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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비뇨기과] 분자생물학적 발암기전

장성구

경희의대 비뇨기과 주임교수

경희의료원 비뇨기과 과장

Sung-Goo Chang, M.D. & Ph.D.

Professor & Chairman, Dept. of Urology

Kyung Hee Univ. Medical College Hospital, Kyung He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비뇨생식기에 발생되는 악성종양은 국가간에 또는 인종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미국의 경우 전립선암이 비뇨생식기 종양은 물론이고, 남성 환자에서 발생되는 전체 악성종양의 1위를 차지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비뇨생식기 종양 중에는 방광암의 발생률이 가장 높아서, 남성의 경우 비뇨생식기 악성종양의 55.8%, 여성은 53.3%로서 전체적으로 55.4%의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 이것을 다시 인구 10만명당 발생률로 분석하여 보면 남성은 7.76명이고 여성은 1.19명에 해당된다.

 

이렇게 인종 및 국가간에 있는 비뇨생식기 종양의 종류에 따른 발생빈도의 차이에 대해서는 아직도 정확한 이유가 밝혀진 바 없으며 다만 여러가지 사회경제학적 요소, 환경적 요소, 인종에 따른 유전적 요소들이 관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방광에 발생되는 악성종양은 이행상피세포암(transitional cell carcinoma), 선암(adenocarcinoma), 편평상피암(squamous cell carcinoma)이 있을 수 있으나 90% 이상이 요로상피에서 유발되는 이행상피세포암이다.

 

 이러한 방광암은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종양의 생물학적 특징을 연구하는데 매우 좋은 대표적인 암중의 하나이다. 또한 임상적으로는 빈번한 재발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종양의 생물학적 자연사(natural history)를 연구한다든가 정상 요로상피의 기능적 변형에 관여하는 분자생물학적 요소들을 연구하기에 매우 적절한 대상이 되어 왔다.

 

Droller는 방광암 환자들이 다양한 형태의 임상상을 보일 뿐만 아니라 치료에 대한 반응도 다양한 점에 기초하여 방광암의 발생과 진행은 단일과정이 아니라 매우 다양하면서도 서로 다른 병인(diathesis)에 의하여 발생한다는 가설을 제시한바 있다.

최근 20년 사이에 방광암의 발생과 진행에 관여하는 생물학적 특성이 많이 연구되었으며 특히 염색체의 변화나 분자생물학적 연구는 나름대로 진일보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연구된 내용을 중심으로 방광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분자생물학적 요소들에 대하여 살피고자 한다.

 

 

일반적 개념 (General Concept)

 

방광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학적 변화(genetic alteration)는 발암유전자(oncogene)의 변화, 종양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의 변화,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유전자(cell cycle gene)의 변화 및 기타 분자생물학적 변화(other molecular alteration)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이 beta-naphthylamine인데 이 물질은 흡연자에서 높게 측정되기 때문에 흡연자에서 방광암 발생은 비흡연자에 비하여 4배 이상 높으며4) 또 이 물질에 많이 노출되고 있는 고무공장(rubber industry) 근로자에서 역시 발병률이 높다. 이외에 amines-like benzidine과 같은 화학물질 또는 phenacetin이나 cyclophosphamide 같은 약제에 과다 노출되는 것도 큰 발암 요인이 되고 있다(Table 1).

 

방광암뿐만 아니라 인체의 여러 종양에 있어 정상세포가 악성세포로 변형되는데 있어서는 다단계의 기전(multistep mechanism)으로 진행되는데 이때 단계 단계에 따라 여러 종류 유전자의 변화(alteration)가 관찰된다.

 

이러한 변화의 형태로서는 유전자의 돌연변이(mutation)나 전위(trans-location), 삽입(insertion), 증폭(amplification), 결손(deletion)을 포함하는 염색체 이상(chromosomal aberration)이 포함된다. 특히 염색체의 결손은 방광암의 분자병리학적 역할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결과적으로 유전자의 변화는 유전자의 조절능력을 상실하여 변형된 줄기세포(stem cell)의 증식(proliferation)을 초래하며 세포성장을 조절할 수 없게 됨으로 암세포는 종괴 (mass)를 형성하고 나아가서는 원격전이의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종양유전자 (Oncogene)

 

Retroviral oncogene은 여러 종류가 보고되고 있는데 이들은 인체와 포유류나 조류를 포함하는 동물에서 종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실험실 연구를 통하여 보면 배양된 정상세포를 악성세포로 변형(neoplastic transformation)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Table 2).

