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안과의사회가 ‘굴절검사’를 계기로 한 비의료인의 업무범위 확대 및 검안사 직역 신설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전했다. 대체조제 사후통보와 관련해서도 안과의 약물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안과의사회가 제25회 정기학술대회를 맞아 8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명된 핵심 안건은 크게 ▲의료기사법 개정안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였다.
대한안과의사회는 지난 2025년 12월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안과의사회는 학회 및 의협과 함께 개정안에 표시된 ‘관리’, ‘굴절검사 시행 등’의 표현이 모호해 안경사의 업무영역이 의료행위까지 확대해석 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수정안에서는 ‘약제를 사용하지 않는 굴절검사의 시행’으로 변경됐지만, 수정안 역시 ‘검영기를 이용한 타각적 굴절검사’까지 안경사가 수행할 수 있는 것처럼 확대 해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자동굴절검사기기를 이용한 검사로 한정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업무범위를 명확히하고자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비의료인의 굴절검사 기기 사용범위 확대 요구 ▲안경 처방료·조제료 신설 주장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검안사’라는 새 직역 신설 시도 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왔다.
검안사 직역 자체에 대한 반대의견도 등장했다. 정혜욱 회장은 “외국에서는 간단한 약 하나 처방을 위해 여러달을 기다리기 때문에 중간역할을 하는 ‘검안사’가 효용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주변에 안과 전문의들이 많기 때문에 별도의 직역을 신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검안사 제도를 만들게 되더라도 공식적인 절차가 수반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성준 부회장은 “검안사 제도가 있는 외국은 공식적인 교육과정 체계를 거쳐 국가에서 면허를 발급해준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거쳐 탄생한 검안사들이 기본적인 진료에 해당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 간단한 약도 처방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 검안사는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제도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이번 의료기사법 개정안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검영기 이용 검사법과 6세 이하 아동에 대한 검사는 의사가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과 ▲이번 개정안은 업무 영역 확대를 의미하지 않으며, 현행 시행령의 업무 범위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정혜욱 회장은 “법사위 통과 당시 장관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잘 지켜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렌즈의 도수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 외로 굴절검사를 확대해석해 진료행위까지 하는 것은 국민 눈 건강을 위해서라도 절대 안 된다”고 전했다.
또 안과의사회는 지난 2일부로 본격 시행된 ‘대체조제 사후통보 간소화 전산시스템’ 시행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안과에서 사용되는 약물의 특수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오청훈 부회장은 “안약은 점안 농도나 회사별 보존제 등에 따라 효능이 다르다”고 설명하며 특히 “녹내장의 경우 같은 성분이라고 해도 회사별로 효능이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환자들의 연령대가 높아 안약 구분이 힘들다는 점도 언급됐다. 환자들이 구분을 잘 하지 못하는 상화에서 다른 약을 받으면 순응도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안과의사회는 ▲고위험 약물군 예외 적용 ▲제도 전면 재검토 및 보완을 촉구하며 대체조제 사후통보 시스템은 ‘환자의 안전을 전제로 한 예외적 소통장치’로 작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 총 등록자는 1137명으로 총 46개의 강연과 129개의 부스로 구성돼 안과의 폭넓은 학술지식이 교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