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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유명한 장로 입원? 메르스 더 심각했을 것

문병문화는 후진국 로비는 최첨단이 메르스 근본원인


메르스 근본원인은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일까? 아니면 아직도 후진국인 우리나라 문병문화일까?

서울시의사회가 지난 25일 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에서 개최한 ‘감염병 대응체계 확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본 대한민국 대형병원의 문제’를 주제로 발표한 박종훈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위 사진)는 ‘문병문화’라고 지적했다.

박 정책이사는 “유명한 장로가 메르스로 입원했다면 심각했을 것이다. 교인들이 대거 다녀와 기도하고, 누가 다녀갔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말은 메르스의 확산 원인이 조기방역의 실패에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후진국형 문병문화도 이번에 메르스를 확산시킨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임을 강조하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의료전달 체계의 왜곡과 응급실의 열악한 환경도 이번에 메르스를 키운 원인으로 진단했다.

박 정책이사는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졌다. 2차 병원이 거의 없어 졌다. 지나치게 3차 병원 중심으로 환자가 몰린다. 열이 나는 환자가 지방에서 서울로 자유롭게 이동했고, 3일 동안 응급실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보여주기식 시설투자도 꼬집었다.

박 정책이사는 “아산 삼성 2개의 기업형 병원이 시장을 흔들고, 매출증대에 치중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암센터를 보면 왜 이런 호화판 (로비를 만들어야 하는) 병원이 필요할까 의문이다. 그런데 환자가 입원하는 병실과 간호하는 가족의 여건은 여전히 후진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정책이사는 수년전 일본 암센터 연수를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면서 일본의 암센터는 로비는 초라하지만 환자가 입원하는 병실은 선진화되어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지역인 사우디도 기본적으로 병실은 1인실이며, 가족이 간병하지 않는다고도 소개했다. 사우디의 입원문화는 선진국이다. 그래서 중동지역은 메르스가 우리나라처럼 확산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간병은 전문적인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의료계의 무관심 속에 환자와 가족에겐 학대 수준으로 방치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의료기관의 글로벌화를 주장하거나 엄중한 감염관리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난센스라는 것이다.

박 정책이사는 “메르스를 각자 수준에서, 각자의 입장에서 본다. 근본적으로는 예견된 사고였다. 병실문화를 보면 안다. 지난 2010년부터 계속 이러한 상황을 지적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 병실은 여전히 후진국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이라면 삼성서울병원은 천문학적 배상비용을 갚을 길이 없어 병원 문을 닫아야

박 정책이사는 “만약 미국에서 삼성서울병원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면 커다란 소송이 붙게 된다. 아마도 미국이라면 삼성서울병원은 소송으로 인한 천문학적 배상비용을 갚을 길이 없어 병원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결국 밖으로 보이는 초호화 판 암센터 로비에 투자할 비용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의 투자 즉, 병실 등의 감염관리에 투자하라는 따끔한 충고이다.

박 정책이사는 자신의 진료 경험도 소개했다.

박 정책이사는 “나 자신도 (환자 진료를 위해) 병실을 돌면서 문병인들로 병실에 꽉 차서 이동하기에도 불편할 정도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병실문화는 어느 병원이건 다 겉만 번지르르한 후진국이라는 이야기다.

박 정책이사는 △환자 1인당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최소 4인실의 다인실 운영 △경우에 따라서는 2인실까지 급여 적용 △엄격한 병원 내 감염관리 정책의 수립-종합 간호 서비스의 조기 확립, 문병 및 입원실 출입자 제한 △효과적인 의료전달 체계의 확고한 확립-자발적인 구조조정 유도 △입원 정책의 선진화 수립 등 5가지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