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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뇌전증 수술, 심평원 과잉삭감으로 벼랑 끝 몰렸다”

홍승봉 회장, 삭감 부당함 토로 수술센터 지원책 요구

대한뇌전증학회 홍승봉 회장이 심평원의 뇌전증 수술 두내강내전극 과잉삭감에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뇌전증학회는 17일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제21차 대한뇌전증학회 국제학술대회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뇌전증의 수술적치료의 중요성과 현황 및 문제점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뇌전증 환자 중 항경련제를 사용해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고 한 달에 1회 이상 의식소실을 동반하는 중증발작이 발생하는 ‘중증난치성뇌전증환자’는 취업 및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극빈층이 많은 현실이다.


이들은 여러 가지 항 경련제를 복용해야 하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암, 뇌졸중, 파킨슨병 등과 같은 정부지원이 없기 때문에 치료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간질로도 불리는 뇌전증은 과거 약물이 듣지 않는 경우 불치병으로 알려졌지만 뇌전증 수술이 도입된 이후에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1990년경에 시작된 우리나라의 뇌전증 수술은 빠른 성장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홍승봉 회장은 우리나라 뇌전증 수술의 성공률이 85%로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후 65%는 발작이 사라지고, 20%는 발작이 감소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시작된 뇌전증 수술시 사용되는 두내강내전극의 갑작스런 과잉삭감으로 뇌전증전문의들은 공포감에 휩싸여 최선의 수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회장은 “이는 모두 환자들의 피해로 직결되고 있다. 뇌전증수술이 실패하면 환자와 가족들의 절망은 이뤄 말할 수 없다”며 “또한 사회경제적 피해도 막대해 학회는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 뇌전증전문가들 모두 우리나라의 두내강내전극삭감의 부당함에 동의하고 있다. 학회는 세계최고의 뇌전증 석학이자 뇌전증수술 교과서의 책임저자인 Hans Luders 교수의 심평원 삭감 부당함에 대한 의견서를 비롯, 미국, 일본 중국 등 석학들의 의견서를 취합해 심평원에 최근 제출했다.


현재 병원진료를 받고 있는 뇌전증 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이중 중증난치성뇌전증환자들은 2만명 내외로 추산된다. 학회는 이들 중 50%인 1만명이 뇌전증 수술이 필요하다고 추정하고 있다.


홍 회장은 “뇌전증 수술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수술팀이 이뤄져야 하고 수술비는 다른 신경외과 수술비에 비해 원가에 훨씬 더 못 미쳐 수술을 할수록 손해”라며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뇌전증 수술센터는 수술을 포기하고 새로운 수술센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 수술센터 운영은 병원의 손해를 감수하는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뇌전증 수술센터는 6곳으로 20년 전 10곳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홍 회장은 “수술전 검사를 마친 환자도 1년 이상 기다리는 상황이다. 다른 뇌수술에 비해 수술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려워 많은 신경외과 의사들이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뇌전증 수술에 대한 지원정책은 전무한 상태이며 오히려 심평원은 전극의 과잉삭감으로 뇌전증 수술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이날 홍 회장은 뇌전증 환자들의 항우울제 처방제한 제외도 요구했다.


홍 회장은 “뇌전증과 우울증은 서로 상호관련성이 많은 질환”이라며 “뇌전증 환자들의 뇌에서 항우울호르몬인 세로토닌 관련지역의 손상 또는 기능저하로 우울증이 잘 도안된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이 소개한 최근 한 연구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뇌전증 환자의 21.9%가 주요 우울장애로 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일반인의 7배에 달하는 수치이지만 이 환자들 중 24.7%만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


홍 회장은 “75%가 치료를 못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가장 안전한 SSRI 항우울제 60일 처방제한 급여기준 때문”이라며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불합리하고 어처구니 없는 기준이다. 뇌전증 환자들도 암환자들과 같이 SSRI 항우울제 60일 처방제한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