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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병원이용량 아무리 높아도 저수가 감당 힘들다”

‘저수가’ 불만에 ‘병원이용량’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 주목

김의신 가천대 길병원 암병원장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의 저수가 체계에 대해 비판한 것을 놓고 의사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김 원장은 지난 18일 TV조선의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과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비교·분석하며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근본문제는 저수가 환경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방송시청을 계기로 의사들이 “비상식적인 저수가가 ‘박리다매’식 의료왜곡의 원인이며 이에 따라 수가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수가를 높이려면 의료이용량에 대한 재고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암 치료 분야에 있어 권위자로 인정받는 김 원장은 세계적인 의료기관인 미국의 MD앤더슨병원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바 있다.

김 원장은 방송에서 “한국의 의료진과 시설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돈 많은 암환자들은 미국에 가서 진료를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그 원인은 그동안 줄기차게 문제로 제기되었던 ‘박리다매’식 진료에 있었다. 김 원장은 “왜 한국을 놔두고 미국까지 가서 진료를 받나?”라는 질문에 환자들이 하나 같이 “의사를 단 5분밖에 볼 수 없어서”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상식을 벗어난 저수가 체계 때문”이라며 자신이 근무했던 MD앤더슨 병원에 대해 “의사들이 환자 1명 당 최소 1 시간 이상 진료를 보며 의사 한 명당 하루 진료 환자수가 10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을 접한 의사들은 대체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부분 “대한민국의 의료왜곡의 원인이 저수가 문제에서 출발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라거나 “의사들에 대한 대우가 너무나 열악하다”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한 의사는 “MD앤더슨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경제적 수준을 고려해야하며 독지가들의 기부로 인한 병원재정개선에 대한 언급도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의 의료수가를 높이려면 유렵처럼 병원에 대한 환자접근성이 높지 않아야 하는데 (환자 자발적 선택이든 경제적 부담에 의한 선택이든)이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키려면 큰 충돌이 빚어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라는 날카로운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어 “환자를 적게 보는 대신 깊게 보자는 주장은 의료이용량은 고정시킨 채 수가만 올리자는 주장과는 다르니 국민들에게 이를 어떻게 납득시켜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문제는 이미 구미 국가들보다도 훨씬 낮은 병의원의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개원의는 “한국에서 환자를 적게 본다고 해도 OECD기준으로는 매우 많이 보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저수가로 인해 의료 접근성이 좋아진 장점이 있다고 해도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는 저수가를 더 이상 감당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또 “그것을 강요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며 보건당국과 건강보험공단 등에 대해 “국민과 의료공급자들의 중간자적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