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7 (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혈액종양내과] 종양표지자를 이용한 악성종양의 진단과 치료적 접근

        

김 열 홍

고려대 의대 안암병원 종양내과

Yeul-Hong Kim, M.D.&Ph. D.

Division of Hemato-onc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Anam Hospital,

Korea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                               

 

서 론

 

종양표지자란 악성종양 혹은 특정한 양성 세포에서 생산되어 혈중으로 분비되는 호르몬, oncofetal 단백, 효소, 종양항원 등을 말한다. 좀 더 광범위한 의미로는 혈액 소변, 체액 등에서 일정 암환자의 일부에서 정상 수치 이상 분비되는 물질을 총칭한다. 초기에 암과 관련이 증명되었을 때에는 암의 조기 진단에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모았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진단에는 부적합함이 밝혀졌다.

 

첫째, 종양표지자는 양성질환에서도 상승할 수 있다. 둘째, 종양표지자는 모든 암환자에서 상승하지 않는다. 특히 조기암 환자에서는 상승이 드물다. 셋째, 여러 종양표지자가 한 가지 암에만 특이한 것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암에서 상승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종양표지자가 암 환자의 치료 효과 판정과 경과 추적관찰에 유용하다는 것이 판명되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예후 판정, 치료효과의 판정, 암 재발 진단 등에 유용하다. 일부 암에서는 어떤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일 것인지 예측하는 인자로서 의미도 있고 상승되었던 종양표지자가 정상으로 떨어지면 좋은 치료효과를 반영하기도 한다. 본 글에서는 종양표지자의 쓰임새와 제한점을 알아보고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정상 수치보다 높게 나타난 경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종양표지자의 종류와 특성

 

1. CEA(Carcinoembryonic antigen)

처음 발견하였을 때에는 대장·직장암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폐, 췌장, 유방, 위 등 여러 종류의 선암(adenocarcinomas)에서 모두 올라갈 수 있는 광범위한 종양표지자이다. 일부 두경부 편평상피암과 갑상선 medullary cancer, 흑색종, 림프종에서도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조기 대장암 환자에서는 CEA가 거의 상승하지 않으며 흡연자에서 중등도로 상승할 수 있다. 물론 검사실에 따라 정상범위의 수치는 다르지만 비흡연자에서 CEA의 정상치를 0-5 ng/ml로 정의되어 있는 검사실의 경우 흡연자는 0-10 ng/ml까지 정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기관지염, 게실염, 소화성 궤양 질환, fibrocystic 유방질환, 간 질환 등 양성질환에서도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암의 조기 검진이나 진단에는 부적합하다. CEA는 대장암 진단의 예민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원발소를 모르는 선암이 대장이나 소화관으로부터 발생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특이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진단 자체에는 효용이 떨어진다. 단, 다음의 목적에는 유용성이 확인되었다.

 

1) 예후판정

통계학적으로 대장암 환자에서 수술전 CEA가 높으면 나쁜 예후를 나타내는 인자이며 CEA는 adhesion molecule로서 높은 CEA는 침윤과 전이의 가능성이 높은 암을 시사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CEA가 높은 환자에게 다른 치료법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증거는 없다.

 

2) 치료경과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치료 후 CEA치의 감소는 좋은 치료 반응을 의미한다. 따라서 검사 비용이 비싼 CT 등 검사 대신에 CEA를 주기적으로 검사하여 경과 관찰을 할 수 있다. CEA의 상승은 질환의 진행을 의미 할 수도 있으나 치료 초기에 일시적으로 CEA가 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CEA 검사로 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재수술 결정

대장암 환자의 일부에서 국소재발이 확인되거나 간에 하나의 전이 병변이 있으면 재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CEA는 임상적으로 재발을 진단하거나 방사선학적으로 종양의 재발이 보이기 수 개월 전에 상승하지만 CEA를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완치율의 향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2. CA 125

CA 125는 난소암을 비롯한 몇 가지 암에서 분비되는 항원에 대한 단크론 항체이다. 대장암에서의 CEA와 같이 CA 125는 난소암의 진단에 예민하거나 특이하지는 않다. I기 난소암 환자의 50% 이상은 CA 125가 정상이고 자궁암, 간암, 유방암, 폐암, 췌장암, 대장암에서도 상승을 보일 수 있다. 또한, CA 125의 상승이 나타날 수 있는 양성 질환은 자궁내막증, 골반염, 난소낭종, 복막염, 췌장염, 임신의 초기, 월경기간, 간 질환 등이 있다.

