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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내분비내과] 한국 당뇨병의 유병률 급증 예고

강 성 구

가톨릭의대 부천성가병원 내분비내과

Sung-Ku Kang, M.D.

Chairman, Dept. of Internal Medicine,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Holy Family Hospital,

The Catholic University of Korea College of Medicine

 

지난 30여년 동안의 경제 성장과 생활 양식의 변화는 한국인의 질병 양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당뇨병이 입원 진료를 많이 받은 10대질환의 하나가 되면서, 당뇨병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도 매년 증가되고 있다. 또한 1990년대에 들어서는 당뇨병이 한국인의 10대 사망 원인 질환의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당뇨병의 1차 예방은 당뇨병에 대한 감수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미리 알아내어,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는 각종 환경인자, 행동인자 또는 아직 모르는 인자들을 변화( 또는 중재 )시켜, 당뇨병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다. 2차 예방은 각종 검사 또는 방법을 이용 하여 당뇨병 환자를 조기에 선별한 후 발생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통해, 당뇨병의 진행 또는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다. 3차 예방은 이미 발생한 당뇨병을 대사조절방법, 당뇨병교육 등의 각종 방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당뇨병의 합병증 발생을 지연 또는 예방하는 것이다.   실제로 당뇨병에 대한 모든 역학적 연구 는 당뇨병의 예방이  가능하도록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주고, 각 단계별로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방법 또는 수단을 개발하며, 또한 이러한 역학적인 접근 방법의 효용성을 검증 하는 것이다.

 

1997년 보건복지통계연보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평균 일일 섭취 총열량은 1970년에 2,370 Cal이었으며, 평균 일일 단백질 섭취량이 65.1 g이었고 평균 일일 지방 섭취량이 19.7 g이었으나, 1997년에는 각각 2,991 Cal, 97.8 g, 79.7 g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 총열량의 증가에 비해 지방 섭취량의 증가가 두드러져 보이며 이와 같은 추세는 향후 우리나라에서의 당뇨병 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 1960년대의 전국민 평균 기대 여명이 52.4세였던데 비해 1995년에는 73.5세였으며 2020년에는 78.1세로 추정되고 있어 신체 활동의 저하, 과다한 음식물의 섭취로 인한 비만도의 증가와 함께 인구 구조의 고령화는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당뇨병 환자의 비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WHO는 1995년 전세계적으로 4.0%이던 당뇨병 인구가 2025년에는 5.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며 구미 선진국의 경우, 당뇨병 인구가 1995년에서 2025년 사이 42% 증가하는 것에 비해 서구화가 진행 중인 나라에서는 170%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여 서구화가 진행 중인 나라에서의 당뇨병의 심각성을 나타내었다.

 

 

유병률과 발생률 및 세계의 당뇨병 현황

 

WHO와 IDF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1억 5천만명 이상의 당뇨병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며, 2025년에는 그 수가 약 3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당뇨의 유병률(Prevalence)과 발생률(Incidence)은 측정하는 방법의 차이에 따라 현격하게 달라질 수도 있다.

대개 경구당부하검사를 통한 유병률의 추정이 널리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registries와 interview surveys 같은 임상적 진단을 바탕으로 한 연구는 부정확하다고 믿어지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연구는 50% 가량 당뇨의 발생빈도를 underestimate 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들도 보건계획을 세우는데 중요할뿐더러, 어떤 지역에서는 유일한 available data가 되고 있다.

 

당뇨의 발생률과 유병률은 국가에 따라 같은 지역이라도 인종별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어떤 인구 집단, 주로 비코카시아인 에서의 당뇨의 위험인자는 생활습관의 변화와 연관을 지녀 왔다. 근대화와 서구화가 많은 인구집단에서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을 증가시키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는 것으로 믿어진다.

한편, 우리나라의 사망원인별 사망률을 보건복지부 2001년도 당뇨관리사업지침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은 1999년도 인구 10만명 당 21.8명(남자 21.6명, 여자 22.0명)으로 사망원인 중 당뇨병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점 증가되어 10대 사망원인 질환의 하나로 높아졌다. 특히 최근들어 여자의 사망률이 남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아진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Fig. 1).

