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의 2분기 글로벌 성적이 발표됐다. HIV와 HBV 분야에서의 TAF(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기반 제품들의 선전, 그리고 HCV 분야에서의 '엡클루사' 선전에도 불구하고 기존 블록버스터인 '하보니'와 '소발리'의 매출 감소와 미국 외 국가에서의 성적 저조는 충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어드가 공시한 2017년 2분기 매출보고서에 따르면, 전년 동기 실적인 77억 달러(약 8조 6천억 원)보다 7억 달러 감소한 70억 달러(약 7조 8천억 원)의 총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에서의 매출이 50억 달러, 유럽에서의 매출이 14억 달러, 그 외 국가에서의 매출이 6억 65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지역별 실적이 미국 49억 달러, 유럽이 16억 달러 그 외 국가에서 12억 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지역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을 알 수 있다.
길리어드 총 매출의 약 9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항바이러스 분야는 전년 동기 실적인 71억 달러보다 7억 달러 감소한 64억 달러(약 7조 1,872억 원)의 2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사실상 총 매출 감소분인 7억 달러가 항바이러스 분야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항바이러스 분야에서도 희비는 갈렸다. HIV와 HBV 분야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억 달러 증가한 36억 달러(약 4조 원)를 기록하며 매출 증가를 보였기 때문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번 매출 증가는 TAF 기반 제품들, 즉 '젠보야(엘비테그라비르/코비시스타트/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데스코비(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 '오데프세이(엠트리시타빈/랄피비린/테노포비르 알라페나마이드)'의 선전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젠보야'는 2017년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83% 성장률을 기록하며 8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올해 상반기와 작년 상반기 대비 세 자릿수가 넘는 성장률로 앞으로의 꾸준한 성장도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데스코비'와 '오데프세이' 또한 마찬가지. 전년도와 대비해서 올해 2분기와 상반기 성장률이 모두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항바이러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반면, HCV 분야에서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1억 달러 감소한 29억 달러(약 3조 2천억 원)를 기록하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엡클루사'가 2016년 6월과 7월 미국과 유럽에서 출시되며 엄청난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했지만, 기존 블록버스터인 '하보니'와 '소발디'의 성적 저조를 충당하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하보니'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13억 8천만 달러(약 1조 5천억 원)으로, 상반기 실적으로 비교해도 전년 대비 50%의 감소률을 나타내며 지속적인 하향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발디'의 경우 그 감소폭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년도 대비 2분기, 상반기 성적이 모두 76%의 감소율을 보이며 사실상 폐기 단계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C형간염 치료제 분야에서의 길리어드의 저력은 여전하다. 지난해 유전자형과 무관하게 모든 C형간염 환자에서 치료효과를 나타내며 시장에 등판한 '엡클루사'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등장한 엡클루사는 2017년 상반기 매출 20억 달러를 돌파하며 '하보니'의 판매 감소액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 성장속도 또한 상당해 향후 1~2년 안에는 길리어드의 기존 C형간염 치료제 수익을 전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길리어드의 경우 TAF 기반 제제와 새로운 C형간염 치료제에 있어 강력한 효과와 복용편의를 둘 다 놓치지 않고 있다. 코어 약물을 기반으로 한 복합제형의 개발로 환자에게 '1일 1회 1정'를 기본으로 하는 복용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하보니'와 '소발디'의 성적 저조는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관련 전문가들 또한 현재까지의 매출 감소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길리어드의 다소 부진한 2분기 성적에 관해 '낙관적인' 의견을 표하고 있다.
후속약물들이 기존 치료제의 실적 감소를 어느 정도 흡수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지면 항바이러스 분야에 있어 길리어드의 명성을 다시금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