1) 조기검진

골반 부위에 종양이 있고 CA 125가 상승한 50세 이상 환자에서 난소암이 있을 확률은 80~90%이며 특히 CA 125 수치가 65 U/ml 이상이면 그 확률은 98%에 이른다. 이러한 환자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하여 개복수술이 요구된다. 반면 CA 125가 정상이면서 골반 부위에 종양이 있는 환자에서 개복수술 후 난소암으로 진단되는 확률은 18~28%로 보고되고 있다.

2) 치료 경과 관찰

대부분의 난소암 환자는 수술과 항암제 치료 후 신체검사, CT 검사, CA 125 수치가 모두 정상화되는 완전관해를 이룬다. 그러나 이들 중 약 절반은 현미경학적으로 잔존 암이 있고 병리학적으로 깨끗한 것으로 판정받은 환자 중 약 50%에서 재발이 일어난다. 따라서 CA 125는 미세 잔존암의 진단에 적합치 않다. 항암제 치료로 CA 125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이는 항암제에 내성이 있는 잔존질환이 있음을 의미하며 일단 정상화된 이후 다시 상승하면 이는 재발을 의미한다. 그러나 재발이 진단된 이후에 완치가 가능한 치료법이 없는 현실에서 조기 재발 진단의 임상적 의의는 미미하다.

 

3. 유방암과 CA 15-3, CEA

CA 15-3은 유방암 환자에서 많이 상승하지만 초기 유방암 환자에서는 상승이 드물고 난소암, 폐암, 전립선암에서도 상승한다. 양성질환에서는 유방과 난소의 양성질환에서 상승을 보일 수 있다. (자궁내막증, 골반염, 간염, 임신, 수유 등)

 

1) 조기검진

CA 15-3과 CEA는 유방암 환자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 대부분의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상승하지 않고 유방암 환자에게 특이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2) 치료 경과 관찰

유방암의 치료 후 CA 15-3나 CEA의 상승이 암의 진행이나 재발의 첫 소견일 수도 있다. 그러나 효과적인 구제 치료법이 없으므로 임상적 의미는 떨어진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쓰임새는 방사선학적으로 암의 경과를 판정키 어려운 경우에 국한된다. 예를 들어 골전이만 있는 환자에서 골주사 검사에 치료효과가 나타나기 까지는 수 개월이 소요된다. 또는 복강 안에 암이 퍼져 있는 경우 주기적인 종양표지자의 관찰로 치료 효과 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주의 할 점은 호르몬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치료 직후 종양표지자가 일시적으로 악화되는 것처럼 나타나기도 하므로 서둘러 치료를 중단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4. 전립선암과 PSA

PSA는 모든 성인 남성의 혈액에 낮은 농도로 검출되며 정상 혹은 비정상 전립선 세포에서 모두 분비되므로 전립선암 뿐 아니라 양성 전립선 질환 (전립선염, BPH)에서도 상승할 수 있다.

 

1)조기검진

PSA는 전립선의 세포에서 분비되며 전립선 암환자에서 높은 농도로 분비된다. 증상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전립선 암 유무를 검진하였을 때 수지직장검사에 비하여 PSA 검사가 약 1/3의 전립선 암환자를 더 찾아낼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transrectal ultrasonography나 수지직장검사로 진단되는 전립선 암 환자의 20~30%는 PSA의 상승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아직까지 PSA를 사용하여 전립선암을 조기 진단하여도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지는 못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암학회에서는 전립선암의 조기 검진을 위하여 PSA와 수지직장검사를 함께 시행하고 두 가지 검사중 한 가지에 이상이 있으면 transrectal ultrasonography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PSA는 고령으로 갈수록 증가하므로 나이에 따라 정상 수치를 교정하여 사용하여야 한다.

