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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알코올중독 유전자 분석치료로 효과” 기대

한강성심 최인근 교수팀 “알코올 분해효소 유전적 차이” 밝혀

세계 최초로 제1형과 제2형의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 유전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규명,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유전자분석을 통해 맞춤의학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어 주목되고 있다.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신경정신과 최인근 교수팀은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임상 증상이나 치료 반응이 각기 다른 것은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알코올 분해효소를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라고 2일 밝혔다.
 
최인근 교수팀은 “알코올 중독 환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25세 이후에 발병하고 우울증 등 심리적 의존증상이 많은 반면,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25세 이전에 발병하고 강박적으로 음주를 하며 주사 등의 행동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팀은 “인체로 들어온 술은 ‘알코올 탈수소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어 분해된다”며 “이러한 아세트알데히드는 술에 의해 일어나는 여러 독성 반응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얼굴이 붉어지고 구역질이 나고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여러 증상들이며 유전적으로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은 소량의 술을 마셔도 금방 체내에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되어 알코올로 인한 독성 반응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최인근 교수팀은 “정상인 38명,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 48명,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 24명의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대립유전자(Allele, 서로 대립 관계를 이루고 있는 유전 형질) 분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정상인과 제1형 알코올 중독환자들은 각각 53%와 48%가 활성인 ADH2*2 대립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도가 높아 음주 후에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28%만이 이러한 대립유전자를 갖고 있어 음주 후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밝혔다.
 

또 “정상인과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경우 각각 11%와 12%만이 비활성인 ADH3*2 대립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도가 높아 음주 후에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32%나 이러한 대립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음주 후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팀은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유전형(Genotype) 분포에서도 정상인과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24%와 19%가 활성인 ADH2*2/*2 유전형을 가지고 있어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도가 높아 음주후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으나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이러한 유전형을 갖는 경우가 전혀 없어서 음주 후 독성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상인과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의 77%와 76%에서 활성인 ADH3*1/*1 유전형을 가지고 있어 알코올 탈수소효소의 활성도가 높아 음주 후에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42%만이 이러한 유전형을 가지고 있어 음주 후 독성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최 교수팀은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탈수소효소 유전자가 활성인 경우가 많아 음주 후에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빠르게 생성되기 때문에 음주 후에 독성 반응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반면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알코올 탈수소효소 유전자가 비활성인 경우가 많아 음주 후에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느리게 생성돼 음주 후에 독성 반응을 경험하는 경우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의 알코올 탈수소효소 유전자는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와는 다르고, 오히려 정상인과 비슷했다”면서 “늦게 발병하고 심리적 의존 증상이 많은 제1형 알코올 중독 환자는 타고난 알코올 중독 환자라기보다는 후천적으로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인 영향을 견디지 못해 알코올 중독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최인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알코올 중독 환자에게 알코올 탈수소효소 유전자를 분석, 정상인과 비슷한 유전자를 갖는 경우에는 환경적 스트레스에 약한 환자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정신치료 및 항우울제 복용을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상인과 다른 유전자를 갖는 알코올 중독 환자는 정신치료와 함께 술을 마시고 싶은 강박적인 욕망을 막아주는 항갈망제를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충고했다.
 
최교수는 “알코올 중독 환자들에게 유전자 분석을 통해 최적의 치료를 하는 맞춤 의학방법에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의학의 대표적인 학술지인 미국정신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2005년 5월호에 ‘제1형 및 제2형 알코올 중독 환자에서 알코올 및 알데히드 탈수소효소의 다형성(Alcohol and Aldehyde Dehydrogenase Polymorphisms in Men With Type I and Type II Alcoholism)’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박지은 기자 (medifojieun@paran.com)
200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