 

이들은 변형되는 과정에서 virus DNA가 숙주(인간이나 동물)의 DNA에 삽입됨으로써 virus 단백질을 생산하게 되고, 이들 단백질은 정상적인 숙주세포를 악성세포로 변형시키게 된다.

 

원종양 유전자(proto-oncogene)는 정상적으로 인체의 유전체(genome) 내에 존재하며 이 유전자는 정상발육 및 분화를 조절하고 신호전달체계(signal transduction pathway)에 깊이 관여한다. 그러나 이 원종양 유전자가 촉진자의 삽입(insertion of promoter)이나 증폭, 결손 등의 과정에 의하여 변이되었을 때 성장조절과 분화에 변화를 초래하여 암을 유발한다(Table 3).

 

일반적으로 c-myc, c-myb와 같은 핵종양유전자(nucleus oncogene)들은 과발현(overexpression) 양상을 보이고, c-H-ras, abl, src, erb-B와 같은 세포질 종양유전자(cytoplasmic oncogene)들은 돌연변이나 변형의 양상을 보인다.

Ras, erb-B-2,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등이 방광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종양유전자이다. 종양유전자 ras는 돌연변이에 의하여 변형의 잠재력(transforming potential)을 얻게 되는 반면 EGFR과 erb-B-2는 변형된 세포에서 과발현을 보인다.

 

Ras 유전자 가계에는 Ha-ras, K-ras, N-ras가 있고 이들로부터 생산되는 단백질은 생화학적으로 매우 유사하며 발암의 잠재력을 모두 갖고 있지만 돌연변이된 Ha-ras만이 방광암의 발생에 깊이 관여한다. 이외 K-ras의 돌연변이는 췌장암, 폐암, 대장암을 유발하고 N-ras는 조혈계종양(hematopoietic tumor)을 유발하지만 방광암 발생에 있어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Ras 유전자에 의한 발암기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돌연변이(mutation)인데 가장 흔한 형태를 보면 codon 12에서 glycine을 valine으로, codon 13에서 glycine을 cysteine으로, codon 61에서 glutamine을 arginine 혹은 lysine을 leucine으로 변이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ras의 돌연변이는 연구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방광암의 5~16% 혹은 30~45%에서 발견된다고 보고되어 있다.

원종양 유전자 erb-B-2와 EGFR는 receptor tyrosine kinases의 superfamily에 속한다. EGFR은 epidermal growth factor(EGF)와 transforming growth factor-α (TGF-α)와의 결합에 의하여 활성화된다. 이렇게 되면 수용체의 이형화(dimerization)가 일어나서 한쪽의 kinase가 다른 한쪽을 phosphorylation하여 활성화가 일어난다(auto-phosphorylation).

 

EGFR의 고유한 기능은 세포분화를 조절하는 것이다. 실험실 연구에서는 요로상피의 악성세포나 정상세포 양자 모두에서 비슷한 결합친화력(binding affinity)을 갖지만 결합 이후 나타나는 세포반응에는 현격한 차이를 보여서 악성세포에 EGF가 결합하는 경우 세포의 강력한 성장과 분화가 유발된다. 이러한 이유로 이미 악성세포로 변한 세포나 잠재적 악성세포(silent neoplastic cell)에 대하여 EGF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재발을 유발한다는 가설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정상요로상피와 악성상피에 있어서 EGFR의 분포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정상에서는 주로 기저막(basal mem-brane) 부위에만 분포되어 있지만 악성조직에서는 기저막부터 표면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분포를 보인다.또한 방광암세포 환자들의 예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예후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

Erb-B-2 역시 증폭되거나 과발현시 인체의 악성종양 유발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방광암과의 연관성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종양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

 

원종양유전자(proto-oncogene)는 활성화라는 기전을 통하여 발암작용을 하는 반면 종양억제 유전자는 그 자체의 고유한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발암작용을 하게 된다.

