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환자 치료에 효과를 보여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SGLT-2 억제제가 최근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 기대가 높다.
가장 크게 주목받은 것은 심부전에서의 역할이다. 대한심부전학회가 2022년 6년만에 개정한 가이드라인에서도 SGLT-2 억제제가 당당하게 자리를 잡았다.
세부적으로는 SGLT-2 억제제가 박출률 감소 심부전에 대해 Class1으로 권고됐으며, 박출률 경도 감소 심부전, 박출률 보존 심부존은 주요 치료제로 권고됐다. 당뇨가 있는 심부전 동반 환자나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에는 심부전이 없더라도 SGLT-2 억제제를 표준 치료로 권고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으로 대표되고 있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의 ‘자디앙’이 지난 해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과 △심박출률 무관한 만성 심부전 두 가지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당시 자디앙의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는 대한심부전학회 강석민 회장이 “자디앙은 좌심실 박출률(LVEF)과 무관하게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심혈관계 사망감소 혹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 감소 효과를 임상으로 증명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다”며, “앞으로 국내 임상현장에서 심부전 치료의 새로운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MPULSE 연구에 따르면 자디앙은 위약 대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심부전 사건 감소, 심부전 증상 개선 등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위약 대비 임상적 이점을 경험할 가능성이 36% 더 높았다. 또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급성 심부전 또는 비보상성 만성 심부전 환자나 심박출률이 감소 또는 보존된 경우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다파글리플로진(상품명 포시가, 제조사 아스트라제네카)도 지지 않는다. 이 달 7일 유럽연합은 포시가를 좌심실 박출률 스펙트럼 전체에 대한 심부전 치료제로 허가했다.
DELIVER 연구에 따르면, 포시가는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박출률이 약간 감소하거나 보전된 심부전 환자에서 심혈관 이환율, 사망률 감소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심부전에서 효과를 드러낸 SGLT-2 억제제는 한층 더 나아가 심방세동에서도 치료 가능성을 보였다.
미국의사협회지에 개제된 바에 따르면 2형당뇨 진단 전 심방세동 진단 이력이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SGLT-2 억제제 투여군과 DPP-4 억제제 투여군을 비교한 결과, SGLT-2 투여군의 심방세동으로 인한 입원 위험이 18% 더 낮았다.
심방세동에서만 가능성을 보인 게 아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언론-홍보이사를 맡고 있기도 한 여의도성모병원 권혁상 연구팀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복용자는
지방간지수 60 이상 위험률이 DPP4 억제제 복용군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지방간지수가 60 이상의 고위험환자의 비율도 42.3%에서 30.5%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홍콩 연구팀이 미국의학회지에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SGLT-2 억제제는 COPD 및 천식 등 폐쇄기도질환이 있는 당뇨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연구 결과 폐쇄기도질환 바랭위험은 DPP-4 억제제 대비 SGLT-2 억제제에서 35% 낮았으며, 폐쇄질환 경험자들의 질환 악화율 역시 SGLT-2 억제제 투여군에서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아예 정신질환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연말 미국의 한 연구팀이 SGLT-2 억제제가 치매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SGLT-2 억제제 투여군은 DPP-4 억제제 투여군 대비 치매 발생률이 20% 정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아직 심부전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적응증 확대에 착수했다기보다는 연구 결과에 그칠 뿐이지만, 당뇨병이 합병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질병인 만큼 한가지 약물로 여러 치료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해준다는 점은 분명 좋은 신호다.
특히 천식이나 치매 등 비교적 관련도가 낮은 질환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은 향후 SGLT-2 억제제 시장이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준다.
한편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SGLT-2 억제제로 ‘엔블로정’을 내놨다. 국산신약 36호이기도 한 엔블로정은 관련 계열에서는 국산 기술로 국내 개발된 최초의 약제이기도 하다. 임상시험을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으로 우수한 혈당강화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기존 약제 대비 30분의 1 이하인 0.3mg로도 동등한 약효를 내 출시되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