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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정신건강 패러다임 ‘의료기관→지역사회’ 전환 필요

장기입원 비율 낮추고, 지역·일차의료 역할 확대

방치되고 있는 정신질환자의 케어, 장기입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일차의료 중심의 치료 기반을 확대·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전준희 센터장은 13일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린 지역사회기반 정신건강서비스 접근성 제고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우리나라 정신보건복지전달체계와 커뮤니티케어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전 센터장은 대한민국 정신보건이 꾸준히 나아졌지만 여전히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전준희 센터장은 “전국 정신건강증진기관 및 시설 2255개 중 정신의료기관 비중이 70%인데 이중 민간기관이 98% 이상을 차지한다”며 “비자발적 입원비율도 여전히 높고, 평균재원일수는 높은데 정작 입소 인원 비율은 낮다”고 설명했다.


전 센터장이 예로 든 유럽국가의 정신질환자의 비자발적 입원비율을 보면 폴란드 14%, 벨기에 16%, 핀란드 27%, 그리스 58%였지만 우리나라는 74%로 집계됐다.


정신병원 평균재원일수 역시 이탈리아 13.4일, 오스트리아 17.6일, 덴마크 36일, 핀란드 46일, 프랑스 35.7일, 독일 26.9일에 비해 우리나라는 207일로 월등히 높았다.


10만명 당 정신재활시설 입소 인원수는 일본 16.2명, 미국 22명, 오스트리아 30명, 이탈리아 46.4명 등으로 나타났지만 우리나라는 3.6명에 그쳤으며, 특히 우리나라 정신병원 퇴원후 1년 이내 자살자(1998~2006년)는 매년 평균 1151명에 달했다.


전 센터장은 정신재활시설의 극심한 수도권 편중, 급성·응급환자가 갈만한 병원부족 등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입원중심 치료에서 지역사회 기반 치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전체 정신재활시설 중 절반인 179개소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다. 주간재활시설, 직업재활시설 등 이용시설은 매우 부족하다”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정신재활시설의 경우 재정의 지방이양이후 빈곤한 지자체일수록 시설 설립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현재 정신재활시설이 없는 지자체는 45.6%에 달한다.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경우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일정비율로 예산을 부담하는 매칭사업이다 보니 재정이 건실한 대도시 중심으로 인력지원, 사업지원이 활발한 상황이다.


전 센터장은 “야간 인력부족, 병실부족, 외상 등 동반 신체질환 치료곤란 등의 사유로 응급상황 시 환자를 이송할 적정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며 “지역사회 기반 치료 확대를 통해 사용자를 관여시키고, 일차의료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입원시설 진료기준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전 센터장은 화성시에서 선도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신장애인 커뮤니티케어가 남길 것들로 ▲정신장애인과 가족들의 욕구에 기반한 전달체계 구축 ▲방치되고 장기입원된 정신장애인에 대한 접근성 향상 ▲읍면동 행정전달체계를 통한 보건복지통합 전달체계 구현 ▲지역케어회의를 통한 정신장애인 지원체계 강화 등을 꼽았다.


아울러 ▲사례관리인력 증가, 주거지원팀, 당사자 절차 보조사업, 가족모임 지원등 센터 서비스의 풍부화 ▲자립체험홈, 자립지원주택 등 새로운 전달체계 시도 ▲취약지역 주간재활시설 신설과 확대 ▲지역정신병원과의 위기대응 적극적 협력체계 구축 등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