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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내과] 폐경기 여성에서의 호르몬 대체요법과 관상동맥질환의 예방

 

신 찬 수

서울대 의대 내과

Chan-soo Shin, M. D.

Dept. of Internal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여성이 폐경기를 넘어서면 관상동맥 질환과 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연령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폐경이 자연적으로 온 경우 보다 수술에 의해 자궁과 난소를 모두 적출한 경우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더욱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폐경과 함께 내인성 에스트로겐이 부족한 것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고 하며 폐경과 뇌졸중 사이에도 이와 유사한 연관성이 관찰되어 왔다. 이러한 연관성은 폐경후 여성을 대상으로 에스트로겐 투여가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낮출 수 있다는 관찰연구의 결과가 나옴에 따라 더욱 설득력을 지니게 되었고 폐경후 증상의 개선과 골다공증의 치료와 함께 심혈관계 위험의 감소가 호르몬 대체요법의 주 적응증이 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Heart and Estrogen-progestin Replacement Study(HERS)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관상동맥 질환의 예방보다는 오히려 사망률을 증가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고에서는 폐경 후 여성에서의 호르몬 대체요법과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분석하고 증례를 통한 예방 대책을 논의하고자 한다.

 

 

 

1. 호르몬 대체요법과 관상동맥질환의 1차 예방(Table 1)

현재 에스트로겐/호르몬 대체요법이 관상동맥질환의 1차예방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대규모 전향적 연구가 진행중으로 아직 그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호르몬 대체요법과 관상동맥질환의 1차예방과의 관계는 2차예방에 대한 것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자료가 불충분한 실정이다.

 

관상동맥질환을 지니지 않은 폐경후 여성에서 호르몬 대체요법이 관상동맥 질환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관찰연구(observational study)에서는 호르몬 투여에 의해 새로운 관상동맥질환의 발생이 낮아졌음이 일관되게 보고되어 왔다.

 

 최근 발표된 meta-anaylsis 결과 에스트로겐 단독 투여 혹은 호르몬 대체요법 시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평균 35%의 관상동맥 질환 위험의 감소를 가져왔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가 일관되게 발표되고 있고, 발생률 감소폭이 35%에 이르는  점 등으로 인해 호르몬 대체요법이  관상동맥질환의  1차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에 반론이 제기되지는 않아왔다.

 

 

그러나 몇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있다. 대규모 관찰연구가 전향적 무작위 임상시험에 비해 보다 더 장기간의 치료 효과를 알아내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최근 Mosca 등이 분석하였듯이 이런 연구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즉,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은 여성은 대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건강하였으며, 치료 중의 환자 추적이 더 잘 이루어졌고,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생활습관은 생존율의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또 호르몬 대체요법을 하던 환자 중 질병에 이환되면 호르몬 투여를 중단하고,  그 시점부터 비투여자로 분류가 되어 치료군에서의 위험이 감소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호르몬 치료 후 아주 초기에 사망하여 코호트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 호르몬 대체요법의 초기 부작용 분석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무작위 임상시험이 고안되었고 현재 Women’s Health Initiative (WHI)나 유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WISDOM 연구 등의 결과가 발표되면 곧 호르몬 대체요법과 관상동맥 질환의 1차예방에 관한 지침을 주게 될 것이다. 이들 연구가 종료될 때까지 임상에서는 그 동안의 실험실 연구자료, 역학자료, 2차예방에 관한 자료 등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만을 위한 목적으로 호르몬 대체요법을 시작해야 할 이유도 없으며, 현재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잘 지내고 있는 여성에서 이를 중단하여야 할 이유도 없는 상태이다. 호르몬 대체요법 결정은 다른 신체기관에 대해 알려진 장단점과 치료에 따르는 위험 그리고 환자의 순응도를 감안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 호르몬 대체요법과 관상동맥 질환의 2차예방(Table 2)

 

HERS 연구는 기존에 심근경색증, 관상동맥 revascularization을 시행받은 환자, 관상동맥조영술 상 관상동맥 질환을 지니고 있는 환자에게 일일 conjugated equine estrogen(CEE) 0.625mg과 medroxyprogesterone (MPA) 2.5mg 투여가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심질환에 의한 사망을 줄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고안된 연구였다.

