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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약평위원 구속 바라보는 심평원·업계 상반된 입장

심평원 “잘못된 관습” vs 업계 “불투명한 구조” 서로 탓

심평원 약평위 전현직 위원들이 제약사에 로비를 받아 기소된 사건의 원인에 대해 심평원과 제약업계가 다른 진단을 내렸다.


심평원은 불법 로비를 시도하는 제약사를 탓한 반면, 제약업계는 불투명한 가격결정구조에 따른 제약업계의 답답함이 좋지 못한 형태로 나타났다는 의견이다.


최근 메디포뉴스와 만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박하정 위원장은 현재의 약가결정구조는 위원 한 명의 영향력으로 좌지우지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현재의 약가결정 과정은 위원 한 명이 약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가 결코 아니다”라며 “심평원 실무자들이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외국 가격도 따져본다. 전문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관련 학회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올리고, 약가에 대해서는 세부 룰이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부 전문가 판단이 필요한 분야도 있는데 의사, 약사, 시민단체 등과 충분히 소위부터 의견을 교환해 모아서 한다”며 “현재 약가 협상 구조가 제약사들은 상당히 어렵고 복잡하다고 느낄지 모르겠으나, 위원을 로비해서 달성하는 것은 옛날 사고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과 달리 약가결정과정에서 제약사 소명기회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고정 위원들도 있지만 나머지 교수들은 무작위로 배정된다. 그런데 제약회사들은 답답하니까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답답하면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소명하면 된다. 예전에는 소위원회에서 제약사 소명기회가 없었지만 작년부터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소명기회를 주도록 해서 지금 많이 활용되고 있다. 로비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도 일부는 그런 생각들을 하는 것이 안타깝다. 검찰 발표를 보니 약가가 얼마면 얼마를 받고…. 제약회사들이 그렇게 알고 있는 것에 정말 실망했다”며 “제약산업을 미래산업으로 키우고 고용창출도 하기 위한 혁신형 제약기업을 비롯해 약가도 격려하는 제도를 많이 만들었는데 아직도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고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은 여전히 제약사가 약가결정과정에서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는 입장이다.


원 회장은 지난달 27일 건보공단심평원출입기자협의회와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약평위 로비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문제는 가격결정구조다. 예측가능성과 수용성, 투명성 3가지 원칙은 세워줘야 한다”며 “약은 결국 제약회사들이 공급하는데 가격결정 과정에서 의사개진방법이 별로 없다. 제3자들이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의사결정 참여 기회가 봉쇄가 돼 있어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비공식적인 루트로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라며 “의사결정과정에서 제약사 의견 수렴이 반드시 필요하다. 3가지 원칙은 서로 물고물어 같이 일어나는 것인데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원 회장은 “(약평위원 로비는)틀림없이 잘못되고,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며 “우리가 여러 의견,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당국에 바라는 것은 의사결정과정에서 우리의 의견을 수렴 해 달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제껴 놓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예측가능하고 수용성이 담보될 수 있는, 과정이 투명한 약가결정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