가 의사파업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지 않으면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의협이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환자단체연합회가 밝힌 호소문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