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가정의학과] 내장지방(Visceral fat)과 피하지방(Subcutaneous fat)에 대한 임상적 이해

오 상 우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Dept. of Family Medicine,

Ilsan-Paik Hospital,

Inje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비만의 정의는 엄격한 의미에서 체중보다는 체내 지방이 필요이상으로 과량으로 쌓였을 때를 말한다. 비만한 환자는 제 2형 당뇨병,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암 등의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고, 심지어는 사망률까지 높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역학연구들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1~4)

 

비만환자 중 특히 복부비만환자들이 제 2형 당뇨병 등 비만관련 질병들에 걸릴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미 현대인들에게 잘 알려진 상식이다. 사실 이러한 개념의 시작은 약 6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Vague 등은 이미 1947년에 체중이나 체지방량 보다는 체지방의 분포가 혈당이나 지질 대사이상과 관련이 더 높다고 언급하였다.5)

 

이 발표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체내 지방 분포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특히 복부로의 지방의 분포가 더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둘레비, 칼리퍼를 이용한 복부 피하지방의 측정 등의 단순한 복부비만 진단방법을 사용한 결과들이었다.

 

현대 임상에서는 같은 허리둘레를 가진 복부비만 환자이더라도 지방의 분포가 피하지방우선형인지<Fig. 1>, 내장지방 우선형인지<Fig. 2>에 따라 임상적 중요성이 달라지는데, 이러한 방법들로는 이런 구분을 볼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보다 정밀하고 부위별로도 측정 가능한 CT, MRI, DEXA와 같은 측정방법들이 개발되면서 지방의 분포에 대한 연구가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이들 방법을 이용해 내장지방이 신체 내 대사 이상에 미치는 영향이 피하지방보다 크다는 보고가 늘어나면서 관심 또한 복부비만과 내장지방 쪽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여러 연구결과 내장지방은 전체 체지방량과는 무관하게 여러 대사이상과 독립적으로 높은 상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특성상 비만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체내 지방의 역할

 

사실 지방은 체내에서 다양하게 이로운 역할을 하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체내 에너지의 효율적인 저장소의 역할을 하고, 절연체로서 체온 유지에 도움을 주며, 부딪혔을 때 쿠션역할을 해 체내 장기를 보호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체내 지방이 체내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에 비해 단위 그램당 에너지 저장능력이 대략 6~7배 정도 우수하기 때문에, 체내 에너지 고갈을 막아주고, 음식이 부족할 때는 생존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 체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Cahill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70 kg의 성인남성이 12 kg정도의 체지방을 가질 경우, 이는 대략 이 사람이 60일 정도를 생존하는데 필요한 열량이라고 보고하고 있다.6) 하지만 이렇게 이로운 체내 지방도 현대에서 체내에 축적 과다상태가 되면서 다양한 건강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다.  

 

체지방의 분류

 

지방조직(Adipose tissue)과 체지방(Body Fat)은 일반적으로 같은 의미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는 구분이 되어야 한다. 지방조직에는 중성지방(Triglyceride)과 같은 순수 지방뿐만 아니라 성긴결합조직(Loose Connective Tissue)이 포함되어 있으며, 단백질, 수분, 미네랄 등을 같이 가지고 있다. 엄격한 의미에서의 체지방은 단백질, 미네랄 등이 제외된 순수한 의미의 지방만을 말한다.

 

과거에는 지방조직의 분류를 피하지방(Subcutaneous Adipose tissue), 장기주위 지방조직(Organ-surrounding Adipose tissue), 간질지방조직(Interstitial Adipose tissue), 골수내 지방조직 (Adipose tissue in Bone Marrow) 등으로 분류하여 사용하였다.7) 피하지방은 피부의 진피부위에서 시작해서 널힘줄(Aponeurosis)이나 근막(Muscle fascia)까지에 분포하고 있는 지방조직을 말한다. 장기주위 지방조직은 예를 들어 신장주위에 위치하면 신주위지방조직(Perirenal adipose tissue) 등의 용어로 불리 운다. 이러한 장기 주위에 존재하는 지방조직의 역할에 대해 아직은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다.

