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 치료는 피부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
피부과 전문의들이 하는 말로 너무나 당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허투루 받아들일 수만은 없다. 개원환경의 악화로 대부분의 의원들이 전공을 막론하고 피부과 간판을 내걸어 미용시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피부과 전문의는 아닐지라도 의학적 지식을 갖춘 의사들에 의해 피부미용 시술이 이뤄지는 건 그래도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특정분야에서 만큼은 더 뛰어나다고 알려진 ‘피부진료의사’들도 적잖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무자격자에 의한 피부미용 시술. 무자격 피부미용시술이 횡행하면서 그 피해 사례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최근 무자격자에 의한 피부미용시술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의사회 차원에서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피부과의사회(회장 임이석)는 지난 29일과 30일 양일에 걸쳐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제16회 춘계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임이석 회장은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30일 정오 기자들과 만나 “피부과 전문의는 어찌 보면 국가로부터 국민의 피부건강을 책임질 자격을 위임받은 전문가”라고 전문의 자격제도의 목적과 의미를 새삼 되새겼다.
따라서 국민들이 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의사에 의해 의학적 근거가 있는 치료를 받고, 무자격자 시술에 의한 피해를 입지 않게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피부에 관해 4년 동안의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의사는 피부과 전문의뿐이다”라면서 피부과 전문의만이 피부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이 아무리 피부미용 시술을 잘한다고 해도 그분들이 무좀이나 습진 치료를 할 수는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며 “피부에 대한 문제가 생겼을 때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의료 환경이 너무나 악화된 현 시국에서 꼭 피부과 의사에게 피부질환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모든 의사가 똘똘 뭉쳐 왜곡된 의료현실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대한피부과의사회 춘계 심포지엄은 이틀 동안 1063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특히 여드름과 색소 질환의 치료, 그리고 화장품 분야에 대한 마스터 인증제를 새로 도입해 이 분야의 강연을 들은 전문의에 한해 인증서를 제공했다.
흔하지만 완치가 어려운 여드름과 기미를 꾸준한 치료관리로 재발을 최대한 억제하고 흉터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법과 약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화장품의 성분에 대한 분석과 피부타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은 강연도 마련됐다. 환자가 피해야 할 화장품과 맞는 화장품을 구별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피부과 전문의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심포지엄 전날의 멘토스쿨과 당일 모닝세션에서는 색소질환의 레이저 치료 기초와 임상에 대한 내용과 레이저를 이용한 흉터의 예방과 치료, 필러 시술법 등에 내한 내용을 다뤘다.
이밖에 안면부 리프팅의 최근 동향과 비만, 건선치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실리프팅 등 피부과의 다양한 치료에 대한 여러 가지 주제의 강연이 펼쳐져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피부과의사회 임이석 회장은 “피부미용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지만 피부과 전문의는 기본을 지키며 피부전문분야에서 최신지견을 공유하고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면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