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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내분비내과] 제 2형 당뇨병의 치료전략

 

김 선 우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Sun-woo Kim, M. D. 

Dept. of Internal Medicine,

Kangbuk Samsung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인슐린이 발견되면서 당뇨병의 치료는 모두 해결될 것처럼 보였으나 그 후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률은 기대만큼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러 연구를 통해서 몇가지 중요한 사실이 알려짐으로써 당뇨병 치료의 발전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것은 제 2 형 당뇨병의 원인에 있어 단순한 인슐린 부족보다는 더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970 연대 초기에는 당뇨병을 단순히 나이에 따라(소아형, 성인형) 분류하였고, 그후 나이에 관계없이 인슐린이 부족한가, 아닌가(인슐린 의존형, 인슐린 비의존형)에 따라 분류하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슐린 부족 여부보다는 발병 원인에 따른 분류(제 1형, 제 2형 등)가 더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제 2형 당뇨병으로 분류된다는 것은 이 질환의 원인이 인슐린 저항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 당뇨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분자 생물학 등을 이용한 연구를 통하여 당뇨병의 원인이 더 밝혀지면 새로운 분류가 등장할 것이다. 

 

 

제2형 당뇨병의 원인

 

현재까지 알려진 제 2형 당뇨병의 원인은 인슐린 부족과 인슐린 저항이 함께 있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에 있어서 인슐린 부족과 인슐린 저항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  

당뇨병의 발생기전에서, 인슐린 부족이 먼저인지 저항이 먼저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나, 일단 당뇨병으로 진단된 환자에서 보면 그 진단이 아무리 조기에 되었더라도 인슐린 부족과 저항이 함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의 개념은 최근에 와서야 치료에 응용되기 시작했으며 이전까지는 제 2형 당뇨병의 치료에서 오직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에만 주력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바꾸어 말하면 혈당만 조절하여서는 당뇨 합병증과 당뇨로 인한 사망률을 기대만큼 낮출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UKPDS라는 대규모 연구에서 잘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시행된 임상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20년에 걸친 장 기간의 연구로써 그 결과가 자주 인용되며, 그 결과에 대한 해석 또한 중요한 치료 지침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 연구 결과에서 괄목할만한 것은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 합병증의 발생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당연한 것처럼 보이나 의외로 이 같은 증거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합병증과 사망률의 감소 정도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적극적인 혈당조절 군에서 미세혈관 합병증(신장, 눈 합병증)은 25% 정도 감소시킬 수 있었으나 제 2형 당뇨병의 가장 중요한 사망 원인인 대혈관 합병증 (심혈관, 뇌혈관 질환)은 12 ∼16 % 정도의 감소에 그쳤다. 이는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혈당 조절을 적극적으로 하였다고 해도 정상 혈당과는 거리가 아직 멀었다는 점이며 둘째, 혈당 조절이외의 다른 치료 즉 고혈당과 동반되는 dysmetabolic syndrome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후자에 대한 증거로, 비만한 환자군에서는 혈당 강하제로 치료한 그룹보다 메트포르민 으로 치료한 그룹에서 심혈관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1/3 이상 감소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즉 일종의 인슐린 감작제(sensitizer)로 볼 수 있는 메트포르민으로 인슐린 저항에 대한 치료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으며, 그 효과는 단순한 혈당 강하에 비해 월등함을 입증해 주었다. 또 한가지 증거로, 고혈압이 동반된 군에서 혈압을 적극적으로 조절한 결과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한 군에서 보다 당뇨병 합병증과 사망률을 더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당뇨병을 dysmetabolic syndrome의 한가지 표현형으로 보는 시각에 더 힘을 실어 주게 되었다. 즉 인슐린 저항이라는 뿌리를 가진 나무로부터 여러 갈래의 가지가 뻗어 나왔으며, 이들 가지는 각각 당뇨병,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이루어진 한개의 커다란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 

 

 

치료전략

 

