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통증으로 병원 이동 중 심정지가 발생하여 세수 일흔의 나이로 입적한 대한불교 원효종 춘명스님(70)이 지난 2월 18일, 인체조직기증으로 사회에 보시를 하고 떠났다.
50대의 늦은 나이에 출가한 춘명스님은 경주 봉영암(鳳映庵)에서 수행하며 기도(祈禱), 늙은 수행자의 말을 들으면 현재와 미래의 모든 고통과 희망 반드시 해결됩니다’, ‘입능가경(入楞伽經)! 달마(達摩), 혜가(慧可)에게 강화(講話)하다’ 등의 불교서적을 저술하였다. 그리고 지난 12월 28일, ‘현실 삶에서의 논문 모음(論叢)’을 마지막으로 출간하였다.
생전에 춘명스님은 “한 줌의 흙이 되기보다 나의 육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며 사후 시신기증을 서약했었다. 하지만 대기자가 많아 시신기증이 어렵게 되자 낙심하던 유가족들이 질병과 장애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체조직기증으로 고인의 유지를 따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들 이동민(40)씨는 “떠날 것을 알고 계셨던 것 마냥 간곡한 유언을 남기셔서 어머님께서 직접 시신기증과 장기기증을 알아보았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 때까지 인체조직기증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 했는데, 우연히 한 명의 조직기증으로 100여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래서 고인의 마지막 뜻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어머님께서 직접 가족들을 설득하여 기증에 동의하게 되었다”며 “인체조직기증으로 생명나눔을 실천하고자 한 고인의 마지막 뜻을 지킬 수 있게 되어서 가족들 모두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 인체조직기증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유명철 이사장은 “고인의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장애와 질병으로 고통 받는 100여명의 환자들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면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인의 유지를 지키기 위해 생명나눔에 동참해주신 유가족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인체조직기증이란 사후(死後)에 피부, 뼈, 연골, 인대 및 건, 심장판막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1명의 기증으로 최대 100여명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