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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진료비 불만, 복지부에 전화하세요!

안과개원의, 항의 환자 위해 복지부 친절 공무원 명함 제작


한 개원의가 정부 기준에 따라 인상된 진료비에 불만을 나타낸 환자에게 보건복지부 공무원의 이름과 연락처가 담긴 명함을 자체 제작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복지부에 책임이 있으니 불만이 있으면 그곳에다 따지라는 것인데 안과를 운영중인 H 원장은 SNS를 통해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한 70대 노인이 세극등검사와 안압검사를 받기 위해 초진 이후 한 달하고도 나흘이 지난 후에 해당 안과의원을 찾았는데 한 달이 더 지나 병원을 찾은 노인은 복지부 기준에 따라 재진이 아닌 초진으로 분류돼 5000원의 본인부담금이 나오자 노인은 “왜 진료비가 1500원이 아닌 5000원이 나왔냐”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간호사가 정부에서 정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애걸해도 노인의 화는 수그려들 줄 몰랐다. 급기야 원장이 직접 나서 “정부 시책이라 어쩔 수 없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다가 30여분이 지나버렸다. 상황이 진정되기는 커녕 노인은 “의사가 돈독에 올라서 말이야!”라는 말과 함께 삿대질을 하며 지팡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안과원장은 “차라리 오늘은 그냥 1500원만 내시고 나머지 돈은 미수금으로 해놓을 테니까 오늘은 그냥 가세요”라고 말했지만 노인은 “돈독이 오른 의사”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계속해서 화를 냈다. 그러다 또 30분이 지나버렸다.

“나가! 내 영업장에서 나가!”

더 이상 참기 힘들었던 안과원장은 급기야 폭발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안과원장은 “병원 직원들과 나의 인간적인 존엄성이 손상되고 다른 환자들에 대한 진료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상황이 종료되고 다시 진료실 들어와 의자에 앉은 안과원장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보건복지부에 상황을 설명하고 대처방법에 대해 문의했다.

“이런 일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부 시책이 이렇게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생기는 이런 혼란은 도대체 어떡하면 좋겠냐는 말입니다”

일개 개원의사의 힘으로는 구조적인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상담 문의를 받은 공무원은 안과원장에게 “앞으로 그런 일이 생기면 환자분께 제게 전화를 하라고 알려주십시오”라고 대답했다.

이에 안과원장은 “대화내용을 꼼꼼히 기록해놓고 앞으로 그런 어르신들이 문의하시면 그 분의 연락처를 명함모양으로 만들어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SNS를 통해 “친절한 해당 공무원 분께 감사를 표합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또 “한 달이 지나 본인부담금이 올라 불만이신 어르신들을 위한 명함 크기의 안내문”이라며 자신이 제작한 명함안내문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공무원에게 연락해서 확답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의사는 진료와 수술을 열심히 해야지 보건복지부 공무원님들 일을 대신 해드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들 진료와 수술에 매진합시다”라며 조소를 날렸다.

이글을 접한 의사들은 대부분 댓글을 통해 공감이 간다는 심정을 전했다.

“저도...보험이 안되는 약이나 검사를 원하는 환자분이 있을 때는 보건복지부 심사평가기준 담당자 연락처를 적어줍니다”라고 밝힌 이도 있었고 안과원장에게 페이스북 친구까지 신청해 “친구수락 감사합니다! 진상에너지를 이기는 황원장님의 파워에 감명받았습니다”라고 말한 이도 있었다.

한 정형외과 개원의는 “골다공증 치료제 보험기준이 1년으로 한정되면서 치료약을 일제히 비급여로 돌리고 급여기준의 변화를 환자들에게 일일히 설명하고 있지만 몇몇 환자들이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며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이런 문제를 의사들이 다 뒤집어써야 한다니 억울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사와 환자간의 분쟁을 국가가 조장하는 현재의 보험제도의 극명한 모습”이라며 “국민들에게 민감한 사항을 적극 알리지 않고 의료기관이 덤터기를 쓰고 있다”라며 복지부를 비난했다. 또 “이번기회에 의사의 진료가 1500원의 가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국민이 알아야한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