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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20.8%만 간호등급 신청

윤소하 의원, 신고 의료기관 63.5%가 법적 기준 못 지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13일 간호인력의 확충을 유도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간호관리료 차등제’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명 간호등급제로 불리는 간호관리료 차등제는 입원환자당 간호인력 보유 현황을 1등급에서 7등급으로 나누어 등급에 따라 입원료 수가를 가하거나 차감해 지급하는 제도다.


제도는 강제성은 없고 병원들의 자율신고에 의해 등급이 정해진다. 문제는 신고 의무가 없다보니 2016년 2분기 기준 병원급 이상(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료기관 중 자진 신고한 곳이 전체 3739곳 중 20.8%인 778곳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간호인력의 부족이 간호사의 노동강도를 높게하고, 결과적으로 환자의 안전을 위협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않는 것.


더 큰 문제는 간호등급을 신고한 의료기관의 경우에도 현행 ‘의료법’상 간호인력 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등급인 4등급 이하가 전체의 63.5%에 달했다는 것이다. 작년 59.3%에 비해서도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 격차도 커서 농어촌 지역이 많은 지자체의 의료기관 미신고 비율도 높았고, 신고한 경우에도 간호사 인력의 법적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윤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간호등급제를 위해 신고한 의료기관은 종합병원은 296곳 중 90.2%인 267곳, 병원급은 3400곳 중 13.8%에 불과한 468곳이었다. 상급종합병원은 43곳 모두가 신고했다.


지역별로는 종합병원의 경우 전남지역 22곳의 의료기관 중 14곳만이 신고해 63.6%에 머물렀고, 경남 78.3%, 강원 78.6%였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전북 4.7%, 충남 5.7%, 경북 7.5%, 강원 8.2%로 신고율이 10%에도 못 미친 지역이 4곳이나 됐다.


신고한 의료기관 중 4등급 이하인 의료기관이 작년에 비해서 늘어난 것도 문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을 수도권이나 도시지역 지자체가 아닌 농어촌 지역 지자체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지역 간 의료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766곳 중 간호등급 4등급 이하였던 의료기관은 454곳, 59.3%였지만, 2016년에는 778곳 중 494곳 63.5%로 늘었다.


현행 의료법은 연평균 1일 입원 환자 2.5명(외래환자 12명은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을 기준으로 간호사 정원을 규정하고 있다. 간호등급제의 4등급이하는 의료법의 간호사 정원 인력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기준이다.


이렇게 법령이 정한 간호사 정원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증가한 것도 문제지만, 법적 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상당수가 지방소재인 것은 더욱 문제다. 지역 간 의료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종합병원 기준으로 2016년 267곳의 의료기관중 50.2%에 달하는 134곳의 의료기관이 4등급 이하였다. 작년 263곳중 126곳 47.9%에서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지역 종합병원 10곳(100%)이 모두 법적기준을 지키지 못하는 4등급 이하였고, 전북지역과 전남지역의 종합병원 8곳(88.9%)과 11곳(78.6%)이 법적기준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서울의 경우 22.5%인 9곳, 부산은 20.8%인 5곳만 법적기준을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는 법적 기준 미달율이 더욱 심각했다. 전체 468곳의 병원급 의료기관중 76.9%인 360곳이 4등급 이하였다. 17개 광역시‧도 모두 4등급 이하 등급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강원, 부산, 충북, 충남, 전남등 10개 지역은 4등급 이하의 비율이 80%를 넘어서는등 간호인력 부족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관리료 차등제에 아예 신고를 하지 않거나, 신고를 했지만 간호등급이 법적 간호인력 기준에 못 미치는 현 상황은 간호사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결국 이직을 하도록 만든다. 보건의료노조가 2016년 실사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간호사들의 80.5%가 만성적인 인력부족을 호소했고, 이직의사가 있다는 비율이 62%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의 반복은 결국 지방 의료기관의 만성적인 인력부족으로 환자에 대한 안전까지 위협하게 된다. 지방과 수도권의 의료격차도 더욱 벌어진다. 더욱이 상급종합병원 또는 종합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병원급 의료기관의 역할이 중요한 농어촌 지역의 경우 의료의 질은 물론 더 나아가 의료전달체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부족한 간호인력의 양성과 공급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역할을 규정한 ‘보건의료인력 지원 특별법’을 발의한 윤소하 의원은 “간호인력 부족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인력 부족으로 인한 노동조건악화는 추가적인 간호인력의 손실을 불러오는등 계속적인 의료질 하락만 불러 온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간호인력의 노동조건 개선을 통한 환자안전과 의료질 향상은 물론 지역 간 의료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도 국가차원의 구체적 지원 계획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