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지 욱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한미수필문학상 수상 (2006년, 2007년) 인슐린 독살 사건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는 조현병(Sc- hizophrenia)1) 치료를 위해 인슐린 쇼크(혼수) 요법(Insulin Shock(Coma) The- rapy)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인슐린 쇼크 요법이란 인슐린을 환자에게 주사하여 혼수상태에 빠뜨렸다 깨워 정신병 증상을 호전시키던 옛 치료법이다. 1927년에 고안되어 전기 경련 요법(Electrical Convulsive Therapy)이 나올 때까지 40년간 정신의학계에서 널리 사용하였다. 하지만 영화에서 묘사된 치료법을 보면 혼수상태에서 경련을 일으키는 환자들의 모습이 너무 끔찍해 저러다가 사람 잡을 수도 있겠다 싶을 지경이다. 혹시 인슐린을 반복 주사하거나 과량 주사하여 죽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혼수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들 중 인슐린 주사 때문에 저혈당 쇼크(hypoglycemic shock)에 빠진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통
박 지 욱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한미수필문학상 수상 (2006년, 2007년) <뱀주인 자리>를 아세요? 올해 초에 파크 쿤클이라는 미국의 천문학자가 황도대(zodiac) 12궁 별자리 외에 <뱀주인 자리>를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지구의 자전축이 변하여 3,000년 전에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정한 황도 12궁 별자리는 지금과 맞지 않다며, 태양이 11월 29일~12월 16일 사이에 황도대를 통과할 때의 별자리인 <뱀주인 자리>를 황도궁에 추가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다. “어머 재수 없어요, 13이란 숫자도 그렇고 징그러운 뱀도 그렇고…” 정말이다. 그렇지만 재수 없고 징그럽기만 한 것인지 어디 한번 알아볼까? 사실 <뱀주인 자리>는 뱀탕집 주인이나 땅꾼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Asclepius)의 별자리다. 의술의 신이 뱀과 연관이 되고 아스클레피오스가 하필이면 <뱀주인 자리>가 된 이유
박 지 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독가스에서 항암제까지 전쟁무기 기술자 다빈치? 르네상스 시대의 인물화들 중 단연 돋보이는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체칠리아 갈레라니(Cecilia Gallerani)의 초상화다. 체첼리아는 밀라노의 지배자 루도비코 스포르차(Ludovico Sforza)의 애첩으로 다빈치가 밀라노에 체류하던 시기에 그린 르네상스 회화의 걸작이다. 1482년, 서른 살의 다빈치는 밀라노의 스포르차에게 자신이 ‘군사기술에 능통한 자’임을 내세워 만약 자신이 취직이 되면 ‘비밀 병기’를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스포르차는 시큰둥했고, 다급해진 다빈치는 그렇다면 ‘몇 가지 평화적 목적의 재주’들이 있는데 그중 나은 것이 그림 ‘그리는 일’이라고 말해 취업이 되었다고 전한다. 당시 이탈리아는 도시 국가들, 그리고 프랑스와의 전쟁으로 혼란스러웠고 북부의 밀라노는 프랑스와 맞닿은 상황이었다. 다빈치는
박 지 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노벨상을 받은 “시험관 아기” 2010년 12월 10일에 노벨상 시상식이 있었다. 오슬로에서 열리는 평화상 시상식을 제외하면 주된 시상식은 스톡홀름에서 열리는데 올해는 어찌 된 일인지 국내 언론의 관심이 중국 정부의 반대로 참석하지 못한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의 ‘빈 의자’ 시상식 때문에 오슬로로 쏠렸다. 이런 관심의 쏠림 현상으로 2010년 노벨상 수상자는 ‘류사오보 외 10명’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스톡홀름의 시상식에서도 또 한 명의 불참자가 있다는 사실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바로 생리학-의학 부문 수상자인 에드워즈(Robert G. Edwards; 1925~)이다. 그는 시험관 아기의 아버지-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라 학문적인 아버지-였고, “체외수정(IVF)의 개발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것은 1978년에 최초의 시험관 아기가 태어난 지 40년도 지난
박 지 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얼마 전 병원에 갔습니다.대개의 병원들이 그렇듯 제가 간 병원에도 입구에는 병원을 상징하는 십자형(十字形) 로고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도 검색 포탈에도 모두 병원은 죄다 십자형 기호로 표시됩니다. 기독교 재단의 병원이라면 몰라도 병원이 죄다 십자형 로고를 사용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오늘은 그 이유나 한번 알아 볼까 합니다. 이런 십자형 로고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이것 아닐까요? 무엇입니까? 적십자? 맞습니다. 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려면 ‘빨간 십자’일 테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엠블렘과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것 아냐? 하시겠지만 좀 다릅니다. &nb
