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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정신과] 소아·청소년 환자에서의 우울증 진단과 치료

조 수 철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Soo-Churl Cho, M.D. & Ph.D.

Division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Dept. of Psychiatry,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소아기 우울증은 그 존재 여부를 놓고 학자들간에 논란이 있어왔고, 1970년대 후반에 가서야 진단적 타당성을 인정받았으며, DSM-III(1980)부터 공식 진단분류에 포함되게 되었다. DSM 진단분류에서는 우울증의 임상적 양상이 비록 연령에 따라 다소간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성인기의 임상 양상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하여, 성인기의 진단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소아기 우울증은 대개 1.0%에서 8.5%의 범위안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아기 우울증의 평생 유병률은 2%이고, 청소년기는 5∼8%로 알려져 있다.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성인기 우울증과 연속성을 갖는 질환으로 생각되고 있다. 소아-청소년기 우울증은 그 원인론에 있어서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유전적 요인, 신경내분비적 요인, 신경화학적 요인 등 생물학적 요인들 외에 조기 부모 상실, 만성적 가족내 갈등 등 정신사회적 요인들도 중요한 원인적 요소로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원인론적인 다양성 때문에 소아기 우울증의 치료적 전략을 수립할 때에도 환아의 생물학적 기질, 유전적 취약성, 인지-정서 발달의 수준, 환경적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다모델(multi-model) 접근방식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진 단

 

진단은 공식적인 진단기준에 의거하여 내린다.

 

1. DSM-IV의 진단기준

DSM-IV에서는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s)를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기분부전장애(dysthymic disorder), 우울장애, 특정불능(depressive disorder, not otherwise specified)의 세 아형으로 나누고 있다. 또한 기분 에피소드(mood episode)내에 주요 우울 에피소드(major depressive episode:표 1)가 포함되어 있다.

 

 

발달학적 특성

 

우울증이 발생되는 나이에 따라 임상양상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 유아기 및 초기 소아기(Infancy and Early Childhood)

소아기우울증에 관한 최초의 보고는 Rene Spitz(1946)의 의존성우울증(anaclitic depression)으로 볼 수 있다. 그는 6개월된 유아가 어머니와 격리되면, 위축되고, 주위에 대하여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에 대해 기술한 바가 있다. 그는 이러한 양상들이 성인기의 우울증과 비슷한 행동양상이라고 기술하였다.

Rene Spitz의 이러한 개념이 DSM-III-R에서도 받아들여져서 우울증은 유아기때에도 발생될 수 있는 현상으로 기술되고 있다.

 

유아기때와는 달리, 걸음마기에서는 우울증은 아주 드문 현상으로 기술되고 있다. 이유는 이 시기에는 좌절이 되더라도 위축되지 않으며, 능동적으로 항의를 하거나 또는 더 재미있는 상황으로 자신의 주의를 집중시킴으로써 좌절을 극복하는 능력이 생기는 시기가 바로 이 걸음마기이다.

 

2. 중기 또는 후기 소아기(middle and late childhood)

학령전기 또는 학령기의 아동들로서, 청소년기 이전의 아동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 시기가 되면, 인지(cognition), 언어의 발달이 급격히 일어나며, 상징적인 놀이가 발달됨으로 인하여 이러한 기능들이 행동(action)을 대치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이 발달됨으로 인하여 불행감 등의 감정이 일정기간 지속될 수 있는 특징을 갖게 된다. 자존심 저하, 자기비하(self-depreciation) 등의 인지적인 요소가 전혀 동반되지 않은 슬픈 감정이 표현될 수 있다. 후기아동기에 이르면,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 인지 기능의 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

 

3. 청소년기(adolescence)

청소년기가 되면 시간 개념에 대한 인지적인 기능의 발달이 일어나기 때문에 나쁜 경험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되지 않는다. 또한 조그마한 좌절도 이것이 지속적으로 앞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능력은 이미 인지적인 기능 면에서 성인의 수준에 도달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성인과의 중요한 차이점 중의 하나는 성인에서는 자신의 인생경험으로부터 유래되는 사고나 행동에 있어서의 신중한 고려가 특징적이나, 청소년기에 있어서는 이러한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 대한 암울한 생각과 사고나 행동상에서 신중한 고려의 결여는 왜 청소년기에서 자살이 급증하는가 하는 것을 설명해 주는 청소년기의 발달학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치 료

 

1. 정신사회적 치료(psychosocial treatment)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정신사회적 치료로는 인지-행동 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 ; 이하 CBT), 대인관계중심 정신치료(interpersonal psychotherapy, 이하 IPT), 가족 치료(family therapy) 등이 시행되어 왔다.

 

1) 인지-행동 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인지 이론에서 우울증은 부정적인 사건에 의해서만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이것에 대한 인식과 처리에서의 문제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는다.

