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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MSD ‘제파티어’, C형간염 치료의 ‘新강자’로 부상

길리어드 후속제품 출시 ‘깜깜무소식’, 안일한 국내시장 관리

복약편의성와 가격경쟁력 갖춘 MSD C형간염 치료제 ‘제파티어’가 출시 5개월 만에 월처방액 7억 원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4일 메디포뉴스가 유비스트 자료를 토대로 국내 C형간염 치료제들의 원외처방액을 살펴본 결과, 새롭게 출시된 MSD ‘제파티어’가 9월 한달 월처방액 약 7억 6천만 원을 기록하며 원년멤버인 BMS의 ‘순베프라∙다클린자’ 뒤를 바짝 따라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C형간염 치료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던 길리어드와 BMS의 품목들은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길리어드가 유한양행과 ‘하보니∙소발디’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경쟁품목에 의한 타격을 줄이고자 노력했지만, 6월까지도 12억대의 월처방액을 기록했던 ‘하보니’는 9월 한달 3억대의 처방실적을 보이며 3달 사이 4분의 1로 처방 실적이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소발디’ 또한 후발주자인 MSD와 애브비의 경쟁품목이 출시된 이후 월처방액이 17억 가까이 줄어들며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형간염 환자의 감소와 경쟁품목의 출시 등 자사의 C형간염 치료제들의 실적 감소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며 다소 담담한 반응이다.


길리어드는 이미 ‘하보니’와 ‘소발디’ 외 C형간염 치료의 후발제품을 두 개나 보유하고 있다. 모든 유전자형에서 치료효과를 보이는 ‘엡클루사’와 재치료제로 FDA 승인을 획득한 ‘보세비’가 그것이다.


하지만 길리어드는 현재까지도 이 후발제품을 국내에 도입할지 여부조차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 C형간염 치료 시장에 대해 안일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왔다.


BMS의 ‘순베프라∙다클린자’ 역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쟁품목이 시장에 출시되자 매월 월처방액이 억대 감소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 하락 추세로는 올해 안에 '제파티어'에 추월 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길리어드와 BMS가 뚜렷한 하락세에 들어선 것과 반대로 후발주자 중 하나인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 역시 출시 4개월 만에 월처방액 3억 원대를 돌파하며 C형간염 치료 시장에 연착륙 중이다.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의 경우 복용편의성 면에서 ‘제파티어’에 크게 뒤지지만, 100%라는 바이어스 억제효과를 내세우며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애브비 역시 길리어드와 마찬가지로 후발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형 상관없이 8주 치료로 치료기간 단축까지 성공한 '마비렛'이 FDA의 승인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착륙한 바 있다.


이렇게 모든 유전자형에서, 완벽에 가까운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나타내며, 치료기간까지 단축한 새로운 치료옵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C형간염 치료 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직접 항바이러스 제제(DAA)의 개발로 인해 C형간염이 사실상 완치가 가능해져 진단 받은 환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고, 환자의 발굴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


대한간학회가 최근에 발표한 바에 의하면, 간질환 전문 의료인 99%가 C형간염의 진단 및 치료 활성화를 위해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현재 C형간염 진료 환자가 많은 지역(35개 시∙군∙구)을 대상으로 ‘C형간염 국가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하며 도입 필요성 여부를 따지고 있다.


하지만 시행 중인 시범사업에 대해 간질환 전문 의료인 대다수는 “유병률이 높은 지역의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실효성이 낮다”며 시범사업의 디자인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C형간염 감염자 수는 30만 명으로 추정되는 반면, 치료 받은 환자 수는 15~23%에 불과한 4만 5천~7만 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7~85%의 환자들이 수면 아래 숨겨져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C형간염 환자 발굴이 어려운 이유로 대중의 ‘인지도 부족’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대한간학회가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일반인의 C형간염 인지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약 39% 정도가 C형간염 바이러스의 전염경로를 잘 모르고 있으며, 50% 이상은 C형간염 예방접종이 없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형간염이 완치가 가능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약 44%만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한편, 일반인에서 C형간염 질환의 인지도를 개선하기 위해 간 관련 학회와 C형간염 치료제 개발들은 상호협력 하에 대국민 캠페인이나 ‘간의 날’을 지정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어 “학회가 지난 2000년 ‘간의 날’을 제정한 이후 대국민 인지도 개선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으나 C형간염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C형간염의 진단 및 치료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C형간염 항체검사의 국가 건강검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