 

그러나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볼 때에 각  부위에 존재하는 지방들은 나름대로 특수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를들어 유방에 존재하는 지방은 상피(Epithelium)형성이나 모유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심장 주위의 지방은 심장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골수 내 지방세포는 조혈(Hematopoiesis)과 골생성(Osteogenesis)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8)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특히 질병발생 과정에 중요성이 높은 내장 지방(Visceral Adipose tissue)에 대한 분류가 애매하고, 실제 임상에서의 유용성이 적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CT, MRI 등 측정법의 발달로 임상에서는 체지방을 크게 복강내지방(Intraabdominal fat)과 피하지방(Subcutaneous fat)으로 분류해서 사용하고 있다. 복강내지방조직도 다시 복막내지방 (Intraperitoneal 또는 Visceral fat)과 복막뒤지방(Retroperitoneal fat) 지방으로 나뉜다. 이 둘의 경계는 상행과 하행 결장, 대동맥, 하대정맥(Inferior Vena Cava) 등에 의해 구분될 수 있으나 그 경계가 임상적으로는 애매한 편이어서 방사선학적으로 대략적인 구분만 가능하다.9~10)

 

복막뒤지방이 복강내 전체지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내장지방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검을 통해 살펴본 결과 복막내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61~71% 이고 복막뒤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29~33% 정도로 밝혀졌다.

 

이러한 복막내지방이 인슐린 저항성, 혈중 혈당농도 상승 등 다양한 대사적 이상과의 관련성이 복막뒤지방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1) Abate 등의 연구에 따르면 의미 있는 당내성과의 관련성이 복막내 지방에서는 관찰되었지만 복막뒤 지방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9)

흉부 및 복부의 피하지방도 인슐린 저항성을 포함한 여러 대사이상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고 이러한 변화는 다른 부위의 피하지방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변화이다. 특히 복부의 피하지방은 내장지방의 영향을 보정한 상태에서도 독립적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체내 지방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

 

1. 연령과 성별 차이

남녀 모두에서 내장지방량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체질량지수 25 kg/m2 미만의 체중뿐만 아니라 그 이상인 비만 환자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변화이다.13~15) Enzi 와 그 이후의 여러 연구결과들은 공통적으로 젊은 여성에게는 피하지방의 분포가 내장지방에 비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14) 이러한 피하지방 우선의 분포는 여성의 경우 60세 정도까지 나타나다가 그 이후에는 남성형의 내장지방 중심으로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 경우는 다른 양상을 보여  내장지방의 증가가 어느 연령대에서부터 시작하던지 연령이 증가할수록 지속적으로 증가 양상을 보이나,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이전에는 상대적으로 서서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다 폐경이후에는 남성과 비슷한 정도로 급격한 증가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6)

 

몇몇 메타분석을 보면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은 모두 나이가 증가할수록 남녀 모두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복부의 피하지방은 남성의 경우에는 50세 이상에서 여성의 경우는 60~70세 이상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14~15,17)

 

2. 전체 체지방량과의 관련성

CT나 MRI 스캔을 통해서 본 내장지방량과 전체지방량의 상관계수는 0.4~0.8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18~21) 이러한 상관계수는 비만할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고 정상체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연구결과 같은 체질량지수를 가지더라도 상당한 개인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Lemieux 등의 연구결과를 보면 같은 전체 체지방량이라 하더라도 남성의 경우에 내장지방의 양이 폐경 전 여성에 비해 2 배정도 많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22)

 

