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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중환자실, 중환자 경험 없는 인력으로 운영중…개선해야”

중환자실, 중환자 진료·간호 경험 없는 인력으로 운영돼
대한중환자의학회, 의료인력 기준과 정부 의지·인식 개선 촉구

“정부는 필수의료 영역인 중환자의료체계에 집중적으로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을 이끌어라!”

29일 대한중환자의학회가 현재 우리나라의 중환자 의료체계의 실태를 비판하며, 정부의 인식 변화 및 중환자 의료체계 개선 등을 촉구했다.



먼저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우리나라 중환자실에 대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낙후돼 있다 못해 국민들에게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참혹한 상황임을 밝혔다.

그 이유로는 “현재의 단일 의료보험인 건강보험 체계 하에서는 중환자 의료체계를 포함해서 수가 보상이 제대로 안 되면서, ▲인력 ▲시설 ▲장비 등 꾸준히 유지가 필요한 분야에는 병원들의 자발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서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발생한 초과사망자를 통해 우리나라의 참혹한 중환자 의료체계의 현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시 우리나라 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 2021년 10월부터 월 20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이 꾸준히 발생했다. 

또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이었던 2022년 1~5월 사이에 관찰된 초과 사망자는 무려 4만7516명에 달해 사실상 오미크론이 정점이었던 기간에는 월 1만여 명에 달하는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49.2%에 달하는 2만2356명은 코로나19로 진단받지 않은 비코로나 환자로 나타났는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일반 환자에서도 많은 초과사망자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서 회장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더 자세한 분석이 필요하겠으나,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그 정도의 환자들을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이 같은 규모의 중환자를 돌볼 수 없어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이유 등에 의해 사망했다”라고 비통해했다.

이어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인데, 우리나라와 타 선진국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인력”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중환자를 돌보는 데에 있어 전문의를 필요로 하지 않아 많은 중환자실이 중환자 진료·간호 경험이 없는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즉, 우리나라 중환자실에서는 가장 취약한 중환자에게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등을 갖춘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있어서는 중환자 병상이 양적으로 부족하지 않았어도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으로 전환력이 낮았고, 확보된 병상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반 중환자들에게서 초과사망이 증가한 이유로 평상 시에 뇌출혈이나 심근경색 등 중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던 의료 자원이 코로나19에 투입됨으로써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여력이 부족했을 수 있음을 지목했다.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는 정부에서 중환자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홍 이사는 “필수의료 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것을 살펴보면 정부에서 수가 보상을 해주거나 보완해야 할 수술·질환 코드가 무엇인지 물어보는데, 이러한 패러다임 내에서는 중환자 의료체계와 같이 호전될 수 있는 부분은 없기 때문에 이해도 또는 의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전했다.

현재 엉망 그 자체인 중환자 의료인력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홍 이사는 “최소한 인력 기준을 살펴보면, 현행 기준은 ‘최소한의 인력을 둘 수 있다’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는 기준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라면서 “이와 관련된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력을 충원할 수 있도록 의료인력을 유도할 동기부여는 결국 중환자 전담 전문의에 대한 수가와 제도이므로 수가와 제도 개선은 같이 가야만 함을 덧붙였다.

서 회장도 “국제적으로 봤을 때나 환자들의 인권적인 요소를 봤을 때나 인공호흡기 등을 걸고 있는 중환자에게는 환자 1명당 간호사 1명이 붙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해 ‘중환자’와 ‘중환자 의료체계’에 대해 이해하고 서로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의 전문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으며, 현행 시스템에서는 중환자 의료체계에 대해 논의하려면 여러 관련 부서와 따로따로 협의를 진행해야 하는 애로사항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 회장은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왔던 중환자와 관련된 일들은 너무나도 다양하고 산발적으로 진행돼 왔다”라고 지적하면서 “중환자 분야는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필수의료’라는 인식과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조직이나 담당자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서 회장은 현재 제도 하에서는 ‘갑’인 정부가 움직여야만 현재 중환자 의료체계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진정한 필수의료 영역인 중환자 의료체계에 집중적으로 과감하게 병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정책을 펼쳐 달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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