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국감, 증인 불출석 문제로 파행되나?

감사중지…야당, 청와대 관계자 안나오면 아무 의미없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정감사가 여야 다툼으로 파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는 21일 오전 10시부터 메르스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최원영 전 고용복지 수석 등 청와대 관계자들이 불출석한 문제를 놓고 여야가 옥신각신 다투다 결국 감사가 중지됐다.

이날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아직까지 정확한 파악이 안된 메르스 사태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는 청와대 관계자들이 오늘 국감에 반드시 나와야 한다”면서 “청와대 증인들이 출석할 때까지 정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춘진 국회보건복지위원장은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 불출석 문제와 청와대 증인 채택 문제를 여야 간사가 협의할 때까지 정회를 선언했다.

국감시작에 앞서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나흘 전에 여야합의로 청와대 최원영 전 청와대고용복지수석과 현정택 현 정책조정수석,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국감 출석 요구건이 채택됐지만 아무도 안나왔다. 국회를 도대체 뭘로 보는 것인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양당 간사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새누리당 간사인 이명수 의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 야당에 입장을 설명했다. 오늘 국감이 유일한 기회가 아니고 운영위 국감 등 메르스 사태를 국민에 설명할 다른 기회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달라”면서 우선 감사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새민련 의원들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오늘 국감을 진행하는 의미가 전혀 없다고 불만을 나타내며 버텼다.

최동익 새민련 의원은 “오늘 국감은 단순히 보건복지위 차원의 국감이 아니다.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메르스 사태의 의혹을 가장 전문성있는 상임위인 복지위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인순 새민련 의원은 “국민들이 메르스 사태 당시 청와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메르스 사태 확산을 불러온 정부의 비밀주의 대책의 결정 주체가 과연 누구였는지 무척 궁금해한다”면서 “진상규명을 위해 여당도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목희 새민련 의원은 “오늘 증인으로 출석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 등은 이미 입장을 충분히 설명한 사람들이다. 이제 청와대 관계자가 나와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익 새민련 의원 역시 “오늘 메르스 특별국감의 가치는 청와대와 복자부의 관계를 밝히는 것”이라면서 “청와대 관계자들이 출석하지 않는다면 오늘 국감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개인적으로 국감에 임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새민련 의원도 “국가 방역망이 뚫렸는데 당시 청와대가 무엇을 했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문형표 장관은 급격한 전파상황을 2차 감염으로 홍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국민을 속인 장본인이 출석하지 않고 별다른 밝힐 소재가 없는 지금 국감은 의미가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국감에 출석하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면서 국감을 빨리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은 “증인 채택 문제로 국감이 정회되는 것은 옳지 않다. 오늘 국감을 통해 메르스 사태의 원인을 짚어보고 향후 국내 감염병체계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도 “남북정상회담과 한중FTA 등 메르스 사태 말고도 국민적 관심사가 큰 사안은 너무나 많다. 그런데 이를 모두 운영위에서 다뤄야 하나?”라면서 “메르스 관련 청와대 의혹은 운영위에서 충분히 밝힐 수 있으니 이런 문제로 국감이 파행되어서는 안된다”고 국감 속개를 제안했다.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 증인과 참고인이 7명이나 참석했는데 이 분들이 한 시간 동안이나 국회에 출석해 자리만 지키고 있다”면서 “이분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을 권리가 과연 국회에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다른 관점의 문제를 제기했다.

김성주 새민련 의원은 “퇴직한 수석 하나 못 부르는 여당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비난하며 청와대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참석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고 김춘진 위원이 이를 받아들여 결국 국감은 중지되고 여야 간사 협의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