박 지 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 그런데, 부국장님, 도대체 해롤드 메들리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어떤 종류의 비소를 찾길 기대하고 계십니까? 머서는 입술을 오므렸다. - 박사님께 말씀드려도 지장은 없을 테니 말씀드리지만, 해롤드 메들리는 살바르산이나 네오살바르산 가운데 하나를 손쉽게 확보해 둘 수 있었겠지요. 둘 다 중요한 약품으로 사용되니까요. - 물론 그렇습니다. 0.1그램을 사용하면 아주 유용한 약이지만, 그 이상을 사용하면 위험하지요. … 중략 … - … 에메랄드빛 하늘 말입니다, 부국장님. 그 밝고 풍부한 에메랄드빛의 녹색…… 그건 물감 중에 구리 아비산염copper arsenite이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빛깔입니다. …… 그림을 가져다가 하늘 부분을 약간 떼어내서 분석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조사해보면 시금치를 준비하게 한 것이 부인이었고, 또 식사를 남편에게 들고 간 것도 부인이라는 것이 밝혀질 겁니다. 시금치는 녹색이고 또 맛이 약간 씁니다. 구리
UN 의료지원단을 아시나요? - 6.25사변 60주년 기념 - 박 지 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부산광역시 서면 중심가에 있는 롯데백화점, 그 휘황찬란한 조명의 그늘에 선 이 생뚱맞은 비석을 만난 것은 2009년 초겨울의 일이다. 따뜻한 남국의 기후를 대변하는 소철나무 사이로 보이는 낯선 국기, 어느 나라지?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 고민할 것도 없이 가까이 다가서자 그 국기의 국적을 알 수 있다. ▶ 스웨덴 참전기념비 『1950년 9월 23일 이곳 부산상고에 설치되었던 UN군 사령부 산하의 스웨덴 야전병원은 대한민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1950~1953(3년간) 한국 전쟁에 참가했다. 이를 길이 기념하고, 스웨덴과 대한민국
“trivia는 ‘사소한 것들’이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medical trivia는 사소해서 무시되지만 의미있는 것들을 찾아 다니겠습니다.”…박지욱 박 지 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 저자한미수필문학상 수상 (2006년, 2007년) 지금이야 외과의사들이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하는 시대이지만, 항생제도 마취제도 소독약도 없었던 옛날에 이발사-외과의사들(barber-surgeons)의 주특기는 바로 방혈(放血: blood-letting)이다. 사혈(射血)이라고도 불리는 이 시술은 먼 옛날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사용했다. 오늘날 의사들이 사용하는 치료법들 중 마취법이 160년, 수혈이 80년, 항생제가 65년의 역사를 가진데 비해, 방혈법의 역사는 무려 2,500년이나 되니 그 전통이 녹녹치 않다.1) 요하네스 케탐(Johannes de Ketham)의 12궁도 인간 Zodiac Man, Fasiculo de medicina(Venice, 1493)에서 해부학, 점성학, 체액론으로 이루어진 중세 의학의 이론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발사-외과의사들은 인체구조와
박지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다이하드 2>는 20년 전에 보았던 영화였는데 아직도 크리스마스만 되면 그 영화의 장면들, 특히 교향시 ‘핀란디아’가 장쾌하게 흘러나오는 가운데 멋지게(?) 폭파되던 악당들의 비행기가 눈에 선하다. 당시에는 별생각 없이 보았지만 지금 곱씹어 보면 미국의 ‘파나마 침공’과 노리에가의 본토 압송을 소재로 삼은 것이 분명하다. 당시 미국은 국제적인 비난을 받으며 왜 파나마를 침공하는 불명예를 떠안았을까? 그 궁금증을 풀다 보니 너무나도 유명한 어떤 질병의 역사가 현상액에 잠긴 사진처럼 떠오른다. <다이하드2>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 레니 할린 감독, 1990년 12월 개봉. "쉽게 죽지 않는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골드러시와 파나마 운하 1848년에 캘리포니아에서 발견된 금광
박지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지긋지긋한 참호 영화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본 의사라면 누구라도 학창시절에 단골 시험문제였지만 지금도 아리송한 참호족(足)trench foot과 참호열(熱)trench fever를 기억할 것이다. 트렌치 코트trench coat로도 유명한 참호(塹壕)는 제1차 세계대전 중에 퇴각하던 독일군들이 자신의 위치를 사수하기 위해 땅을 판 것으로 시작된다. 독일군들이 몸을 땅에다 묻고 버티자 이에 대응하여 연합군도 땅을 파는 것으로 대응했는데 이것이 참호전(戰)의 시작으로 대략 1914년 9월의 일이다. 하지만 독일군들이 지리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고 땅 팔 곳을 정했더라면 이후에 잇따를 불필요한 재난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당시 참호진지로 구축된 전선은 북해에서 시작하여 스위스 국경까지 무려
