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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약분업, 오남용예방·의료비절감 없었다”

의협 박종혁 이사, 의약분업 심포지엄서 성과 비판

의료계가 시행 20주년을 맞은 의약분업의 성과를 평가 절하했다. 의약품 오남용 예방, 의료비 절감, 의약서비스 질 향상 어느 것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총무이사는 16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의약분업 20주년 성과와 과제 심포지엄’에 의료계 토론자로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박종혁 이사는 의약분업 시행으로 ▲의약품 오남용 예방 효과가 없었고 ▲국민 의료비도 절감되지 않았으며 ▲환자에 대한 의약서비스 수준 향상에도 의문을 표했다.


박종혁 이사는 “정부는 의약분업의 효과로 항생제 처방률 감소를 들고 있다. 실제 항생제 처방률은 의약분업 이전 60%에 근접했으나 최근에는 WHO 권장치에 근접한 20% 초반까지 떨어졌다”면서도 “처방률은 감소했으나 의약품 오남용의 결과인 내성율은 여전히 OECD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의사들의 항생제 처방패턴만이 바뀌었다고 해소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의약품 오남용을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의약분업은 맞지 않은 처방이었다”고 말했다.


국민 의료비 절감과 관련해서는 “상식적으로 더 나은 의약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으나 의료비절감은 처음부터 신기루와 같은 언급이었다”며 “의약분업제도 실시 이전에는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투약을 원스톱으로 받고 진료비를 지불했다. 의약분업제도 시행 이후에는 의료기관에는 진료비를, 약국에는 조제료와 약품비를 지불하게 됨에 따라 당연히 국민부담은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이사는 “이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환자에 대한 의약서비스 수준이 향상됐다면 그 나름대로 의약분업의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의료계는 대단히 부정적이다. 정부는 의약분업에 대한 평가지표조차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의약서비스 수준이 향상됐다고 단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에 참석한 대한약사회 좌석훈 부회장은 환자의 알 권리 향상 등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미래지향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좌석훈 부회장은 “약국에서 인지하는 의약분업의 뚜렷한 효과는 소아에서의 페노바비탈 사용의 극적인 감소”라며 “이는 처방약 공개로 인한 의약분업 효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좌 부회장은 “하지만 환자는 단골 약국이 있어도 처방약이 없는 학습효과로 인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의료기관 인근 약국에서 조제를 하는 관행이 자리잡았고, 약사-환자 간 관계는 타의에 의해 단절되게 했다”며 “또한 건강보험 측면에서는 제약과 유통에서 제도의 허점을 악용, 위탁 제네릭 제품을 수없이 만들었고, 불법 CSO가 난립해 리베이트의 온상이 되게 하는 원인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기준 만성질환으로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이 72만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의약분업 미시행 영역인 한방약의 복용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약을 먹고 있다고 추정된다”며 “이는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중심에 두는 주치 의사와 단골 약사의 역할이 중요해짐을 증명하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의약분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