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인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내과 Sang-In Lee, M.D.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Yongdong severance Hospital, | |
서론 기능성 소화불량증(functional dyspepsia)이란 조직 병리적 및 생화학적인 기질적(organic) 병변이 아닌 기능적(functional) 소화불량증을 말한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음식을 섭취하고 대변이 무르거나 설사를 할 경우에 소화가 안된다고 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상복부에 국한된 불편감이나 통증 등에 따르 는 제반증상을 소화불량이라고 하며, 여러가지 증상이 포함된 질환으로서 한가지 원인이나 병인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질환을 총칭한다. 외국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유병률이 약 20∼30% 에 달하며, 1년에 1%이상의 발생률을 나타내는 매우 흔한질환 이다. 소화기계통의 질병이 많고, 특히 위장질환의 발생빈도가 높은 우리 나라 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소화불량의 증상을 경험하리라고 추측된다. 최근 방사선검사 및 내시경검사 등에 의해 기질적 병변이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진단 가능하게 됨으로써 이러한 기질적 병변이 아닌 기능성 병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학자에 따라서 본 질환의 어휘뿐 아니라 증상에 따른 아형 분류의 종류, 분류 기준 등에 아직도 이견이 많으며, 병인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나 어느 하나 정설 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가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질적 병변을 배제한 증상에 따른 진단이기 때문에 진단기준에도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치료 또한 증상의 완화목적을 위한 대증치료가 주종을 이루며 병인에 따른 원인적 치료는 연구단계에 불과하다. 진단 소화불량의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정도 또한 차이가 많을 뿐더러 사람마다 표현하는 것이 다르다. 대표적인 소화불량의 증상으로는 식후 만복감, 식후 포만감, 식후 불쾌 감 (postprandial fullness or discomfort), 상복부 팽만감 (epigastric bloating), 상복부 이물감, 상복부 종괴감 (epigastric lump sensation), 조기만복감, 조기 포만감 (early satiety), 구역, 오심 (nausea), 구토 (vomiting), 역류, 되새김 (regurgitation), 트림(eructation or belching), 공복통(hunger pain), 식후 상복부 통증(postprandial epigastric pain), 가슴 쓰림, 가슴앓이(heartburn), 속쓰림(soreness), 식욕부진(anorexia) 등을 들 수 있다. 진단은 상기 소화불량 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기질 적인 병변을 배제하는 것이다. 기질적 병변을 배제하기 위하여 상부 소화관 내시경 검사 및 방사선 검사가 기본적으로 포함되며, 간기능검사를 포함한 생화학 검사와 담낭검사도 부수적 으로 필요하다(Table 1). 검사방법이나 검사의 종류에 따라서 완전히 기질적인 병변을 배제하는데는 문제점 을 내포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예전에 기능적인 질환으로 간주되던 질환이 기질 적 질환으로 바뀌는 수도 있으며, 학문의 발달에 따라서 향후 상당한 변화가 예측 되기도 한다. 소화불량환자에서의 내시경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구미지역에서는 45세 이상에서 위암을 비롯한 기질적 병변의 빈도가 높으므로 내시경검사를 시행하도록 권장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을 먼저 시행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익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위암의 발생이 워낙 높으므로 가능하면 위암의 조기진단 목적을 위해서도 내시경검사 등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위장출혈, 구토, 체중감소, 연하곤란, 황달, 복부종괴, 빈혈, 소화성 궤양의 기왕력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내시경검사가 필요하다. 식도 및 위장에 대한 운동검사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병인에 대한 연구 로써 시행되며 진단하는 데는 반드시 시행할 필요가 없다. 아직까지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포함한 기능성 위장관질환에서는 증상을 근거로 한 진단기준이 유용하다. 로마기준은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을 기초로 만들어진 진단 기준이다. 