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국가건강검진에 잠복결핵검사(IGRA)를 추가하면 49만원으로 수명을 1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서재경 연구위원은 21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열린 ‘2016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의 ‘헬스케어시스템 지속가능성에 의료기술평가가 미친 영향’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현재 보의연은 ‘잠복결핵검진 도입으로 인한 보험재정 효율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는 거의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최종 보고서는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는 것이 서 연구위원의 전언이다.
현행 결핵 국가건강검진은 흉부 X선(CXR) 검사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 검사만으로는 잠복결핵감염을 진단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 3월 ▲생애주기별 잠복결핵 검진 실시(고1 및 만 40세 대상 IGRA 검사) ▲집단시설 대상 잠복결핵검진 의무화 ▲결핵 발생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 실시 ▲결핵과 잠복결핵에 대한 검진 및 치료 무료제공 등을 골자로 한 결핵 안심국가 실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보의연은 국가건강검진 대상의 만 40세 성인을 대상으로 현행 CXR 검사 대비 IGRA검사가 추가됐을 때의 비용효과성 분석 연구를 진행해 잠복결핵검진 도입이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는 2017년 기준 만 40세 성인을 74만 3519명으로 추정하고, 2021년까지 5년간 현행 단독 검진과 동시 검진에 대한 검사 및 치료비용을 비교했다.
서재경 연구위원은 “IGRA를 국가건강검진에 추가하면 수명을 1년 증가시키는데 49만원 더 드는 수준”이라며 “건강한 상태의 수명을 1년 연장시키는 국내 지불용의 수준이 3050만원임을 고려할 때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간접적으로 비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연구에 따르면 약제감수성 결핵 치료보다 잠복결핵을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인 결핵관리 방법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건보재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는 정부가 IGRA 비용으로 책정한 4만 5000원과 80%인 3만 6000원을 검사비용으로 가정하고, 잠복결핵 치료 비용도 10만 5560원과 5만 6460원 두 가지 경우로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또 각각에 대해 치료율 역시 100%와 10%로 구분해 살펴봤다.
서 연구위원은 “결과를 보면 각각 시나리오 모두 첫해 비용이 273억원에서 423억원으로 많이 소요됐지만 2~5년차에는 재정절감 효과도 나타났다”며 “종합해 보면 향후 5년간 최소 199억원에서 최대 326억원의 추가 재정 투입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이번 연구는 국내자료를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결핵을 전파력을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잠복결핵검진 도입은 비용효과적이지만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김한숙 사무관은 잠복결핵관리를 위한 내년도 책정 예산 89억원이 부족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해당 사업 예산은 질병관리본부 소관이지 건강보험 재정으로 국가검진에 포함시키는 예산이 아니다”라며 “보의연 연구를 비롯해 다양한 근거를 살펴보고 국가검진 포함 여부를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