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단절선언… 취지 이해-실효성엔 의문

의료계 대체적 반응 “약가제도 개선이 시급한 선행과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우선 저수가, 약가제도 등이 개선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리베이트 단절을 선언한 후 의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는 4일 오후 1시30분 회관 3층 동아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의료계 입장’을 발표하며, 의료계에 만연한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기자회견이 있기 전부터 의협에서 리베이트에 대해 반성하고 단절을 선언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찬반논란이 팽팽했다.

의협이 입장발표가 있은 후 익명을 요구한 한 회원은 “의협의 ‘선언’에 반대하고 있는 회원들도 많다”며 “선언에 앞서 회원들과 충분한 논의도 없었고 모 제약사와의 리베이트 사건은 아직 수사결과도 나오지 않은 시점에 과연 선언이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다만 의협이 이번에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함과 동시에 리베이트 쌍벌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제약회사는 정당하게 영업하고 선량한 의사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일은 중지되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공감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악의적인 리베이트 수수자와 선량한 피해자는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며 수사당국에 대해 반드시 이를 가려내고 정부도 정황적 증거만으로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근거 없이 높은 약값을 책정하는 불투명한 약가결정과정 개선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의협의 자정선언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았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회원들의 찬반입장이 분분한 것이 사실이라며 “의협의 취지는 분명 이해하지만 단지 상징적인 의미만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약가인하가 이루어지지 않고 복제약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의원들이 리베이트 유혹에서 완전히 헤어 나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 단절선언보다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며 “먼저 불합리한 우리나라의 약가제도가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