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종 인체감염균 동시진단 DNA칩 개발”

연대·KAIST·메디제네스 공동, 2조원 세계시장 개척

세계 최초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감염질환의 원인균 44종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DNA 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지금까지 과다하게 소요돼온 항생제 비용을 절감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디제네스 (대표이사 이진)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LG화학 석좌교수) 교수팀, 연세의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팀이 공동으로 감염질환에 자주 나타나는 주요원인 균주 44종을 신속하게 동정할 수 있는 DNA칩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세균의 배양률이 크게 낮아져 배양 검사와 같은 기존의 감염질환 진단 방법들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어 항생제의 추가적인 남용 및 검사비용의 낭비 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DNA칩은 작은 유리판에 감염질환을 일으키는 균주의 특정 DNA 염기서열과 결합할 수 있는 DNA 조각을 심은 것”이라며 “균주에서 추출한 DNA와 칩에 심어진 DNA가 칩의 어느 위치에서 결합하는지에 따라 원인균을 쉽게 동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이상엽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DNA칩의 핵심기술은 이미 특허를 확보했다”며 “이들로 만든 DNA 조각을 이용하여 매우 효과적으로 감염균주들을 감별해 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칩 자체의 제작도 중요하지만, 임상 시험이 매우 중요한데, 공과대학과 벤처회사가 DNA 칩을 만들고, 의과대학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아주 바람직한 형태의 협력연구가 결실을 맺게 되어 기쁘다”면서 연구성과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따라서 이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DNA 칩을 이용하면 환자로부터 얻은 다양한 임상 샘플내에 어떤 세균이 존재하는지를 한번의 검사로 빠른 시간내에 정확하게 진단하게 됐다”며 “기존의 검사법이 균주를 일일이 배양해서 확인했기 때문에 보통 3일 이상 심지어는 몇 주 이상 소요되고 배양률도 50% 이하인데 반해 “이 칩은 14시간 정도면 여러 균주를 동시에 검색할 수 있고 정확도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엽 교수는 “현재 관련 기술들을 특허출원 중”이라며 “예비임상시험을 마친 후, 대규모 임상시험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준명 교수팀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준명 교수는 “최근에 항생제 오남용으로 감염질환의 원인균 동정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에서 이러한 DNA칩을 통한 진단법 개발은 임상에서 빠른 시간 안에 원인균을 밝혀낼 수 있게 됐다”며 “환자에게 꼭 필요한 항생제를 조기에 투여함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감염질환 진단용 DNA칩을 이용함으로써 감염질환 치료를 위해 과다하게 소요되는 항생제 비용을 대폭 절감(연간 약 5천억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통 한 환자당 2-3번의 원인균 배양이 이루어지는 기존의 검사방법에서 탈피하여 한 번의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며 “감염질환 관련 검사 비용 연간 수백억원이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연구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한 메디제네스㈜ 이 진 사장은 “앞으로 추가 임상 시험 후 식약청으로 부터 허가를 받은 후 내년에는 국내 각 병원과 연구소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진 사장은 “이 칩의 판매로 국내에서만 내년에 30억원, 향후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며 “연간 약 2조원으로 추정되는 세계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지은 기자([e-mail])
200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