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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순환기내과] 1차 의료인을 위한 기관지천식의 진단과 치료






정 재 원

인제의대 일산 백병원 알레르기 내과

Jae-Won Jeong, M.D. &Ph.D.

Division of Allergy,

Dept. of Internal Medicine,

Ilsan Paik Hospital,

Inj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                 

 

서 론

 

기관지천식은 만성적이고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증상을 잘 조절하고 폐기능을 정상화하여 환자로 하여금 정상인과 같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며, 치료방법에 의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간에 밀접한 관계가 필요하다. 환자에게 기관지천식의 특성과 치료법에 대해 충분히 교육하고 원인물질과 유발인자를 회피하는 회피요법 및 약물요법의 필요성과 흡입기의 사용방법, 복약시 주의점과 부작용 등을 잘 교육함으로써 효과적인 치료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의료 현실에서는 의사들이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

 그 대신 환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얻게 되는데, 인터넷에서 ‘천식’ 한 가지만 검색해 보더라도 대부분 민간요법/한의원에서 진료 및 치료 상담을 제공하는 현실을 본다면, 환자를 위해 학회에서 검증하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질병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선진국이 부러울 뿐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1월부터 기관지천식 환자를 위한 천식 전문 사이트인 아스마케어(www.asthmacare.co.kr)가 운영 중이다. 환자용과 의료인용 두 채널을 가지고 기관지천식에 대해 환자/보호자나 의료인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토픽에서는 실제 웹페이지 상에서 환자들이 상담해오는 궁금증과 증상들을 예시하여, 제한된 내용이나마 개원가에서 기관지천식의 진단과 치료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이해

 

기관지천식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알레르기 질환의 특징에 대한 이해와 함께, “천식은 전신적인 알레르기 질환의 한가지 발현 양상으로 폐 증상을 주로 보이는 질환”이라는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알레르기란 인체 외부의 이물질에 대한 몸의 면역반응이 정상인과는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신체에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를 알레르기 질환이라고 한다.

 

1)알레르기 질환은 전신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눈에서는 알레르기 결막염, 코에서는 알레르기 비염, 피부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두드러기, 폐에서는 기관지천식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기관지천식 환자에게서 자세한 병력청취(history taking)를 통해, 위에서 예시한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동시에 또는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나타나는지에 대한 단서를 확인함으로써 기관지천식이라는 진단을 용이하게 내릴  수 있다.

 

2)가족력이 있다.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가족 중 비슷한 알레르기 질환의 병력이 있거나, 3)원인 알레르겐이나 악화인자에 노출시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는 역동적인(dynamic) 양상을 보이는 특징들을 자세히 청취(taking, not listening)하여 기관지천식을 좀 더 용이하게 진단할 수 있다.  

 

 

 

기관지천식의 진단

 

기관지천식의 3대 주 증상인 발작적인 기침, 호흡곤란, 천명음이 들리면 쉽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은 GINA 지침서에 나와있는 천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적지 않은 환자들이 비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한다. 즉, 호흡곤란이나, 천명음 없이 단지 마른 기침만 반복하거나, 가슴이 답답하거나 흉부압박감을 호소한다든지, 목구멍에 가래가 딱 붙어 있는 듯한 불편감만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흡연력이 있거나 고령자인 경우, 심부전,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되었을 때에는 노화나 흡연에 의한 폐기능의 변화인지, 다른 질환의 증상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와 같은 경우에도 알레르기 질환으로서의 기관지천식이 가지는 특징을 잘 이해한다면, 자세한 병력청취(history taking, not listening)를 통해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나, 가족력의 유무, 일중(야간 악화), 년중 변화, 치료에 대한 반응도 등을 확인함으로써 쉽게 진단에 접근할 수 있다. 

 

특히, 고령자에서 천식의 진단이 늦어지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의료인들이 흡연력이 있는 노인 환자를 별다른 의심없이 COPD로 진단하고 더 이상 천식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흡연자에서 COPD가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흡연자에서도 비흡연자와 동일한 확률로 기관지천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마찬가지로 병력청취를 통해 기관지천식의 특징과 함께 천식 치료에 대한 반응도를 평가하여 진단을 내려야 한다. 또한 고령자에서 심부전 등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병이 진단되더라도 기관지천식은 그 유병률이 노인에서 10% 이상 되는 흔한 질병이므로 천식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천식의 중증도 분류

 

일단 기관지천식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환자의 증상, 야간증상, 폐기능에 따라 그 중증도를 4단계로 분류하게 되는데, 본지 3호(Vol.2,No.2.p191)에 게재된 내용(천식의 단계적 치료)을 참고하기 바란다. 