이 연구는 폐경 후 여성에서 호르몬 대체요법이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지 알아본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이었다. 평균 4.1년 동안의 추적기간 후 primary outcome이었던 비치명적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에서는 호르몬 치료군과 대조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post hoc time-trend 분석결과 첫 1년 동안에는 호르몬 투여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새로운 event의 발생이 유의하게 52%나 증가하였으며 반면에 최종 년도에는 호르몬 투여군에서 통계적인 의미는 없으나 새로운 event의 발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 다양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이중에는 추적기간이 불충분하였다.

 

 MPA의 부작용일 것이다, 에스트로겐의 효과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반대의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대상 연령이 너무 나이가 많았다, 호르몬 제제의 제형이 적절치 않았다 등등이 있었다. HERS 코호트에 대한 장기간의 추적이 호르몬 대체요법의 관상동맥질환의 2차예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Estrogen Replacement and Atherosclerosis (ERA) Trial은 관상동맥질환이 증명된 폐경 후 여성에서 에스트로겐 대체요법과 호르몬 대체요법이 관상동맥질환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증명하였던 최초의 무작위 연구였다.

 

 이 연구에서도 일일 CEE 0.625mg과 MPA 2.5mg을 투여하였을 때 관상동맥협착의 진행을 예방하는 효과를 관찰하지 못하였다. ERA trial에서는 에스트로겐 대체요법 만을 시행한 군을 따로 설정하였는데, 이군에서도 위약군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의 예방효과를 관찰할 수 없어 에스트로겐의 효과가 MPA에 의해 상쇄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였다. 

 

 이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는 몇가지 제한점이 있는데, 즉, 관상동맥조영술에 의한 end point의 적절성 여부, 대상자의 연령이 많았던 점, 폐경 후 에스트로겐 대체요법/호르몬 대체요법을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경과하였던 점 등이다. 과거 횡단면적 연구에서는 에스트로겐/호르몬 대체요법과 관상동맥의 동맥경화증 사이에 역상관 관계가 관찰되었지만 이들 연구는 전향적이지 못하였으며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었다. 이러한 횡단면적 연구와 ERA 연구결과가 차이가 나는 것은 대상인구집단, 호르몬 제제, 치료기간, 관상동맥질환의 정도, 콜레스테롤 농도의 차이와 다른 위험인자 제거 노력의 차이 등에 기인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관상동맥조영술을 이용한 전향적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호르몬 대체요법이 관상동맥질환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정보가 제공될 것이다. 최근 경동맥의 intima-media가 비후된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7-β-estradiol를 48주간 투여한 결과 (gestodene 병용에 관계없이) LDL-cholesterol과 fibrinogen농도를 상당히 감소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경동맥 intima-media비후의 진행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고 한다.

 

 

 

 종합하면 동맥경화증을 지니고 있는 여성에서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안되거나 오히려 초기에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들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는데에 있어서도 몇가지 제한점은 있다. 예를 들면 치료기간이 비교적 짧았다는 점,  중도에 투약을 중단한 예가 많았던 점(HERS에서는 호르몬 대체요법 군에서 투약 중단이 더 많았는데, 분석은 intention to treat로 하였음), 그리고 다른 호르몬 대체요법 제제나 다른 인구집단에게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 등이다.

 

2차예방 연구결과는 젊은 여성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이론도 있다. 그러나 여성에서는 60세 이전에 심혈관계 event를 경험할 확률은 매우 적다. 또한 기존의 연구에서 이용되었던 것 이외의 에스트로겐/호르몬 대체요법 제제나 다른 투여경로를 이용할 경우 2차예방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 또한 폐경 직후 호르몬 대체요법을 시작하면 이미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한 후 진행을 막는 것 보다 훨씬 쉽게 1차예방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출처 : DiaTreat  Vol.2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