제 2형 당뇨병의 치료는 단순한 혈당 강하로는 한계가 있으며 인슐린 저항이라고 하는 뿌리에 대한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더구나 혈당 강하를 위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치료는 설폰요소제를 투여하여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거나 인슐린의 직접 투여를 통하여 혈당을 낮추는 방법인데, 이로 인한 고인슐린혈증은 그 자체가 복부 비만 등을 일으켜서 동맥경화증의 또 다른 독립적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미 기술한 바와 같이 혈당 조절을 더 정상에 가깝게 할 수 있도록 더욱 개선된 혈당 강하제와 인슐린을 개발하여야 하며 현재 새롭게 개발된 약제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혈당 조절을 더 엄격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한편으로는 인슐린 저항에 의한 dysmetabolic syndrome에 대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한편으로는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혈당을 조절하도록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제 2형 당뇨병의 치료방법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이 두가지 접근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베타 세포 기능의 향상과 인슐린 저항의 개선이라는 두 요인을 동시에 치료함으로써 결국은 같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함에 있다. 다시 말해서 인슐린 저항을 개선시키지 않으면 혈당 강하제의 작용을 제대로 나타낼 수 없고 반대로 고혈당이 지속되는 한은 인슐린 저항이 잘 개선되지 않는 현상이 서로 맞물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을 감소시키면, 이로 인한 당 이용의 증가와, 고인슐린혈증의 개선으로 베타 세포의 기능이 향상되고, 혈당 강하제의 효과도 증진되며 대혈관 합병증의 중요한 위험 인자인 고혈압과 고지혈증의 치료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2형 당뇨병 치료의 기본이 되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도 인슐린 저항에 대한 치료 방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약을 이용한 인슐린 저항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은 메트포르민이다.

이 약제는 특히 간 세포에서의 인슐린 저항을 감소시켜서 간의 당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뚜렷하다. 소화장애 등의 부작용이 있으나 현재로는 일차 선택약으로 혹은 설폰요소제나 인슐린과의 병합요법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메트포르민의 많은 잇점에도 불구하고 인슐린 저항에 직접 작용하는 약제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는 아마도 인슐린 저항의 치료 효과로써, 실제 말초 조직에서 당 이용이 증가하고, 혈중 인슐린 농도 감소, 베타 세포 기능이 회복되는 실질적인 인슐린 저항 치료제가 필요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씨아졸리딘다이온(Thiazolidinedione, 이하 TZD)은 세포핵내의 PPAR(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gamma라고 하는 수용체와 결합하는 물질로, PPAR-gamma에 TZD가 결합하면 retinoid X 수용체(RXR)와 함께 heterodimer를 형성하고, 이는 특정 유전자 promotor의 DNA sequence (PPAR-response elements, PPRE)에 결합하여 특정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한다. 이들 유전자로부터 형성되는 단백질(지단백 지방 분해효소, 지방산 결합 단백, GLUT4, acetyl-CoA synthatase)은 주로 지방세포의 분화와 지방생성을 촉진한다. 이 과정에서 지방세포 크기는 작아지고, 인슐린 저항을 일으키는 물질로서, 분화되기 전 지방세포로부터 생산되었던 유리 지방산, TNF-alpha, 랩틴 등은 덜 생산되게 되어 인슐린 저항이 개선된다.

 

특히 골격근은 인슐린 저항의 가장 중요한 장소로, 지방 세포로부터 생성된 유리 지방산, TNF-alpha, 랩틴 등에 의한 인슐린 저항이 개선되고, GLUT4 발현의 증가로 당 섭취도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인슐린의 생물학적 효과가 증대된다(Fig. 1). 