 

첫째, 아동이 치료의 중심이다(부모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으나 중심은 아동이다). 둘째, 치료자는 치료에 있어서 고전적인 정신치료와는 달리 적극적인 역할을 맡는다. 셋째, 아동과 치료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한다. 넷째, 치료자는 사고와 행동을 아동이 모니터하고 기록하도록 한다. 인지 왜곡 등과 관련된 일기쓰기와 숙제가 매우 강조된다. 다섯째, 치료는 몇가지 방법들, 예를 들면, 행동적 기술(활동 계획표)과 인지 전략(인지 재구성) 등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CBT는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심리치료 중에서 아마도 가장 연구가 많이 된 치료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CBT의 이론적인 배경은 강한 경험적 지지를 얻고 있다. 치료성적에서의 증거는 지역사회 대상군이건, 외래 환아군이건 간에 우수한 치료반응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이 치료의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치료자를 위한 훈련지침서(training manual)가 있다는 것이고, 이는 치료과정을 익히는 것을 용이하게 해주었고, 치료법의 전파에 많은 공헌을 해 주었다.

 

2) 대인관계중심 정신치료(interpersonal psychotherapy, IPT)

대인관계중심 정신치료(IPT)는 우울증이 대인관계의 맥락에서 발생한다는 가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는 많은 이론적, 경험적 근거에 기반을 두는데, Adolf Meyer의 심리생물학적(psychobiological) 접근 방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정신과적 질환의 환경론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소아·청소년에 대한 대인관계중심 정신치료도 역시 우울 장애와 대인관계 문제 사이의 강한 연관성에 대한 경험적 연구에 그 기반을 둔다.

 

하지만 대인관계중심 정신치료가 우울증의 대인관계적 관점에서 유래된 것이라 해도, 대인관계문제가 우울증을 유발한다고만 고집하지는 않고 있고, 우울 증상의 원인이 성격적인 면에 있건, 아니면 생물학적인 취약성에 있건 간에 대인관계의 개선이 우울 증상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이론적-경험적인 지식에 기반을 둔다.

 

IPT는 시간이 정해진 단기치료의 형식을 갖는다. 과거 성인에게 적용하던 치료방식을 소아와 청소년에게는 다소 변형하여 적용하였는데, 주로 5가지 문제영역에 대한 접근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애도(grief), 대인관계 갈등, 역할변화, 대인관계 결손 등 네영역은 성인에서와 같고, 홀부모(single parent) 가정에서의 문제가 소아-청소년에서 추가되었다. 이 치료는 과거보다는 현재의 어려움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목표설정, 역할 명료화 및 의사소통 양상의 변형이라는 세단계 치료과정을 밟아나간다.

 

3) 가족 치료(family therapy)

우울증 환아의 가족에 대한 많은 연구에서 가족내 관계의 이상, 가족내 정신질환 등 가족 구성원에서의 문제와 아동기 우울증 사이에 강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연관성에는 유전적인 면과 환경적인 면이 함께 작용하는 것 같다. 가정환경적 요인 중 소아-청소년 우울증상의 발병 및 경과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는 것은 부모의 비난, 가족내 갈등, 부모와 자녀간의 빈곤한 의사소통 등이다.

 

소아·청소년 우울증의 치료에서 주로 사용되어 온 가족 치료의 방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첫번째는 아동의 치료와 병행해서, 부모를 치료 과정동안에 참여시키는 것으로, 이 기간동안 아동이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는 것을 부모가 촉진시키도록 돕는 방식이다. 부모는 또한 문제해결과 의사소통의 기술을 익히고, 이를 연습하도록 한다. 두번째 방식은 부모와 아동의 통합치료이다. 일차적인 초점은, 치료 시간동안에 가족의 의사소통 패턴과 문제해결방법을 바꾸는 것이다. 치료자는 가족이 가족내의 관계기능으로부터 우울증을 바라보도록 돕는다.

 

2. 약물치료(pharmacological treatment)

1) 사춘기 전 우울증에서의 약물치료

① 삼환계 항우울제

삼환계 항우울제 중에서는 imipramine이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약물이다. 그러나 임상적인 효과에 있어서는 연구자들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소아에서 삼환계 항우울제 사용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부작용과 급사에 관한 문제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작용은 심-혈관계에 대한 부작용으로, 삼환계 항우울제를 투여할 때에는 반드시 baseline EKG를 찍어 두어야 하며, 용량을 증가시킬 때에도 반드시 심전도를 찍은 후에 증량을 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심전도 소견에서 ① 심장박동수가 130/min을 초과해서는 안되며,

 

② P-R interval이 0.21∼0.22초를 초과해서는 안되고,

 

③ QRS widening이 baseline의 30% 이상을 초과해서는 안 되며,

 

④ S-T segment suppression이 baseline의 30% 이상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대개 증량시키는 방법은 1.5 mg/kg/day부터 시작하여 4일마다 3.0, 4.0, 5.0 mg/kg/day 정도로 증가시키며, 5.0 mg/kg/day 이상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2) 청소년기 우울증에서의 약물치료

① 삼환계 항우울제

시도된 약물들로서는 imipramine, desipramine, nortriptyline 등이 있으나 효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보고들이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삼환계 항우울제와 lithium을 병합투여하여 효과가 좋았다는 보고도 있다.

 

② 선택적 serotonin 재흡수 억제제

삼환계 항우울제와는 달리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비교적 가약(placebo)보다 우수한 임상효과를 보여주고 있어, 현재로서는 소아·청소년기의 우울증에 일차 약물(first-line medication)로 선택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있으며, 대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fluoxetine, sertraline, paroxetine, fluvoxamine 등이 시도되고 있다.

 

[출처 : DiaTreat Vol.2 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