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동제약이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최초의 뉴클레오티드 계열 만성 B형 간염 신약후보 '베시포비르(besifovir)'의 허가 절차에 돌입하면서, 국산신약의 B형 간염 치료제 시장 등판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학회에서 일동제약의 '베시포비르'와 B형 간염 치료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테노포비르(제품명 비리어드)'의 치료 효용성, 안전성 비교 임상 결과가 발표되며, '테노포비르'에 비해 비열등하며 안전성이 개선된 '베시포비르'의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 4월 22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간학회(International Liver Congress 2017)에서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만성 B형 간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일동제약의 '베시포비르'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는 '만성 B형 간염 치료에서의 베시포비르의 안전성과 효과; 무작위, 이중맹검 3상 임상(Safety and Efficacy of Besifovir in Treatment-Naïve Chronic Hepatitis B Virus Infection: a Randomized, Double-Blind, Double Dummy, Phase 3 Study)'이란 주제로 진행되었고, '베시포비르'와 '테노포비르'의 비열등성 비교 결과가 주 내용이었다.
참고로 '베시포비르'는 지난 2상 임상시험을 통해 또 다른 B형 간염 치료제 '엔테카비르(제품명 바라크루드)'와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3상 임상연구는 28개 대학병원에서 이전에 치료를 받지 않은 만성 B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193명의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베시포비르군과 테노포비르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48주간 치료한 결과, 1차 효능 목표(혈중 HBV DNA가 미검출 수준인 69 IU/mL 이하)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 베시포비르군은 85.33%, 테노포비르군은 88.75%로 나왔으며, 이 수치는 '테노포비르'에 비해 '베시포비르'의 치료효과의 비열등함을 의미한다. 또한, 베시포비르에 대한 약제내성을 보인 환자가 나타나지 않아 안전성과 내약성도 우수함을 나타냈다.
특히, '베시포비르'는 골밀도(Bone mineral density), 신장독성 및 조직학적 반응 측면에서 '테노포비르'보다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
두 군에서의 48주차 골밀도 검사 결과 테노포비르군에서의 골밀도 감소 T-score 결과가 베시포비르군에 비해 더 악화된 결과를 나타냈다(테노포비르 -0.10 ± 0.86 vs. 베시포비르 -0.02 ± 0.44, mean ± SD, baseline to week 48).
조직학적 반응을 검사하기 위한 간 생검은 총 29명(베시포비르 18명, 테노포비르 11명)에게서 이루어졌는데, 이 결과 베시포비르는 77.8%로 테노포비르의 36.4%에 비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며 우수함을 입증했다(P=0.48).

이날 발표 진행을 맡은 안상훈 교수는 "현재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중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테노포비르와의 대규모 비교임상을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함은 물론, 대조약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골밀도 감소와 신장기능 저하에 영향이 없음을 입증했다"며, "베시포비르의 장기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오픈라벨 연장 연구 또한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 교수는 "국내 만성 B형 간염 치료 분야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의 압도적 1위 제품 '비리어드'는 사실상 올해 말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제네릭의 공세 또한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리어드'의 제조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비리어드'의 부작용인 골밀도 감소와 신기능 저하를 개선시킨 후속약 '베믈리디'의 5월 중 국내 허가를 목표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에 있어 일동의 '베시포비르'와 올해 말 쏟아질 '비리어드' 제네릭들이 향후 성공적인 판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베믈리디'의 경우 기존 '비리어드'의 염 변경을 통해 부작용을 개선했고, 제형도 '비리어드'의 10분의 1로 줄이며 복용편의성 또한 개선한 제품으로 '비리어드' 환자군의 자연스러운 약물 스위칭에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동제약은 '베시포비르'의 출시와 동시에 장기간 입증된 '비리어드'의 탄탄한 제품력은 물론 '비리어드'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유한양행과의 영업 경쟁을 통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 국산신약을 무사히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