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된 정책을 연착륙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적 여건을 분석하고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하고 충분한 시범사업과 시뮬레이션이 필요합니다.”
대한병원협회가 13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57차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인사말을 한 박상근 회장이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벌써 1년이 되어버린 사상초유의 메르스 사태는 병원계의 위기와 혼란을 가져왔다 하지만, 병원협회를 비롯한 의료계 전체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비교적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전제했다.
그는 “다수의 병원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국회와 정부를 설득하여 적지 않은 보상금을 마련하고, 직접적 피해를 입은 병원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아플 때 믿고 찾아갈 곳은 병원 밖에 없다는 국민 인식과 중요한 보건의료 정책결정의 중심에 전문가 단체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정부의 인식 변화일 것 이다.”라고 회고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병원 경영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그는 “보장성강화정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공의특별법, 환자안전법 그리고 메르스 후의 병원 시설 및 인력 강화 정책 등 우리나라 보건의료 생태계 전체를 흔드는 정책들이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제했다.
그는 “병원협회가 정책결정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의료환경을 개선하지 않고는 실질적 목표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제기해 왔다. 그런데 지금처럼 ‘선시행, 후고민’이라는 정책결정과정은 문제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실에서 적응할 수없는 법령 제정이 우선되고 사후약방문 형태의 논의가 반복되는 상황은 의료계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의료기관 운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보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건강보험제도의 합리적 운영과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건강한 의료생태계를 구축하기는 어렵다. R&D 투자와 병원 문화 혁신 투자 없이 국민에게 선진 의료를 제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병원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이는 결국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헬스산업의 성장 동력을 잃게 만들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건강보험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건강한 의료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건강보험제도의 합리적 운영을 위한 대대적인 혁신이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박상근 회장은 소회도 밝혔다.
그는 “만감이 교차하지만 저는 지난 2년간 병원협회 회장으로서 공실선행(恭實先行)의 마음가짐으로 회무에 임했다. 그 과정에서 숱한 좌절과 절망을 경험하기도 하였지만, 후회보다는 오히려 우리나라 병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총회는 오후에 38대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