세포의 성장은 분화를 촉진하는(예, 종양유전자에 의하여 조절) 신호전달과 분화를 억제하는(예, 종양억제 유전자에 의하여 조절) 신호전달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조절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종양억제 유전자가 어떤 이유에서든 불활성화가 되면 세포성장을 조절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암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까지 여러종류의 종양억제 유전자가 알려져 있다 (Table 4).

 

이러한 종양억제 유전자 중 잘 알려져 있는 것이 retinoblastoma gene(Rb)과 p53이며 이들 두 종류 유전자는 방광암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Rb 유전자는 최초로 알려진 종양억제 유전자로서 13번 염색체의 q14 band(13q14)에 자리잡고 있다. 이 유전자의 인산화과정은 세포주기를 조절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실 인산화는 Rb 유전자 뿐만 아니라 대부분 단백질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일반적 원리이다.

 

인산화과정(인함유 과정)은 가역적인 반응으로 protein kinase에 의하여 촉매(catalyzed)된다. 인함유 Rb(phospho-rylated Rb)와 탈인산 Rb(dephosphorylated Rb)는 전사요소들(transcription factor)과 결합하는 능력이 완연히 다르다. 세포분열주기의 G1 phase 때 Rb 유전자는 잘 인산화되지 않다가 G1 phase의 말기에서 유사분열(mitosis)의 말기(anaphase)에 강력하게 인산화가 일어났다가 다시 탈인산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G1 phase 때 Rb는 전사요소 E2F와 결합하여 불활성화가 된다. 그러므로 DNA 합성에 필요로 하는 여러 종류의 유전자들은 그 작용이 차단되고 세포는 S phase로 접어들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종양억제 유전자인 Rb 유전자가 방광암환자에서 불활성화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염색체 13번의 결손이다. 방광암에서 이러한 결손이 발생되는 율은 약 14~80%에 이르며 Rb 유전자의 불활성화와 종양의 병기(stage) 사이에 유의한 상관성을 보이고 있다. 또한 Rb 음성 방광암이 대부분 근육 침윤성 방광암이고 표재성 방광암에서 Rb 유전자 음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정상적인 Rb 유전자의 발현을 보이는 경우는 예후가 좋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P53 역시 핵인단백질(nuclear phosphoprotein)로 G1 phase의 cell cycle을 차단하여 손상된 DNA를 복원할 수 있게 하고 있다. P53은 다른 종류의 세포성장 억제 인자들과 함께 DNA 복제의 시작단계에 발생되는 cyclin과 cyclin-dependent kinase(CDKs)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P53의 작용과 연계된 경로를 살펴보면 p53 단백질이 증가될 수 있는 요인(예, radiation, carcinogen 등등)이 작용되면 p53 단백질의 증가에 이어서 WAF1(wild type p53 activat-ing fragment-1 = p21)이 증가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CDK/cyclin의 차단에 의하여 cell cycle이 정지된 뒤 WAF-1 mRNA의 증가에 뒤따라 apoptosis가 유발된다. 또한 p53 단백질 증가에 따른 GADD45의 증가는 DNA복원 체계로서 작동하게 되며 thrombospondin-1의 증가는 종양의 신생혈관화를 억제한다. 한편 p53의 활성은 MDM2의 증가에 따른 되먹이기 기전(feedback mechanism)에 따라 억제 된다. P53은 bcl-2를 억제하고 bax의 활성을 촉진하여 apop-tosis를 유도하기도 한다. Wild-type-p53은 반감기가 워낙 짧아서 면역조직화학적 염색으로 검출하기가 매우 힘들다.

 

그러나 돌연변이 된 p53의 반감기는 길기 때문에 측정이 가능하다. P53의 변이는 대부분 점돌연변이(point mutation)로서 ras 유전자가 3군데 유전부호(codon)에서 점돌연변이가 발생된 것과는 달리 90군데 이상의 유전부호에서 점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방광암에서 p53 돌연변이의 가장 흔한 형태는 염기쌍 G-C가 A-T로 전위되는 현상이다.

