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학회, CRPS도 장애인 판정 척도돼야

20~50대 연령층 많아…경제활동 어려운 질병

대한통증학회가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장애인 판정 척도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치료가 되지 않는 통증이 공식적 장애로 인정받아 환자들의 사회경제적인 부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이 학회의 바람이다.

대한통증학회는 17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제69차 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병의 이름이 가리키는 그대로 통증을 주요증상으로 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발병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치료 또한 매우 어렵고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환자 수는 명확하지 않으나 2015년 심평원 자료분석에 따르면 연간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29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1000명이상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영훈 회장은 “아직도 일부에서는 환자들의 통증 실체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환자들의 대부분은 20~50대의 왕성한 사회경제적 활동기의 연령층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통증학회가 7월부터 전국 37개 수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2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5% 이상이 발병전 사회경제적 활동을 하고 있었으나 발병 후 2/3은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영훈 회장은 “주요 원인으로는 통증점수 7점 이상의 극심한 통증과 이로 인한 수면장애 및 신경정신과적인 문제의 동반을 들 수 있다”며 “또한 절반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고 대답했으며, 약 80%의 환자들이 자살 충동을 느꼈던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에 필요한 병원비도 부담이 되고 있다. 응답자 중 80% 이상이 사회활동 수입이 없다고 답했고, 26%만이 산재보험이나 국가지원금으로 생계유지를 한다고 답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처음으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에서 통증을 신체적 장애에 준한다는 것으로 인정한 판결을 다행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전 회장은 “아직까지 통증은 공식적으로 장애인 판정 척도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치료가 되지 않은 통증은 국가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학회는 앞으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뿐만 아니라 소외된 환자들의 편에 서서 이들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