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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개원가가 바라본 건강검진제도 한계와 방향은?

이상지질혈증 검사 간격 4년→2년 단축
검진 최우수기관→차기 평가 면제기관


건강검진제도를 둘러싼 많은 이슈와 한계점에 대해 한국건강검진학회가 소상히 짚으며 대안을 제시했다.

학회가 문제로 지적한 검진제도는 크게 ▲이상지질혈증 검사 간격 ▲검진 최우수기관 평가 ▲만성질환 사후관리 ▲확진검사 시 일반진료의 진찰료 제외 등이다.

한국건강검진학회는 28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이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학회는 건강검진제도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 이상지질혈증 검사 간격 단축 필요성을 제안했다. 현 이상지질혈증 검사 간격은 4년 주기다.

학회 신창록 회장은 “물론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4년 검사 주기가 맞을 수 있겠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당연히 2년 간격으로 돼야 한다. 매년 해도 모자랄 판인데 2년을 4년으로 길게 잡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학회 박근태 이사장도 “4년에서 2년으로 회귀하는 것이 당연하다. 검사 주기를 늘린 것에 대해서 환자들도 항의한다. 특히 최근 젊은층에서도 음식이나 생활패턴 변화 등으로 인해 이상지질혈증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반드시 다시 2년 주기로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또 최근 3주기 검진 최우수기관 평가에 대해 일부 평가항목이 병원급 이상 대형검진기관에 유리한 측면이 있고, 이는 검진의 궁극적인 목적인 사후관리의 적절성 여부를 평가할 수 없다며 최우수기관을 선정, 공개하는 것보다 차기 평가 면제기관으로 정책을 개선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 평가를 통해 검진 미흡기관의 수준을 끌어올려 건강검진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신 회장은 “의원급이 병원급보다 평가에서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영상분야에서는 의원급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의원급의 실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영상장비 측면에서 병원급을 못 따라가는 것에 의한 것”이라며 “영상사진이 잘 찍히고 안 찍히는 것을 평가해서 우수기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됐다. 병원급과 의원급을 분리해서 평가기준을 바꾸던가, 병원급에만 유리한 평가항목이 있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사후관리의 한계도 지적됐다.


신 회장은 “관리가 잘 됐다가도 만성질환 고위험군은 나중에 지나면 대사질환이 또 생긴다. 이분들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또 이미 만성질환으로 확진된 환자인데 혈당이나 혈압을 재는 등 일반 대상군에게도 시행하는 검진을 계속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확진환자의 건강관리에 필요한 별도의 검진항목을 만들고, 이는 의원급이 전담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진결과 상담을 위한 의료기관 방문 시 수검자의 본인부담금을 지원해준다면 수검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검진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혈압이나 당뇨로 의심되는 수검자가 확진검사를 받으러 왔을 때 일반진료에 대한 진찰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예를 들어, 수검자가 위가 아파서 진찰을 받았는데 확진검사까지 같이 받았으면 이 두 개는 별개의 진료임에도 불구하고 위 진찰료는 받지 못한다는 것.

박 이사장은 “고혈압이나 당뇨 확진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왔지만 다른 증상이 있어 진찰했는데 진찰료를 받지 못하는 게 아이러니하다”며 “확진검사만 하러 수검자가 병원에 내원하지는 않기 때문에 의원급에서 확진검사를 많이 시행하지 않는다. 당뇨 의심환자는 혈당만 검사하는 게 아니라 당화혈색소나 콜레스테롤로 함께 검사해야 하는데 다른 진료로 쳐서 이 역시 진찰료를 못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한국건강검진학회는 지난 6월 6일 창립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6회의 상임이사회와 소위원회 회의(학술, 홍보 등)를 가졌고, 지난 8월 임원워크숍을 통해 검진평가, 정책 및 사업 분야에 대한 열띤 토론과 대책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회원들에게 검진기관 평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검진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술대회 준비 활동뿐만 아니라 건강검진 정책개발을 위해 건강검진연구회를 신설했다. 또 홍보위원회를 통해 ‘단돈 만 원으로 건강 찾기’라는 슬로건을 걸고 유튜브 등을 활용해 건강검진 대국민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