박지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석호필 아세요?”하고 동료의사들께 물으면 십중팔구는 유명한 미국 드라마를 떠올린다. 하지만 동작동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 석호필을 아시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오늘은 미드의 석호필이 아닌 동작동의 석호필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소의 출혈병 1933년 2월, 눈보라가 몰아치는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식물화학자 링크(Karl Paul Link)의 연구실 앞에 눈보라를 뚫고 180마일이나 달려온 트럭이 하나 멈추어 섰다. 연구실의 문을 열고 들어선 운전자는 농부인 자신의 기막힌 처지를 연구원들에게 호소하였다. 12월 이후 자신이 키우던 소들 다섯 마리가 죽었고 이제 마지막 남은 소마저도 한결같이 멈추지 않는 출혈로 죽어가고 있어 답답한 마
박지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
박지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지금으로부터 딱 102년 전인 1906년 11월 4일, 독일의 신경학자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는 튀빙겐에서 열린 제 37차 남서독일 정신의학회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츠하이머 병으로 알고 있는 유서 깊은 질병을 최초로 보고했다. 올해로 발견 100주년을 맞은 이 질병이 겪어온 험난한 과거를 추적해 보자.” 사람이 나이가 들면 ‘노화’의 영향으로 기억력과 정신 기능이 자연스럽게 약해진다는 믿음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극단적인 노화’ 때문에 저지른 신성 모독이나 반역 행위는 면책해주자는 주장을 했고, 로마의 키케로도 ‘경솔한 노인들’이 저지른 어리석은 행동에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당시의 평균 수명이 30세 전후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장수하여 ‘경솔한 노인’이 되기도 무척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드물게 마주치는 경솔한
박지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의과대학 학생 시절에 배우는 많은 지식들 중 대부분은 그 의미도 모른채 영양가만 믿고 꿀꺽 삼킨 경우가 많았다. 그들 중 하나가 바로 귀(耳)의 구조였다. 세월이 흘러 그 용어는 기억나긴 하지만 도대체 그 어려운 단어들의 제자리가 어딘 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건 아마도 유난히 어려운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까닭일 것이다. 본과 1학년 해부실습 시간에 어떤 여학생은 사체 해부 도중에 얻은 이소골(耳小骨)을 잘 보관하겠다며 휴지로 곱게 싸는 것을 보았다. 나는 상당한 혐오감을 느꼈지만 그 여학생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금도 잘 보관하고있을까? 그런 인연 때문이었는지 그 여학생은 해부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 해부병리학 교수가 되어있다(이소골을 꽤 모았을까?). 귀를 찬찬히 파고 들어가보면 상당히 문학적인 표현이 많이 나온다. 그것도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서 따온 것이므로 대개는 어렵다. 하지만 그 이름의 의미와 유래를 알게 된다면 그 구조를 훨씬 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內耳 즉,
박지욱 제주시 박지욱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 <메디컬 오디세이>저자 한미수필문학상 수상(2006년, 2007년) 지금 미국에는 헤파린heparin 파동으로 어수선합니다. 헤파린 주사를 맞은 환자 수 백 명이 부작용을 보여 그 중 21명이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FDA의 뒤늦은 조사에 의하면 중국의 공장에서 원료를 공급받아 백스터Baxter International Healthcare Cooperation에서 제조한 헤파린 주사제 중 일부에서 불순물이 최고 20%나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문제의 핵심이 된 중국의 창저우 SPL사(社)는 돼지의 내장 점막을 벗긴 후 삶는 방식으로 제조된 헤파린 원료를 공급받아 미국에 수출해온 회사로, 이번 조사에 의하면 무면허 의약품 제조회사라고 하는군요. 더욱이 최근에 중국내 돼지 전염병이 돌아 원료를 구하기 힘들게 되자 지저분하고 영세한 작업장에서 처리된 원료들이 섞여들었고, 이것이 미국내 헤파린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는 회사를 통해 공급되어 대형 사고가 터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를 전해 들은 많은 의사 동료님들이 한결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