방광암에서 p53의 변이는 약 50%에서 발견되는데 가음성(false negative)을 정상적인 wild-type p53 단백질로 판정하는 오류에 대하여 항상 주의하여야 한다. 첨가하여 언급하고 싶은 것은 변이된 p53의 모든 경우에서 반감기가 증가되는 것은 아니며 exon 5-8에 변이가 일어났을 경우에만 그렇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어떤 종양에 있어서는 p53 단백의 가양성(false positive)이 나타난다는 것 또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P53은 염색체 17번에 자리잡고 있는데 방광암의 많은 경우에서 17번 염색체 단완의 대립형질(allele)의 한쪽이 상실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 미루어 방광암의 발암에 관여하는 p53의 중요성을 입증할 수 있다. 즉 이러한 현상을 LOH(loss of heterozygosity)라 하는데 이 기전은 종양억제 유전자가 불활성화되는 중요한 원인이다. 또한 LOH가 발생된 뒤 남아 있는 allele의 p53이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불활성화 되면 p53 유전자의 완전한 불활성화가 발생되는데 이런 현상을 two-hit hypothesis라 한다.

 

방광암에서 p53 돌연변이와 종양의 병기(stage), 암세포의 분화도(grade) 사이에는 분명한 상관성을 갖고 있는데 분화도가 매우 나쁜 환자의 60% 이상에서 염색체 17번 단완의 결손이 있고 진행성인 표재성 방광암(progressive superficial bladder cancer) 환자의 상당수에서 이런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13) 그렇기 때문에 염색체 17번 단완의 유전자 부위 (gene locus)의 변이는 표재성 방광암의 예후인자로 간주되어 왔다.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p53 음성인 표재성 방광종양 환자는 20%만 진행성으로 바뀌었는데 p53양성인 경우 50%에서 진행성 종양임이 발견된다고 하였다.14) 침윤성이며 분화도가 매우 나쁜 방광암에서 표재성이며 분화도가 좋은 방광암에 비하여 p53의 돌연변이가 많이 관찰된다.

 

근육 침윤성 방광암의 50% 이상에서 p53의 돌연변이가 관찰되는데 Fujimoto등15) 에 의하면 표재성 방광암은 13명 중 1명, 침윤성 방광암은 12명 중 6명에서 p53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나타났는데 대개 exon 4와 11번에서 였다고 하였다. 특히 방광암에서 발생되는 p53유전자의 돌연변이는 28%에서 다발성 돌연변이(multiple mutation)라는 것이 주의할 점이다.

이러한 다발성 돌연변이는 방광암이외의 암에서는 5%정도에 지나지 않고 있다.

P53의 변이와 방광암과의 상관성에 대한 긍정적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는 한편 아직까지도 p53과 예후, p53과 표재성 방광암 및 침윤성 방광암 사이의 연구결과 그리고 p53과 방광암의 진행성 등에 있어서 그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보고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염색체 9번 단완의 결손 (Deletion of Chromosome 9p)

 

염색체 9번 단완의 결손은 방광암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보고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 빈도가 약 30~70% 정도이다.18) 9p21의 LOH도 모든 방광암에서 병기나 암세포의 분화도(grade)와 무관하기 때문에 방광암 발생의 아주 초기단계의 변화로 평가되고 있다.

 

 

기타 다른 형태의 유전자 이상(Other Genetic Aberration)

지금까지는 비교적 잘 알려진 종양유전자나 종양억제 유전자의 돌연변이, 증폭, 결손 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들의 이상에 관한 것을 알아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1. LOH와 종양억제 유전자

종양억제 유전자의 유전자 이상은 두개의 대립 유전자가 모두 불활성화가 되었을 때 외형적 변화로 나타난다. 첫번째 대립 유전자의 상실(loss)은 선천적 이상(inherited aberration)이나 체세포 돌연변이(somatic mutation)가 원인이 될 수 있다.

두개의 종양억제 대립 유전자중 한쪽이 불활성화 되는 경우 악성종양의 소인(neoplastic predisposition)을 갖게 되는데 남아있던 한쪽의 대립 유전자가 상실되면 phenotypic effect (종양의 발생)를 갖게 되며 이러한 현상을 Loss of Heterozygosity(LOH)라 한다. 이때 남아있던 완전한 대립 유전자의 불활성화의 주된 원인은 염색체 상실, 염색체 결손과 같은 염색체 이상이다.