 

 

PPAR-gamma의 구조 중 serine에 인산화가 되면, TZD와 결합되어 있더라도 PPAR-gamma의 기능은 상실된다. Serine이 인산화 되는 과정은 MAP kinase에 의해 촉매되며 MAP kinase는 인슐린, 성장인자에 의해 활성화된다. 이와 같은 기전은, 지방조직이 어느 정도 증가하면 PPAR-gamma 기능이 떨어지는, 되먹이 현상을 일부 설명하는 것이며, 그밖에 유리 지방산 자체가 인슐린 저항을 촉진하는 현상도 PPAR-gamma를 매개로 하여 일어난다는 가설이 있다(Fig. 2). 그러나 TZD과 PPAR-gamma에 대한 정확한 작용기전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다. 

 

TZD은 1980년대 초 일본에서 항산화제로 개발되었으며 그 후 KK, db/db, ob/ob, fa/fa 등의 유전적 인슐린 저항을 가진 실험 동물에서 혈당 강하 효과가 있음이 알려졌다. 1977년부터 임상에 처음 쓰인 TZD은 troglitazone이었으며 그 후 Rosiglitazone과 pioglitazone이 등장하였다. Troglitazo-ne은 간독성의 부작용으로 2000년 3월부터 FDA에 의해 시장에서 철수하였다.

 

Rosiglitazone은 PPAR-gamma와의 결합능이 다른 TZD보다 훨씬 강하므로 투여량이 하루 2mg∼8mg 정도이다. 

인슐린 저항에 대한 rosiglitazone의 효과는 여러 가지 임상적 지표로 알 수 있다. 먼저 설폰요소제와는 달리 약 투여부터 최대 혈당강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3∼4주가 소요된다. 이는 rosiglitazone이 핵 수용체와 결합하여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과정, 새로운 단백 형성의 과정 등을 통해서 혈당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rosiglitazone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 저항을 개선시킴으로 해서 혈당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혈당 강하 효과는 설폰요소제 같이 단시간에 극적인 변화를 볼 수 없다. 

 

하루 4mg, 8mg을 26주간 단독 투여한 경우 공복시 혈장 혈당은 각각 58mg/dl, 76 mg/dl, HbA1C는 1.2%, 1.5% 감소하였다.

하루 용량 8mg까지는 투여량에 따른 점진적 강하 효과를 보였으며, 8mg 이상에서는 더 이상 강하효과가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베타 세포의 기능을 현저히 증가시킨다는 사실이다. 하루 4mg, 8mg을 26주간 단독투여 후 인슐린 저항성은 각각 16.0%, 24.6% 감소하였으며 베타세포 기능은 49.5%, 60.0% 증가하였다. 52주간 투여후 혈장 인슐린과 프로인슐린 농도는 20%∼40% 감소하였다. 특히 메트포르민과 병합 투여시 베타 세포 기능이 90% 정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으며 인슐린 저항은 20% 줄일 수 있다. 

 

베타 세포 기능의 개선 이외에도, 인슐린 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dysmetabolic syndrome이 호전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즉 이완기 혈압의 강하 효과를 볼 수 있고, 혈관 내피세포 기능의 표식자인 미세단백뇨의 감소를 볼 수 있다. 또한 인슐린 저항의 중요 인자인 혈중 유리 지방산과 triglyceride의 감소를 관찰할 수 있다. 더불어 rosiglitazone 자체의 항염증 작용에 의해 여러 동맥경화증의 지표가 개선됨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약의 부작용으로는 드물게 부종, 체액 저류, 상기도염 증상 등이 있으나, 설폰요소제나 인슐린으로 인한 체중 증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론적으로 rosiglitazone은 혈당 강하제가 아니며 인슐린 저항을 개선시키고, 이로 인한 dysmetabolic syndrome을 치료함으로써 이차적으로 혈당이 조절되는 효과를 나타내는 약제이다. 이는 제 2형 당뇨병의 치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심혈관 합병증의 예방에 대한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rosiglitazone은 제 2형 당뇨병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치료제로 분류될 수 있으며 특히 다른 인슐린 감작제인 메트포르민이나 설폰요소제, 인슐린 등과 병합함으로써 치료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DiaTreat Vol. 2,  No.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