 

2)치료효과판정

PSA가 가장 널리 사용되는 분야로 전립선 절제술 후 6~8주까지 PSA가 높게 나타나면 암이 완전히 절제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추가적인 치료를 요한다. 방사선 치료 후에도 PSA는 1년 이내에 정상범위로 떨어지는데 마찬가지로 1년 이후에도 PSA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이는 암의 재발을 의미한다. 호르몬 치료는 치료 자체가 PSA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치료효과 판정은 쉽지 않지만 PSA의 상승없이 암의 진행은 거의 불가능하다.

 

5. 고환암과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AFP (Alpha-fetoprotein)

1) 조기 검진

정상적으로 HCG는 태반에서, AFP는 태아에서 분비된다. 남자나 임신하지 않은 여자에서 이들 단백이 발견되면 암의 진단이 가능하지만 조기 검진 방법으로는 불충분하다.

 

2) 진단

Seminomatous tumor의 약 15%에서 HCG의 상승을 보이지만 nonseminomatous tumor component가 있을 때도 일부 환자에서 HCG가 높게 상승한다. AFP의 상승은 nonseminomatous tumor의 진단을 의미하는데 nonseminomatous tumor는 주로 항암제 치료를 사용하며 seminomatous tumor는 국소병변일 때 방사선치료가 주된 치료법이기 때문에 두 질환의 감별은 중요하다.

병리학적으로 미분화 형태의 종양이 체내 중심부 (pineal, 종격동, 후복막 부위)에 위치하면서 이들 표지자가 상승하면 고환암 또는 extragonadal germ-cell tumor를 진단할 수 있다. 폐암, 유방암, 소화관암, 난소암 환자중 일부에서 낮은 수치의 HCG 상승을 보일 수 있다.

 

3) 치료 효과 판정

HCG 혹은 AFP가 nonseminomatous tumor 환자의 89%에서 상승하므로 항암치료의 반응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으로 사용된다. 항암제 치료 22일째에 HCG 수치가 1/10 이하로 감소하지 못하면 예후가 나쁠 환자이다. 표지자가 정상 수치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잔존 질환이 있음을 의미하며 반대로 표지자가 정상화 된 환자의 1/3에서 실제로는 잔존 질환이 남아 있다.

 

6. 간암과 AFP

AFP는 정상 태아에서 분비되며 암에서는 간암과 생식세포암에서 상승하며 일부 위암에서 상승한다. 양성 질환 중에서는 간염, 간경변, Ataxia telangiectasia, Wiscott-Aldrich syndrome, 임신 등에서 상승한다.

 

1)조기검진

동양에서는 B형 혹은 C형 간염 환자와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AFP와 복부 초음파 검사로 정기 검진함으로써 비교적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7. CA 19-9

대장암 환자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나 췌장암, 위암, 담도암 환자에서도 상승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췌장암 환자에서 CA 19-9이 높은 수치를 보이면 많이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양성질환에서는 담석, 췌장염, 간경변, 담낭염 등에서 상승한다.

 

8. 원발병소 불명암과 종양표지자

암환자의 5~10%는 진단 초기에 원발소를 찾지 못하는 암으로 나타나지만 종양표지자가 특정 조직에서 발생하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으며 원발병소 불명선암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종양표지자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예외는 전립선암으로 혈청 PSA가 높으면 종양조직에서 PSA 염색을 하여 진단에 이용하여야 한다.

 

 

결 론

 

이미 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종양표지자는 다양한 임상적 의의를 가질 수 있다. 진단 당시 종양표지자가 상승되어 있던 암환자는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에 의한 치료 효과를 비교적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술 후 종양표지자가 완전히 정상 범위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환자의 체내에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며 항암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종양표지자가 계속 상승한다면 항암제 치료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마땅한 치료반응 평가 방법이 없는 환자에서 매우 효과적인 평가방법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발이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하여도 환자에게 치료 효과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없고 오히려 환자의 정신적 부담만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일반인이나 일부 건강검진 프로그램에서 기대하는 암의 조기 진단은 종양표지자 검사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다른 검사법과의 종합적인 평가를 통하여 필요한 정밀검사 종목을 선택하는데 참고자료로 사용하는 고려가 필요하겠다.

 

[출처 : DiaTreat Vol.3,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