 

13q(Rb), 9p(p16), 17p(p53)의 LOH 이외에도 방광암에서 종양억제 유전자를 encode하는 염색체의 LOH가 많다. 그 종류와 방광암에서의 빈도를 살펴보면 11p(40%), 3p(8~48%), 4p(22~23%), 8p(23~25%), 9q(50~57%), 13q(15%), 18q(12%) 등이 보고되고 있다.

 

2. 유전자 과발현과 증폭 (overexpression and amplification)

EGFR이나 erb-B-2와 같은 종양유전자의 과발현에 대하여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유전자의 과발현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아직도 분명하지는 않지만 전위(translocation)를 통하여 종양유전자가 강력한 촉진자(promoter)의 영향권 내에 붙게 된다든지 erb-B-2와 같이 종양유전자가 증폭되는 경우 과발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다. 방광암에 있어서는 종양유전자의 증폭이 전위보다 더 큰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p53 family인 p73이 방광암의 40%에서 과발현되며 이는 방광암의 병기 및 암세포의 분화도와 강한 연관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p73 단백질의 과발현은 방광 종양의 silent 대립형질이 활성화됨으로써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같은 p53 family인 p63의 역할에 관한 연구에서 주요 동형상(isotype)인 TAp63과 쬟Np63의 발현과 돌연변이를 방광암 조직에서 관찰하였을 때 정상 요로상피에서 TAp63은 정상 발현되었지만 쬟Np63은 발현되지 않았다.

 

그러나 방광암 조직에서는 TAp63의 발현이 현저히 감소한 반면 쬟Np63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 되었다. 또한 방광암에서 TAp63의 발현감소는 방광암의 병기 및 분화도와 일치하였다. 이렇게 두 유전자의 발현상태의 변화는 DNA의 메칠화(methylation)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필자의 연구결과에 비추어 볼 때 p63유전자 발현의 변화는 방광종양 유발에 기여하고 나아가서는 방광암의 진행에 관계될 것으로 사료된다.  

 

3. Mitogenic conversion of TGF-β1

TGF-β1은 일반적으로 종양억제 유전자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외부에서 이 유전자에 의해 생산된 단백질을 투여하였을 때 대부분의 암세포주에서는 증식이 억제되었다.

그러나 일부 세포주(예, T24 cell line)에서는 mitogenic effect에 의하여 암세포의 증식이 촉진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것은 TGF-β1의 dominant pathway인 세포증식억제와 또 다른 pathway인 mitogenic pathway 사이의 충돌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방광암 세포주가 H-ras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본래부터 갖고 있었던지 아니면 어떤 이유에서든 H-ras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경우 TGF-β1의 pathway가 mitogenic conversion으로 전환되어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4. Rassf1 유전자의 기능 상실

Rassf1은 방광암에서 새로이 밝혀진 종양억제 유전자이다. 이 유전자도 다른 종양억제 유전자와 같이 그 기능이 상실되면 종양발생을 억제할 수 없다. 필자는 이 새로운 종양억제 유전자의 기능이 불활성화 되는 이유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 Rassf1 종양억제 유전자는 과메칠화(hypermethylation) 과정을 통하여 불활성화 되며 탈메칠화(demethylation) 과정을 거치면 그 기능이 다시 회복되는 것을 밝혀냈다.

 

 

향후 연구방

 

발암은 다단계의 과정을 거쳐 유발되고 있다. 비록 현재는 방광암 발생에 관여하는 분자학적 변화를 다 밝히고 있지는 못하지만 향후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는 방광암 발생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적 변화가 방광암의 초기 단계에 관여하는지? 말기단계에 관여하는지? 하는 문제가 규명되어야 한다.

둘째는 방광암의 발암기전이 최소한 서로 다른 2개의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상과 같은 문헌 고찰을 통하여 방광암의 발암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적 변화를 살펴보았을 때 방광암은 정상적인 세포 유전자(cellular gene)로서 세포의 성장, 복제, 분화에 관계하고 있는 원종양 유전자(proto-oncogene)가 촉진자의 삽입 (insertion of promoter), 점상 돌연변이, 염색체 결손 등의 기전을 통하여 활성되었을 때는 이미 원종양 유전자가 아닌 종양유전자로서 발암에 관여하게 된다. 이렇게 활성화된 종양 유전자로서 방광암의 발생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H-ras와 EGFR 유전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