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펜데믹 대응을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최한 ‘2022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의 기조강연에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탄생의 주역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주사 SK디스커버리 최창원 부회장이 백신 개발 경험담을 바탕으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으로 전환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결정했으며 동시에 회사의 생산역량과 기술을 활용해 CMO, CDMO 등 위탁생산으로 글로벌 사회와 대한민국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게 됐다.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 입장에서도 갑자기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개발 및 임상에 많은 비용이 필요했고 성공 가능성도 불확실한 상황이었고 무엇보다도 당시 개발 중이던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R&D 인력에 90% 이상을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부회장은 국가적 위기 상황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 백신 개발이 가능했던 것은, 백신을 회사의 미션이라고 여기고 실패하더라도 경험과 기술이 남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백신 개발을 2년으로 단축했으며 동시에 안전성과 효과성이 높은 글로벌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은 놀라운 성과이자 놀라운 혁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많은 노력을 했지만, 글로벌 및 국내 파트너십에 도움이 없었더라면 절대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 이름으로 된 글로벌 협력 프로젝트의 결실이라고 감히 말씀드린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희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함께 노력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먼저 국외 지원 현황과 관련해서 최 부회장은 “게이츠 재단은 글로벌 엑세스 프로그램, CEPI는 펀딩, 워싱턴 대학 IPD 연구소는 항원 디자인 검증, GSK는 면역 증강제 제공, 아스트라제네카는 비교 임상 대조군 제공, IVI는 글로벌 임상 수행을 해줬다. 기술적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게이츠 산하 네트워크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 중심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가 만들어져 적극적으로 리드했다. 국회는 팬데믹 대응에 필요한 법률을 제정해줬으며, 국립보건연구원은 혈청 분석을, 질병관리청에서는 스카이코비원 선구매를 결정해줬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식약처에서는 WHO와 적극 협력해 비교 임상법의 기준을 마련해줬다. 또한 제품화 전략 지원단을 통해서 신속한 임상 수행 및 허가를 해줬다. 국내 많은 분들이 임상 참여를 신청해줬고, 실질적으로 임상 참여를 해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외교부는 글로벌 협력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줬다. 경상북도와 안동시도 전 과정을 적극 협력해줬다. 모든 기관들이 ‘월화수목금금금’의 근무로 임해주셨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최 부회장은 “이러한 협력 덕분에 개발 시간이 2년으로 단축됐으며 안전성과 효과성을 겸비한 글로벌 백신이 만들어지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 부회장은 “처음 전략을 수립할 당시 달성하기 어려웠던 수많은 IF들이 있었으나 놀랍게도 모든 과제들이 AND로 연결됐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여러 과제 중 하나라도 OR가 됐다면 아직까지 임상 3상을 수행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스카이코비원은 대한민국과 글로벌 파트너의 협력과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빚진 마음을 갖고 대한민국과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공 건강에 기여함과 동시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 차별화되고 또 실현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넥스트 팬데믹 대응은 수많은 시사점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스피드’라고 언급했다.
CEPI에서는 100일 안에 백신 개발을, 게이츠 재단에서는 6개월 안에 전 세계 사람들이 공평한 백신 공급을, 그리고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는 웨이브 원 백신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메시지는 ‘기간을 100일로 단축’해야 한다는 것이 최 부회장의 생각이다.
최 부회장은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 기술로는 달성 불가능하다. 혁신적인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처음 시작했던 때처럼 여러 가지 불가능해 보이는 과제들이 있지만 미리 준비만 할 수 있다면 이 목표 역시 불가능하다 생각하지 않다. 글로벌 이니셔티브에서는 벌써 이 논의가 구체화되고 있고 실행이 준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100일 안에 백신이 공급이 되고 6개월 안에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한다는 것은 전 프로세스의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핵심은 팬데믹 이전에 대부분의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적극적이고 긴밀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혁신 기술 플랫폼을 확보, △ 연구와 생산 인프라 강화, △ 임상과 허가역량을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첫 번째 글로벌 협력의 강화에 대해 “이번 팬데믹을 통해 경험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게이츠 재단, CEPI, WHO 등 글로벌 기구와 더욱 적극적으로 긴밀한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하겠다. 또 필요한 혁신 기술 플랫폼과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국내외 연구기관, 병원, 바이오밴처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백신 바이오 생태계 확장에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위한 필요 조건으로 △글로벌 공공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선한 의지 △제품, 기술, 프로세스 혁신 등 구체적인 타겟과 철저한 준비 △글로벌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차별화된 역량 △투명성과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협업 역량을 제시했다.
최 부회장은 두 번째로 “혁신 기술 플랫폼 확보를 위해 DS Technology, DP Technology, Manufacturing Platform 측면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에 따르면 DS Technology에서는 기존 파트너들과 다음 혁신을 위한 추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연구 협력 기술 도입과 M&A를 통해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며, DP Technology에서는 마이크로 니들 기술을 활용한 혁신에 도전한다. 전세계 빠른 공급을 목표한 생산 기술 혁신을 위해 Micro Facility System도 구축한다.
세 번째로는 인프라의 업그레이드, 확장을 제시했다. 최 부회장은 “현재 판교의 연구 시설을 2024년까지 송도로 이전하고 규모를 다섯 배로 확장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허브 연구센터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안동의 생산 시설은 미국 GMP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로 업그레이드하고 2024년까지는 2배, 2026년까지는 3배를 증설하고 Micro Facility System을 구축해 고도화하며 안동뿐만 아니라 글로벌 지역에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며 “각 지역에 필요한 백신을 생산 공급하고 팬데믹 시 빠르게 전환해서 팬데믹 백신을 만들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네 번째로는 “백신개발 100일 작전을 위해 임상과 허가 단계에서도 많은 방식이 필요하다”며 ”신속한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위해 임상 인프라, 역량이 크게 강화돼야 한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바이오 R&D 생태계 투자도 필수”라고 언급했다. 또 “그럼으로써 글로벌 생태계와의 연결을 통해 넥스트 팬데믹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또한 최 부회장은 “현재 식약처와 질병청의 역량이 글로벌 수준이지만 그러한 협력을 더욱더 강화하고 인력을 대폭 충원해 넥스트 팬데믹 대응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준비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백신 탄생과 관련한 국내외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수차례 감사를 표한 최 부회장은 “준비하고 있는 4개 과제는 정말 어렵지만 불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의 노력과 생태계 협력을 통해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데믹준비는 결단코 평상시에 이뤄져야 한다. 4가지의 준비 외에 R&D와 생산 역량, 실력을 강화하고 백신 포트폴리오, 시장을 확대하고 CDMO 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과 역량을 강화하겠다. 팬데믹 상황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와 글로벌 이니셔티브 지휘 아래서, 비상 체계 아래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스카이코비원은 2020년 5월 개발을 시작해 2022년 6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이번 주부터는 국내 접종도 가능하게 됐으며 현재 영국 등 유럽 허가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