이것은 1988년 로마에서 열린 국제소화기병학회에서 처음 제안된 바에 따라 여러나라의 의학자로 구성된 다국적 실행위원회 (multinational working team committees)를 만들어 수차례의 문헌고찰과 그룹 토의를 거쳐 합의(전원일치는 아닐 지라도)된 진단기준이다. 그러나 로마기준은 해부학적, 생화학적 이상이 통상적으로 밝혀진 다른 기질적 질환들을 배제하고 나서야 진단되고, 객관성을 보여주기 쉽지 않은, 증상에 기초한 진단기준이기 때문에, 그 동안 정당성에 대해 수많은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즉 증상을 토대로 한 진단기준이 과연 합리적인지, 로마기준으로 선정된 몇몇 위원들의 의견만을 반영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 진단기준은 변경될 수 없는 확고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어왔다. 그리하여 1995년에 기존의 로마기준(Rome I) 제정시의 기본정신을 발전시키고자 또 하나의 실행위원회(Rome Ⅱ Coordination Committee)가 결성되었다. 이 새로 결성된 실행위원회는 첫번째 로마기준 이후에 기능성 위장관질환에 대하여 새로이 연구된 사실들을 포함하는 기준을 다시 만들고 이것을 committee 내에서 및 외부 자문위원 들에 의뢰하여 수정한 후에 두번째 로마기준 (Rome Ⅱ criteria)을 제정하게 되었다. 기능성 위장관장애는 위장관의 감각능이나 운동기능 이상이라는 공통적인 병태생리 에 의해 일어나지만,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한다. 간혹 두개 이상의 장기에서 중복하여 나타날 수 있지만, 각 장기에 특이한 증상군이 존재한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하여 로마기준은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기능성 위장관장애를 분류하였다. 각각의 해부학적인 위치에 따른 기능성 위장관장애는 특징적인 임상 증상에 따라 여러 질환으로 세분류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Rome II 기준은 <Table 2>와 같다.
치료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뚜렷한 기질적 병변 없이 일어나는 여러가지 다양한 소화불량 증상에 의한 진단이기 때문에 치료 또한 단순하지가 않다. 대부분의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음식, 스트레스 등에 의해 변화가 심하므로 임상적으로 효과 판정이 어렵다. 더욱 위약(placebo)만을 투여하더라도 13∼73%에서 증상의 호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어떠한 치료가 의의있게 효과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애로점이 많다. 치료의 기본은 우선 생활습관의 변화 및 식이요법을 먼저 시행하면서 약물치료와 필요에 따라서 정신과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등 다각적인 치료방법을 환자에 따라서 시도 하여야 한다. 술, 담배를 삼가며 커피나 탄산가스가 포함된 음료수의 과음을 금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은 비단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권장되는 일반적인 건강상식에 해당된다. 식이요법의 원칙은 어느 음식이 좋고 어느 음식은 해가 된다는 식이 아니다. 환자 개개인마다 자기 몸에 잘 맞는 음식과 섭취하면 불편해지는 음식이 있으므로 일부러 남들이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하지 말고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먹고, 맞지 않는 음식은 금하는 것이 좋다. 맵고 자극성이 심한 음식은 좋지 않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위배출을 느리게 하거나 장운동의 변화를 일으켜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과일이나 기호식품은 불편을 느낄 경우에만 금하면 된다. 지나치게 어느 음식은 먹어선 안된다거나 먹으면 탈이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문제도 상당히 증상발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스트 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다. 초기에 정신사회적 요인들을 평가하고 이런 문제들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불필요한 검사를 피할 수 있다.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내시경검사상 이상이 없다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위장관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 자문을 내거나 처방하는 빈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보고가 있는 것과 같이 심각한 질환이 없다고 안심시키는 것 자체가 치료효과면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검사를 반복하고 여러 병원을 찾아 다니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약물치료를 할 경우에도 환자들이 완전히 뿌리를 뽑기위해 증상이 소실 되더라도 몇주 또는 몇개월 동안 계속 복용하려고 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증상 소실후 상당기간 투약하더라도 미리 예방이 되어 완전히 증상이 없어 지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약물에 의존하지 말고, 그때 그때 증상이 심할 경우에만 투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Helicobacter pylori 감염이 된 경우 이에 대한 치료는 이견이 많다. Helicobacter pylori에 감염률이 높아 성인의 70% 이상에서 양성인 우리나라에서는 Helicobacter pylori에 감염되었다고 무조건 이의 박멸을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화불량증 환자의 전반적인 처치방법을 소개하면 <Fig. 1>과 같다. 1. 