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노인 의료서비스 시범사업이 일차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병원 중심으로 접근해 보는 연구가 시작돼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급성기 의료기관 중심의 노인 진료제공체계 모형 개발 및 시범사업’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연구기관 모집에 나섰다.
우리나라는 출생아 수 급감과 더불어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층 진입,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2000년 고령화사회(노인인구 비율 7%)에 진입했다.
특히 2026년에는 노인인구 비율 20.8%로 초고령사회, 2060년에는 노인인구 비율이 40.1%까지 상승해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노인성질환 유병과 의료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70대 이상 인구 5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며,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20.7%가 2개 이상의 만성질환, 60.5%가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진료비는 17조 5238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34.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 평균 진료비의 3배 수준이다.
보사연은 제안요청서를 통해 “노인이 젊은 연령층보다 의료이용은 많이 하지만, 현재 노인에게 제공되는 진료가 노인의 의료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노인에게 제공되는 의료의 질에 상당한 변이가 존재하고 있다”며 “노인의 보건의료서비스 요구는 복합적 성격이 있어 급성기 입원치료와 함께 다른 의료서비스의 조정과 연계가 필요하지만 국내에서는 노인전문의를 중심으로 여러 전문분야 치료를 조정해서 제공하는 사례가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연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 내용에는 ▲주요 선진국의 급성기 의료기관 중심의 노인 진료제공체계 사례 분석 ▲국내 실정에 맞는 급성기 의료기관 중심의 노인 진료제공체계 모형 개발 ▲시범사업 운영안 계획수립 및 진행 등이 포함돼 있다.
보사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형병원 중심의 통합 관리 모형을 개발해 보자고 하는 것”이라며 “일차의료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 정책에 반하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변화한 노인의 특성, 노인집단의 다양성을 파악하고, 노인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와 건강에 대한 욕구를 고려한 진료제공체계 모형이 필요하다”며 “모형안을 바탕으로 시범사업을 계획해 시행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11월 31일까지 진행되며, 1억 2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연구기관 대상은 대학병원이나 대학병원이 속한 산학협력단, 상급종합병원으로 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