 

미국에서, 진단 되어 진 당뇨의 증가는 환자의 생존 증가와 인구의 노령 화 때문 이며, 다른 요인 으로 는 당뇨의 조기발견 같은 진단 기준의 변화와 감시체계의 증가 또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인구집단 또는 지역 사회 전체를 대상 으로 한 제1형 당뇨병 의 1차 예방은 아직 까지는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생각된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제1형 당뇨병의 발생률이 낮고, 특정 인자와 당뇨병 발생 간에 인과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져 있지 못한 경우 에는 위험인자의 통제는 적절치 못하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양식이 서구화 되면 당뇨병의 유병률이 증가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이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볼 수 있지만 일본과 같은 선진국이라도 급속히 경제가 발전 을 한 경우 에는 당뇨 병의 유병률이 폭발 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국내 일부 지역에서는 40세 이상 주민의 당뇨병 유병률이 약 10%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여러 선진국의 당뇨병의 유병률을 보면 영국이 3∼4%, 독일이 4∼5%,이태리 5∼6%, 핀란드 3∼4%, 미국 백인이 5∼8%로, 최근 수십 년간 거의 변동이 없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수십 년간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함께 당뇨병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1960년에는 0.2%에 지나지 않던 것이 1990년에는 3% 이상이 되었고, 1997년 연천지역에서의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30세 이상의 주민에서 8%의 유병률을 나타내고 있다. 만약 도시인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이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의 유병률이 급속하게 증가한 이유는 경제성장과 함께 운동부족, 과다한 열량섭취 및 스트레스가 주요인으로 생각되며 그 외 평균 수명의 연장에 따른 노령인구의 증가 및 의료보험 혜택으로 인한 당뇨병의 조기검진 등이 중요한 증가 요인으로 생각된다.

 

당뇨병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의 복합적인 맞물림에 의하여 발병되고 임상경과도 영향을 받는다. 서구인과는 다른 종족적 특성의 차이로 한국인은 당뇨병의 유전인자와 감수성이 백인과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식습관과 생활양식에도 차이가 있고 여기에 최근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경제 수준과 서구화의 진행 등의 환경적인 변화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한국인 당뇨병은 임상, 생화학, 면역 및 유전학적으로 서구인과 많은 차이점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 동안 행해진 역학 조사들은 경제 수준에 따른 국가간의 당뇨병 유병률의 차이를 보여 주었으며 서구화가 진행 중인 국가의 경우, 한 국가 안에서도 도시 지역의 당뇨병 유병률이 농촌 지역에 비해 약 2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차이는 당뇨병 발병의 위험인자로 생각되는 비만도의 증가, 신체활동의 감소로 설명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간의 경제 발전에 따른 식생활의 서구화, 신체활동 감소 등의 생활양식의 변화와 인구 구성의 노령화로 인해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제1형 당뇨병의 역학적 특징

 

서울지역에서 1985년부터 1987년까지 15세 미만 아동의 제1형 당뇨병 연간발생률은 100,000명 당 0.70명(95% 신뢰구간: 0.55∼0.89명)이었다. 남아는 0.58명(0.42∼0.90명), 여아는 0.78명(0.56∼1.07명)으로 남녀간 차이는 없었다. 50% 이상의 환자가 10∼14세에 당뇨병이 발생하였다. 겨울에 진단받은 환자가 가장 많고, 여름에 진단받은 환자가 가장 적어, 제1형 당뇨병 발생에 계절적 변이가 있음을 시사하였다.

94년의 서울지역 15세 미만 아동의 당뇨병 연간발생률은 100,000명 당 1.86명(1.28∼2.30명)이었다. 남아는 1.45명(0.82∼2.09명), 여아는 2.16명(1.35∼2.98명)이었다. 이 결과는 제1형 당뇨병의 발생이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특히 여아의 경우에 현저하였다.