 

단, 몇 가지 기억해야 할 내용이 있는데, 첫째, 환자의 천식 중증도는 단 한번의 판정으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과를 관찰하면서 환자가 보이는 증상, 폐기능, 투약요구량 등을 기준으로 재평가하여 중증도의 단계를 상향/하향 조정하여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여야 한다. 실제로 간헐증 천식으로 분류된 많은 환자들이 재분류시 지속성 천식 환자임이 밝혀져 있어 의료진이나 환자 모두 기관지천식의 중증도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아무리 경한 천식(경증 간헐성) 단계에서도 심각한 천식 발작이 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를 하여야 한다.

 

2002년 GINA 지침서에서는 중증의 천식 발작을 경험한 경우 3단계 중등증 지속성 천식으로 분류하여 강력한 항염증 치료를 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셋째, 기침을 주로 하면서 기도과민성을 보이는 기침이형천식(cough variant asthma)은 2단계 경증 지속성 천식으로 분류해 흡입용 스테로이드 치료의 길을 열어 주었다. 

 

 

천식의 치료

 

천식의 치료는 회피요법, 약물치료, (면역요법)으로 구성된다. 개원가에서 알레르기 피부검사나 혈액검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 원인 알레르겐을 정확히 밝힐 수는 없으나,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서 원인을 유추할 수 있는 경우, 일차적으로 회피요법을 권장함으로써 환자의 천식 조절 향상과 함께 약물 요구량을 줄일 수 있다.

 

약물치료는 환자의 중증도를 고려하여 단계에 맞는 약물을 투여하며, 반드시 중증도를 재평가하여 약물을 증감시켜야 한다(본지 3호 천식의 단계적 치료 참고). 이때 많은 환자들은 단기간에 증상이 호전되면서 마치 천식이 다 낫은 것처럼 생각하고 자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천식 상태(호흡곤란)와 실제 폐기능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폐기능(spirometry, peak flow meter)을 측정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여야 하며, 기도개형과 폐기능 감소를 막기 위해 지속적인 유지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1990년대 들어 기도 내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알레르기 염증반응에 의해 기도 평활근, 점액 분비선의 증식과 비대에 의한 기도개형(airway remodeling)이 유도되고, 기도개형이 진행된 경우 치료에도 불구하고 폐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차적인 치료제로 흡입용 스테로이드의 중요성이 강력히 부각되었다.

 

이런 기도개형은 증상이 경한 환자나 없는 천식 환자에서도 진행되기 때문에 기관지천식이 진단되면 조기에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환자들은 이전부터 사용해오던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더욱 선호하므로 의료진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기관지천식 치료에 있어서 흡입용 스테로이드의 중요성과 함께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를 많이 사용하였을 때의 부작용을 알려야 한다

 

또, 흡입용 스테로이드 기구의 사용법 및 사용 후 구강 세척 등에 대한 자세한 복약지도가 의료진이나 약국에서 제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구강 캔디다증, 목소리 변성, 후두부 자극, 소아의 성장장애 등의 부작용이나 스테로이드 제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환자의 약물 순응도는 많이 떨어지게 되므로 다소 번거롭더라도 매 방문 시마다 약물을 정확히 복용하고 제대로 사용하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기관지천식 환자의 약 70~80%에서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되어 있고,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40~50%에서 기관지천식이 동반되어 있으므로 잘 조절되지 않은 때에는 동반여부를 조사하고 반드시 같이 치료해 주어야 더 낳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 론

 

많은 사람들에게 “천식은 놔두어도 좋아지는 병이며, 반대로 치료해도 낫지 않는 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팽배하다. 그러나, 천식은 방치하였을 경우 비가역적인 폐기능의 감소로 인해 환자로 하여금 정상적인 생활을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과 원인과 단계에 맞춰 환경관리와 함께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간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기관지천식의 특성, 치료법, 약물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교육,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 DiaTreat Vol3.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