위산분비 억제제 및 제산제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제이다. 실제로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위산분비의 의의있는 증가가 증명되지는 않았 으나, H2 길항제를 비롯한 위산분비 억제제 및 제산제가 효과를 나타내는 수가 많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외에도 다양한 기능성 식도질환에서도 위산분비 억제제가 치료에 사용된다. 일차적으로 제산제를 투여하고 효과가 없으면 H2 수용체 길항제를 권하기 도 한다. H2 수용체 길항제보다 강력하게 산분비를 억제하는 proton pump inhibitor (omeprazole, lansoprazole, pentoprazole 등)의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 대한 효과 는 위약에 비하여 20∼30% 정도 높은 치료율을 보이며 H2 수용체 길항제의 효과와 비슷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통증을 주 증상으로 하는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proton pump inhibitor가 위장관 운동항진제에 비해 효과가 높다고 한다. 2. 위장운동 촉진제 기능성 소화불량, 특히 운동이상성 아형의 발병기전 중 위장운동의 이상이 논의되고 있으므로 임상에서 위장운동 촉진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Domperidone, cisapride, metoclopramide, levosulpiride, erythromycin 등의 약물이 대표적인 위장운동 촉진제로 사용된다. 몇몇 연구보고를 제외하고는 cisapride 약제가 다른 약물에 비해 위약과의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인정된다. 시사프라이드는 비교적 안전한 약제로 알려졌으나, 최근 QT 간격의 연장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어 식품의약품 안전청에서는 특발성 또는 당뇨병성 신경장애로 인한 위무력증, 위식도역류질환, 소화관 운동장애로 인한 가성 장폐색증으로 제한하였으며,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적응증에서 제외하였다. 상기 약물이외에 prostaglandin analogues(Misoprostol), somatostatin analogues(Octreotide), cholecystokinin antagonists(Loxiglumide), nitric oxide가 위상부의 식후 이완에 관여하므로 glyceryl trinitrite를 포함한 nitric oxide releaser도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나온 약제중의 하나인 mosapride는 5-하이드록시트립타민4(5-HT4) 수용체에 높은 친화도를 가진 선택적 촉진제이나 그 대사산물은 5-HT3 수용체의 강력한 선택적 길항제로 작용한다. 이 약제는 하부 소화관보다는 주로 상부 소화관의 운동에 작용 하여 기능성 소화불량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장운동 촉진제의 용량 뿐 아니라 투여기간이 확립되지 않았으며, 장기간 투여에 따른 부작용 및 치료효과가 아직 불분명하다. 아직도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자연경과에 대해 모르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3. 내장의 진통 약물(Visceral analgesics)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발병기전으로는 내장의 과민 반응이 이론적으로 타당해 내장의 과민반응을 조절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러가지 약물중에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약물은 <Table 3>와 같으며, 기본 작용기전은 <Table 4>와 같다. 4. 기타 약물 다양한 약물이 임상에서 사용되지만 유의한 효과가 인정된 약물은 흔하지 않다. 정신과 약물중에서 저용량의 tricyclic제제(Elavil 등)와 mianserin 등의 항우울제, 진정제 등과 궤양치료제로서 bismuth제제, sucralfate, 및 진경제 등도 증상에 따라서 사용해 볼 수 있다. 결론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기질적 병변을 배제한 증상에 따른 진단으로써, 소화불량 증상이 다양하고 병인, 진단 및 치료에 아직 문제점이 많다. 향후 정확한 병인이 밝혀지고 객관적인 진단법이 발견되면 새로운 질환으로 세분될 가능성이 있으며 원인에 따른 완전한 치료가 또한 기대된다.
[출처 : DiaTreat Vol.2 No.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