 

1994년의 전국적인 등록연구에서는, 262명의 30세 미만 제1형 당뇨병 신환이 등록되었다. 남자는 121명, 여자는 141명으로 남녀 비는 1:1.2이었다. 이 중 73명(28%)은 당뇨병의 가족력을 갖고 있었고, 81명(31%)은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제1형 당뇨병이 발병하였다. 발병 연령은 2∼29세이며, 10∼14세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였고, 그 후 발생 빈도는 감소되나, 20세 이후에는 10∼14세의 약 1/2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제 1형 당뇨병 발생의 계절별 변이는 관찰되지 않았다(표 1).

 

제2형 당뇨병의 역학적 특성

 

1. 전라북도 옥구군 지역 연구(1971년)

10세 이상 주민 134,238명 중 18,156명을 대상으로, 식사 2시간 후 요당검사에서 양성인 사람을 선별한 후, 포도당 50 g을 이용한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하였다. 이 중 당부하 후 1시간 혈당이 160 mg/dL 이상 및 2시간 혈당이 110 mg/dL 이상인 사람을 당뇨병으로 판정하였다. 10세 이상 주민의 당뇨병 유병률은 0.91%(남자 1.41%, 여자 0.42%), 30세 이상 주민의 당뇨병 유병률은 1.5%(남자 2.5%, 여자 0.7%)이었다. 조사 당시 본인이 당뇨병 환자임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5%에 불과하였다.

 

2. 전국 실태 조사 연구(1990년)

전국 결핵 실태 조사와 병행하여, 당뇨병에 대한 전국 규모의 체계적인 역학 조사가 시행되었는데, 표본 추출된 전국 190개 지역의 30세 이상 성인 25,967명 중 20,047명을 검진하였다. 대부분 glucometer를 이용하여 공복혈당을 측정하였으며, 이 중 3,055명을 대상으로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공복혈당이 120 mg/dL 이상 또는 식후 2시간 혈당이 200 mg/dL 이상인 경우를 당뇨병으로 판정하였다. 당뇨병의 유병률은 7.9%(남자 5.1%, 여자 8.7%)이었다. 이를 1990년의 우리나라 인구를 표준 인구로 하여 연령 보정하였을 경우, 남자의 유병률은 4.6%, 여자의 유병률은 8.1%이었다. 조사 당시 본인이 당뇨병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20% 미만에 불과하였다.

 

3. 경기도 연천군 지역 연구(1993년)

경기도 연천군 지역에서 무작위 집단 표본조사를 실시하여 30세 이상 성인 3,804명을 선정하였다. 이 중 2,520명(66%)을 대상으로 75g 포도당 경구당부하검사를 시행하였다.

 

세계보건기구의 진단 기준에 따른 당뇨병 유병률은 9.1%(남자 10.6%,여자 7.9%), 내당능장애(impaired glucose tolerance) 유병률은 11.8%(남자12.5%,여자 11.3%)이었다. Segi의 표준 세계 인구(1985년)로 보정할 경우, 30∼64세의 당뇨병 유병률은 7.2%, 내당능장애 유병률은 8.9%이었다. 조사 당시 당뇨병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당뇨병으로 판명된 사람의 44%에 불과하였다.

1995년 동일 지역에서 역학조사를 다시 시행하였다. 30세 이상 성인 4,012명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실제 연구에 참여한 인원은 1,911명(47.9%)이었다. 보정전 당뇨병 유병률은 12.8%이었으며, 1990년 우리나라 인구를 표준 인구로 하여 보정할 경우 당뇨병과 내당능장애의 유병률은 각각 10.1%(남자 12.3%, 여자 8.2%), 12.2%(남자 11.3%, 여자 13.1%)이었다.

4. 전라북도 정읍군 지역 연구(1997년)

전라북도 정읍군 지역에서 40세 이상 성인 28,380명 중 1,791명을 무작위 집단 표본 추출 하였다. 이 중 1,108명(61.9%)이 75g 포도당 경구당부하 검사에 참여하였다. 세계보건기구의 진단 기준에 따른 당뇨병 과   내당능장애의 유병률은, Segi의 표준 세계 인구(1985년)로 보정할 경우, 각각 7.1%, 8.5%이었다. 조사 당시 당뇨병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은 당뇨병으로 판명된 사람의 42%에 불과하였다(표 2).

[출처: DiaTreat Vol. 2, 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