3. 에너지 균형에 따른 변화

에너지 균형에 있어서 체내 에너지 축적(양성변화)은 상체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ouchard 등이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과도한 에너지 섭취를 시킨 결과 비만도 증가와 피하지방의 증가사이에는 0.7 정도의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내장지방의 경우에는 0.3 정도의 상대적으로 낮은 상관성이 관찰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23) 그 결과 양의 체내 에너지 균형은 내장지방의 증가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Zamboni 등24)의 연구결과 내장지방이 피하지방에 비해 체중감량에 보다 더 빠른 반응을 보인다는 결론을 얻었고, Smith 등25)의 연구결과 또한 내장지방의 변화가 보다 더 뚜렷하고 특히 남성의 경우가 여성에 비해 내장지방이 빠지는 정도가 높다고 보고 하였다.

 

지방분포가 가지는 임상적의의

 

많은 연구결과들은 상체비만이 하체비만보다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의 발병률과 사망률에 더 큰 관련성을 가진다고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내장지방 조직은 피하지방 조직에 비해 베타교감신경 수용체를 더 많이 가지고 있어 지방분해가 더 잘 일어나며,26) 인슐린의 지방분해 억제효과에 대한 민감도도 떨어져 있어 유리지방산의 분비가 높다.27) 이로 인해 유리지방산의 분비가 더 활발히 일어나고 또한  간 문맥을 통해 간으로의 직접 전달이 용이해져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촉진하고 간에서 혈당과 VLDL의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28~29)

 

하지만 Jensen 등은 근육 등의 말초에서 일어나는 인슐린 저항성이 중요한데, 실제 내장지방에서 분해되는 유리지방산의 양이 이들 말초에 영향을 미치는 전체 혈중 유리지방산 양의 농도에 기여하는 바는 대략 15%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상당수의 전체 혈중 유리지방산은 내장지방 이외의 상체, 머리, 목, 상지의 피하지방에서 분비된다는 근거를 내세우며 이 이론을 반대하고 있기도 하다.30)

 

내장지방의 축적은 전체 지방량의 축적과 무관하며, 복부의 피하지방의 두께와도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상승은 다른 부위의 지방보다 특히 이 내장지방에서 더 높은 관련성을 보이며, 전체지방량은 내장지방량을 보정하여 분석해보면 당내불성이 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기도 한다.31~32) 즉 인슐린 감수성은 복부지방의 양이 많을수록 떨어지며, 이로 인해 Lipoprotein 대사에도 영향을 받아 특히 중성지방의 상승과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농도가 떨어지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겪는다고 할 수 있다.33~35)

 

결론적으로 아직 더 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내장지방의 축적은 혈당내성 장애,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인슐린 저항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같은 내장형 비만에서도 사람에 따라 다른 대사적 이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외에 다른 유전적요인, 환경적 요인 등의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러한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내장지방 뿐만 아니라 독립적으로 복부의 피하지방이 인슐린 저항성과 강한 상관성이 있다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CT에서 나타나는 근막(fascia)을 기준으로 복부의 피하지방을 표재피하지방(Superficial subcutaneous fat)과 심부피하지방(Deep subcutaneous fat)로 나누고 이들의 대사적 반응 양상이 서로 다르다고 보고하고 있기도 하다.36)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보다 더 연구가 필요하다. 아무튼  다른 부위의 피하지방과 달리 복부의 피하지방은 대사 이상과 보다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내고 있다.

 

체중감량 치료에 대한 연구결과 치료방법에 상관없이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지방분해에 더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중감량시 내장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더 많은 감량결과를 보이는데 이는 내장지방이 보다 더 대사반응이 활발하고 지방분해에 민감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 론

 

지난 수십년간의 연구를 통해 1947년 Vague가 주장한 데로 비만은 단순한 체중이나 전체 체지방량을 기준으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지방의 분포가 대사적 이상 등의 여러 요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으며, 특히 복부의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들이 밝혀졌다. 비만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체중감량 뿐만 아니라 지방분포의 개선에도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출처 : Diatreat Vol.5,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